[책걸상 함께 읽기] #02. <4321>

D-29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무성영화 (그것도 코미디언이었죠?)에 관한 소설을 폴 오스터가 썼죠. 본인도 시나리오를 쓴 적 있던 것 같고.. 저는 저랑 비슷한 영화 취향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별로 없기도 했지만 영화 볼 때 누가 말하거나 심지어 팝콘이나 오징어 먹는 것도 정말 싫어해서 이렇게 작지만 사람 별로 없는 소극장에서 혼자 영화 보는 걸 즐겼죠. OTT 가 나온 이후 영화관에서 보는 그 느낌은 없지만 적어도 주변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몰입하고 영화를 볼 수 있는 건 좋았어요. 읽으면서 느낀 게 스포츠는 전혀 내용을 모르니 공감이 안 가는데 독서나 영화 취향은 참 비슷한 것 같습니다.
3.3 영화는 잘 모르지만 폴 오스터의 문장만으로도 저는 충분했어요. 영상물을 직접 보는것보다, 잘 묘사한 문장으로 장면을 상상하는걸 더 좋아하는것 같아요.
@이기린 저의 지금 모습과 평소 언행을 보시는 분은 듣고서 깜짝 놀라시겠지만, 저도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는 시네필(Cinephile)이었어요. 1995년에 창간한 <씨네21>은 창간 때부터 정기 구독자였었고, 같은 해 창간한 <키노>도 대학 와서 매월 사서 꼼꼼히 읽곤 했죠. 대학 들어가자마자 당시 날 선 영화 평론으로 유명했던 이효인 선생님의 『영화 이야기주머니』(녹두, 1993) 같은 책을 읽으면서 영화 감독이 아니라 '영화 평론가'의 꿈을 키웠던. :) 그 즈음에 영화의 '몽타주' 기법을 공부할 때 꼭 봐야 할 작품이 <전함 포템킨>(1925)이었어요. '롱 테이크' 기법은 무슨 영화였더라. 트뤼포 감독의 <400번의 구타>(1959)였었나? 아무튼 , 그래서 한때 영화필이었던 사람은 <전함 포템킨>을 많이 기억하는 거겠죠.
@YG 키노. 흑백 <400번의구타>! 얼마전에 <푸줏간소년>과 함께 두 소년을 다시 찾아봤어요. <푸줏간소년>은 또 자연스레 <델리카트슨>을 찾아보게 이끌었고요. 키노. 첫회 영화평론상을 이형석기자가 받았던 것 같은데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요. 결국 영화담당기자를 하더군요. 키노. 참 예쁜 이름이네요 새삼. 혹시 안정효 님의 <헐리우드키드의 생애> 읽으셨는지요, 와이지님? 말하자면, 저에겐 그 책이 <행복한책읽기_김현> 같은 책입니다. 아 저는 너무 어린나이에 어른들 책을 읽었군요. (라고 써야할 것 같은 엠쥐세대언저리.임을 밝히며)
저도 매주 학교 등교 지하철에서 cine21 읽는게 낙이었는데 ㅋㅋㅋ 저는 예술 영화보단 인기있는 영화 위주로 보긴 했지만, 영화에대한 해석을 읽는게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요:)
맞습니다! 롱테이크로 유명한 400 coups의 명장면. (그러고보니 여기서도 달리는 소년..찍으면서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전 뭐 공부까지 한 씨네필까진 아니고 그냥 혼자 영화 보는 걸 즐겨서 이런 영화관을 즐겨 찾았어요. 말씀하신 장면 이거겠죠? https://youtu.be/a4jGNoag_1g?si=cqmeQSnA1jas5T0T
올려주신 영상들 다 잘 봤습니다~ 영알못이지만 핵심만 보니 또 재미있네요. ㅎㅎ 이번 독서모임은 풍요롭네요.
정말 깜놀할 사실이네요!🫢 저도 영화는 좋아해서 씨네21이랑 키노 읽으러 도서관 가고 그랬어요🤫 근데 깊게는 안파서 이렇게 ‘어디서 들은 기억이 있는데?‘하는 정보들만 한가득입니다. ㅋㅋ
아.. 저도 4321덕분에 400번의 구타를 봤는데. 무척이나 인상깊게 봤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소년원을 탈출하고 바닷가까지 이르러서 다시 돌아서는 장면에서 끝나는 마지막 샷은 머리속에서 오랫동안 남아있습니다.
1.3 읽을 차례입니다. 그말은 1.2까지 읽었다는 거고, 성경에서 나열된 이름들 주루룩 읽어내는 기분이었다는 말이며, 그래서 몇 세대를 휘리릭 읽고나니 팍삭 늙은 심정이 든다는 말이었으며, 페이지에 가득한 이름들과 사건사고 언급때문에 눈알이 핑핑핑 돌아가서 1.2를 마쳤을 때에는 오른쪽 검은 눈동자가 뇌 뒤로 박혀버려 1.3을 읽기 위해선 머리를 흔들어야만 했다는 말이기도 했다. -폴 오스터식으로 써봤어요. 근데 이 아저씨 원래 이렇게 호흡이 빠른가요? 엊그제 처음 읽은 후에 이 호흡을 따를가 말까 망설이며 읽었어요. (이 분의 빠른 호흡은 큰장점이고, 제가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서 후달리는 기분이라능요) 막상 읽으면 또 한 시간이 쫙 잘 가네요. 예전에 읽다 덮은 <빵굽는타자기>를 다시 찾아(온라인과 팟캐스트로)보았어요. 호흡이 가빴나 보려고요. 이 분이 라디오 진행 맡은 덕분에 남의 사연 접수를 많이 접하고 내용도 거의 기억한다고 들었는데 -출처:파리리뷰인터뷰에서 읽었음요- 그래서인지 별 일 별 사연들을 통해서 사람들 얘기를 참 많이 아나보다... 싶기도 합니다. 네, 아직은 더 가보려합니다. 함께 갈게요. 박자가 늦더라도 끄트머리 끄나풀이라도 꼬옥 붙잡고 갈게요.
폴 오스터식 댓글쓰기 재밌네요 :) 근데 그러려면, 한문장으로 한 페이지를 채워야하는데, 그도 그럴것이, 손가락이 내 생각의 흐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저 멀리서 날아오는 축구공을 오른발로 뻥차서 골인을 하는 상상을 머리속으로 하지만, 실상은, 잔디에 박힌 축구화의 저항에 못이긴, 내 미약한 다리의 반항으로, 축구공이 나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내 머리가 축구공이 닿을 자리를 먼저 가로막는 상황이랄까, 긑이보이지 않는 불멸의 모멸… (그냥 완연체라고 되는건 아닌 것 같네요 ㅋㅋㅋ) @심장사탕 님 유머스타일 너무 취적^^
ㅎㅎㅎ 왜 완연체인데 읽고 있는데 숨이 가빠오죠..
읽으실 때 숨이차셨다면, 절반은 성공했네요^^
폴 오스터식 문체..ㅎㅎㅎ 전 그런 호흡 빠른 것도 마르셀 프루스트같은 느린 호흡의 문체도 좋아하는데 생각해보니 유럽과 미국의 차이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미국의 대표적 작가인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읽을 때도 엄청 긴 문장들임에도 불구하고 쏟아지는 듯한 대사와 묘사들에 벅차오르는 느낌.. 빵굽는타자기가 온라인과 팟캐스트에도 올라와있군요!
책 훑어봤는데 예전 시화를 연상하게 하네요. 폰 사진과 시의 조화 재미있고 정겨워요. 얼른 완독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원서로 읽고 있어선지 시나 그림이나 폰 사진이 없던데.. 한국판은 좀 다른가봐요.
1권까지 읽은 소감은, 1950-60년대 미국사를 훑으면서 그 시대를 살아간 소년의 이야기를 하나만 썼다면 이렇게 여러 사건, 사회상, 영화, 책, 스포츠 등을 담아내지 못했을텐데 4가지-3가지 평행세계로 설정하면서 많은 부분을 알 수 있게 한 것이 작가의 굉장히 영리한 글쓰기인 것으로 생각되네요. 으으 재미있어요.
50-60년대부터 현대까지 미국은 케네디의 연설에서도 나타났고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문제가 되듯이 갈수록 간극이 멀어지는 분열의 문제가 현대사회의 특징 중 하나여서 이런 다른 입장과 운명 속의 다른 관점을 보여주는 게 참 효과적인 듯합니다. 우리가 만약 네가지 또는 그 이상의 운명 중 하나를 고르기 전 (물론 우리에게 운명을 고를 힘이 있다는 것도 가상이지만) 존 롤스가 말한 소위 무지의 장막 뒤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생각해보는 사고실험과 같군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수요일(3월 13일)은 3.4장을 읽습니다. 아, 이 장에서도 독자를 '앗!' 하게 만드는 반전이 있는데요. 저는 3.4장 읽으면서 폴 오스터의 이야기 직조하는 능력에 새삼 감탄했어요. 다들 확인해 보시고, 미리 읽으신 분은 스포 조심! :)
3.4 영화에 대해 1자도 공부하지 않았지만.. 영화 보기는 좋아하는 1인으로서 반가운 영화들이 많이 나와서 빠르게 읽어나갔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많이 보지만 제가 즐겨 보던 영화들은 대부분 저만 좋아했던 것 같아서 더욱더 혼자 보는 걸 즐기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3.3에서 좀 조용한 영화관에 queer한 친구와 만난 것도 어쩌면 그만큼 비주류문화여서 그런 걸까요? 1934년에서 1968년 사이 할리우드 영화에 강요된 Hays Code나 트랜스포머즈에서부터 매버릭까지 미국 CIA와 국방부의 propaganda로 이용되고 금전적 지원을 받은 할리우드 영화 등, 주류 영화의 내용도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의 검열과 통제, 경제적인 구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죠. 지금 여러가지 국제 문학상 longlist 들이 발표되고 있는 와중 화제가 되고 있는 미국의 book ban도 여전히 이 시대에 와서도 통제와 검열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걸 보여주고 있죠. 오늘 읽을 3.4에서도 고전영화가 하나 나오는데 이 영화는 자본주의와 계급주의에 저항하는 angry young men을 대표하는 듯한 소년원에서 장거리 경주를 의도적으로 지는 소년의 모습에서 위에 YG님이 말했던 400 coups의 소년이 정신없이 오랫동안 달리다가 결국 바다 앞에서 멈춰 서는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퍼거슨은 분노하고 반항하고 고민하고 방황하는 소년입니다. 아마 작가 폴 오스터도 상당히 이런 모습을 보였을 것이고 제작년인가 마약 overdose로 죽은 폴 오스터의 아들도 한참 방황했을 텐데.. 어쩌면 이 책은 그런 분노하고 방황하는 자기 자신의 과거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에서도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는 젊은 이들을 향한 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the irrefutable lesson he had learned that morning was that a crowd could sometimes express a hidden truth that no one person in the crowd would have dared to express on his own, in this case the truth about the resentment and even hatred many black people felt toward white people, which was no less strong that the resentment and even hatred many white people felt toward black people.. 앞에서 말한 book ban이나 최근 다시 인종 문제로 시끄러운 미국 사회를 보며 3.4에서 과열되고 결국 폭발한 농구 경기는 역사가 반복되는 것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한 사람 한 사람이었다면 감히 표현하지 못했을 분노라도 집단을 통해 증폭되는 힘, 그리고 이런 저항과 싸움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깨달음 속에 그동안 위에서 말했던 성채 작가 Cronin같은 낙관적 이상주의의 나이브함에 눈뜨게 됩니다. desegregating baseball was just a midget step in a much larger struggle that would have to go on for many more years, no doubt for more years than Ferguson himself would ever get to live, perhaps for another century or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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