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님이 말씀하신 가상현실 같은 것이 아닐까요? 친구가 너무 현실적인 드라마는 보면서 스트레스 받으니 보고 싶지 않아서 주로 판타지와 로맨틱 코미디를 본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고 보니 저도 그런 맥락에서 드라마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아 그래도 현실을 직시하는 힘이 필요한데…🙄
[책걸상 함께 읽기] #1.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D-29

Nana

진공상태5
오, 나나님 말씀 일리 있는 듯! "환혼"의 세계에도 어둠이 있지만, 판타지의 세계니까 극이 진행되는 재미? 정도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랑의이해"는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의 한 단면을 그린 드라마이다보니까 뭔가 꼬인 부분이 나올때, 아.. 왠지모를 피곤함이 좀 느껴지더라구요. 나랑 너무 멀지 않은 이야기라 그런가봐요. 아마 그래서 제가 "작은아씨들" 드라마를 피곤할까봐 한참을 안보다가 어느 주말에 드디어 정주행을 했었던건가봅니다.
이혜민
무슨 말씀인지 저도 알아요. 공감해요. 어차피 내가 지금 겪는 이야기인데 또 피곤하게 봐야되나 싶은 생각이 드는 소설이나 드라마가 있죠...그리고 막상 보면 또 되게 비현실적이기도 해서 더 괴리감 느껴지고 싫더라고요...같은 주제라도 어떻게 다루느냐가 그래서 중요한 거 같아요. 저는 장작가님하고 김희선작가님 소설을 좋아하는데, 현실적인 이야기를 비틀어서 비현실적으로 너무나 재밌게 표현하는데, 실제 일어날 법하다는 몰입감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결국은 현실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거든요.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은 거죠 ㅎㅎㅎ 기본적인 진실함에 약간의 능청스러움..그런 게 있는 소설이 좋더라고요. 갑자기 고독사워크샵이 뜬금없이 생각나네요. 지금 전자책으로 몰입해서 읽는 중~~ 비현실적인데 현실감 가득하고 문장도 맛깔납니다^^

진공상태5
오, 고독사워크샵! 그거 책걸상 카페에서 함께읽기하고 줌미팅도 했었는데요, 와.. 그때 줌미팅에서 독지가님들이 해주시는 이야기들이 어찌나 좋던지요.. 즐독 하세요, 이혜민님 ^^

장맥주
저도 그런 이유로 한국 영화를 잘 안 봅니다. 기생충도 부산행도 안 봤어요. 영화를 볼 때는 그냥 현실을 잊고 싶어서요. 그런 용도로는 마블 영화가 딱이더라고요.

책읽는나랭이
<당신이 보고싶어 하는 세상> 구입하려고 집앞영풍문고에 갔는데 재고 없음 이에요. 주문 구매 해야겠어요. 얼릉 읽고 책이야기에 참여하고 싶어요. SF 좋아해서 더 기대가 됩니다.

장맥주
와. 감사합니다. 아시아출판사에서 이 글들 보면 무지 좋아할 거 같습니다. 막 엄청나게 나 SF입니다 하는 글은 아니고, 그냥 어떤 아이디어 하나를 재미있게 풀어봤습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

진공상태5
대화들을 읽다보니, 여동생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어릴때는 나무를 보면, 두 눈 뿐만 아니라 마음속에까지 나무가 꽉 들어차버린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어른이 되고나서는 나무만 보이는게 아니라 나무 주변이 같이 눈에 들어오더라는 겁니다. 물론 후자가 나쁜건 아니지만, 가끔씩은 어릴때처럼 무언가에 탁 집중하고 거기에 몰입했던 자신이 그리워질때가 있더래요. 스마트폰 뿐만아니라.. 각종 기술의 발전으로 아 마도 저의 여동생이 느꼈던 어린시절이, 앞으로 사람들에게 점점 더 짧아지겠죠? 뭔가에 취한듯이 평생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어떨까.. 그런 삶도 하나의 삶이기에 제가 감히 뭐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음.. 왠지 요즘 사람들은 어떠한 경계에 서 있는것 같아요. 잊고 싶지 않은 아날로그적인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남아있는것 같거든요. 그들이 다 죽어버린다면? 어쩔 수 없이 잊혀지게 될까요? 아니면 새로운 아날로그스러움이 탄생할까요? 만약 새로운 아날로그스러움이 생겨나게 된다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떤 상황이 닥치든 무언가 중요한것을 잊지 않고 찾을 줄 아는 그런 존재임이 증명되는 걸까요..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과연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건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장맥주
저는 제가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넷이 없던 시절을 성인으로서 경험해 봤고, 그 경험이 무척 소중하다고 보거든요. 질문과 응답 사이의 시간이 때로 사람을 키운다고 봅니다. 그런가 하면 저는 전화가 없는 시대는 겪어 보지 못했는데, 어쩌면 그리움에 대한 이해도나 감각은 그만큼 앞선 세대보다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공상태5
저는 어릴때 비싸고 엔틱한건 아니지만, 아빠가 쪼그만 화면이 있는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셔서 저도 그걸 꽤 타닥타닥 쳐보았어요. 그리고나니 집에 모니터가 뚱뚱한 컴퓨터가 생기고 제가 아직 어렸어서 잘은 모르지만 PC통신이 뭔지 보기 는 했어요. 그러다가 인터넷이 들어오고.. 지금까지..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쭉~ 기기들의 변화와 함께 한 인생같아요. 아빠를 상상해보면요, 회사에 들어갔는데 계속 새로운게 생기니까 교육받고 또 교육받고, 그렇게 평생을 보내셨던거 같아요. 지금의 아기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아이패드가 있고 유투브를 보잖아요. 정말 다른 세계관을 지닌 인생이 될 수 밖에 없을것 같아요. 지금 40-50대분들이 그리워하는 시대를 신원호 피디님 같은 분들이 드라마로 만들어주고 그런 드라마들이 대박이 나고..(응답하라 시리즈 라던가, 슬기로운 **생활 이라던가) 뭔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나면, 그때는 내가 모르는 또다른 세상이 펼쳐지겠죠? 참 신기한것 같아요.

N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