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문고 서점친구들 문학 독서모임 <원청>

D-29
새해 첫 문학 독서모임 추천책입니다. 청나라로 대변되는 구시대가 저물고, 중화민국이라는 새 시대가 떠오르는 대격변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원청》은 위화의 첫 전기(傳奇) 소설로 ‘원청’이라는 미지의 도시를 찾아 떠나는 린샹푸의 여정 속에서 천재지변과 환란, 그리고 전쟁의 한가운데에 놓인 평범한 인간 군상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분량이 있는 장편인만큼 서로 응원하며 완독할 수 있게 밑줄이나 생각을 나눠주세요. 오프라인 모임은 1월 11일 수요일 저녁 7시, 진주문고 본점에서 진행합니다.
p. 100 ‘ 포대기 속에서 두 눈을 꼬옥 감고 있는 딸이 보였다. 그는 떨리 는 심정으로 딸의 콧구멍에 손가락을 갖다 댔는데 갑자기 자고 있 던 딸이 하품을 했다. 그는 울음을 그치고 환하게 웃었다.’
초반부에 우박에 회오리, 폭설이 몰아치는 부분이 많이 나와서 100년 전의 이상 기후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초반에는 자연재해 후반에는 토적으로 인한 인재, 재난에 맞서는 인간의 이야기로 읽히기도 했구요.
린샹푸와 샤오메이, 아창의 엇갈리는 사랑의 작대기를 읽으면서는 [사랑의 이해] 같은 소설도 생각 났습니다. 그나저나 위화 대단하네여. 600페이지를 한달음에 읽게 만드는 힘이라니.
P.544 ‘아창과 샤오메이는 서로를 보고 있었지만 사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아창의 눈에는 당혹감만 가득하고 샤오메이의 눈에는 눈 물밖에 없었다. 당황한 눈은 맞은편의 눈물을 보지 못했고 눈물 속 눈은 맞은편의 당혹감을 볼 수 없었다.’
오늘 나눴던 이야기 주제를 간단히 정리합니다. 기억나는대로 정리했는데 덧붙일 내용 있으면 여기도 공유해주세요. 1. 재난과 이에 맞서는 인간의 이야기 > 자연 재해, 인간이 가져온 재해 > 재해 앞의 인간의 선택 > 선과 악의 구분 > 선이란 꾸준한 지향성, 양심, 대의 같은 것 / 평면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유, 대의 앞에 희생되는 개인이 발생 > 위화 소설의 아쉬운 지점. 어쩌면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데 복무하는 소설이 될 우려 / 대의가 국가나 영웅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통해 구현됨. 재난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의미를 찾는 일.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가는 일. > 재난 앞에 선 인간의 의미를 보여주는 이야기. 2. 원청_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도시. 인간의 의미, 양심이 그러한 것이 아닐까. 존재하지 않지만 목표로 하는 곳. 믿는 곳. 원청에 가지 못하지만 사실 원청에 도착한 격이 되는 주인공의 삶과 겹쳐지는 지점 흥미로움. > 양심, 인간의 영혼을 드러내어주는 것은 친절. 친절이 만드는 인간적인 순간들의 가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구현하는 위화의 탁월함. 3.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
"처음에는 자연 재해가 계속 나오잖아요. 뒤로 가면 토비도 그렇고 인재가 나오고 양상은 바뀌지만 똑같이 한 인간한테는 재난처럼 느껴지는거죠. 어차피 우리가 비바람이 불면 기다리면서 밤을 지새우고 해야 되는 것처럼 재난 앞에서 무력한 인간이 어떻게 자기 존엄을 지켜가는가에 대한 소설로 저는 읽었어요. 재난 앞에 맞서는 인간의 선량함. "
"재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선악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되는 거구나 싶은 생각이 좀 들어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재단에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하잖아요. 그러니까 그 행동하는 것들이 선과 악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착하고 어떨 때는 나쁠 수 있고 이러면 그렇게 말하기 힘들지만 린샹푸라는 인간의 위대함은 아주 일관적인 사람이잖아요. 자기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끝까지 밀고 나가고 거기에 대해서 남을 배려하고 이런 것들 도움 받았으니까 나가 나눠줘야 되고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선량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이 어떻게까지 재난 앞에서 자기자존을 지켜가는가를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좋게 설정된 사람은 끝까지 좋게, 그게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동화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런 면에서 굉장히 위화적 작품인 것 같아요. "
"평범한 사람들의 신의가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도 그 사회를 유지시켜 간다라는 것들을 그리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국가 차원에서는 굉장히 계몽적이면서도 굉장히 우파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네요. 그렇게 보면 뭔가 그런 느낌도 좀 들면서 감동이 약간 바래는 느낌이 듭니다."
"세상이 안 그렇다 보니까 위안이 될 수 있는 이런 얘기를, 이런 사람들을 내세워서 이런 사회가 됐으면 이런 생각으로 소설을 쓴 건 아닐까해요."
"제목 자체가 원청인데 원청이 없는 곳이잖아요. 결국 시진을 원청이라고 이야기했던 건데 그렇다고 시진이 원청이 될 순 없는 거니까. 이 소설에 나오는 선량한 사람들도 현실에서는 찾기 어려운 사람들이고. 원청이라는 현실에 없는 장소에 대한 어떤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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