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D-29
저도 헬렌이 안 온 게 의외였어요ㅎㅎ 아니면 평소 에드윈이 드니스를 더 기특하게 여기며 아껴줬을 수도 있고요. 사진까지 찍고 싶어 한 걸 보면요.
저도 처음엔 예상보다 책 토론 부분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그런데 한편으로 이 소설은 책이 인생을 바꿀까?라는 표면적인 질문 아래 '드문 우정', 즉 책을 읽고 자신을 발견하며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북클럽 독서 목록과 간략한 책 이야기는 독자에게 보내는 초대장 정도로 생각되어요. 독서 에세이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해설을 읽는 것도 좋지만 결국 책은 자신이 직접 읽어내야만 하는 것이니까요. "어른이 어른을 존중하는 방법"이라는 아이디어 너무 좋습니다. 그 생각은 해본 적 없었는데요. 샬럿이 표현은 잘 안 해도 속으로는 글 쓰는 사람으로서의 마거릿을 존중하고 있었던 거겠죠. 그러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우정은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앨리스가 빗시에게 자기 얘가를 들려달라고 하면서, "키가 그렇게 훤칠한데 빗시라는 별명이 붙었는지도?"(313)라는 질문을 합니다. 빗시라는 이름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tiny bitsy처럼 작고 귀엽다는 의미로 써서 빗시의 큰 키와 어울리지 않아서 그런가봐요^^
드니스는 엄마를 걱정하지만 그렇다고 내내 여자로 묶여 있고 싶진 않습니다. 더 멀리 나아가고 싶은 마음 한 구석엔 엄마에 대한 걱정이 있고요. 간단하지 않은 부탁을 받은 마거릿은 떠나고픈 드니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드니스가 찍은 사진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샬롯에게 유리한 증거가 되려나 궁금해져요. 사고 치는 사위라도 남자니까 모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위 쪽으로 편을 드는 샬롯의 엄마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의 이혼은 무일푼으로 쫓겨나는 일이 되는데 과연 쉽지 않은 결정이죠. 샬롯도 그래서 마음의 병을 얻었지만 그만큼 가진 게 많기에 그것들을 놓기도 쉽지 않습니다. 샬롯 역시 자기와 닮은 드니스를 사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도 교육이란 것이 얼마나 어린 여자아이에겐 거대한 족쇄가 될 수 있는지도 느껴지고요. 제 3자의 입장으로 드니스를 안타까워 하는데 과연 마거릿이 베스가 크면서 그 시대의 사회적 '약속' 을 지키지 않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할지 궁금해집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모임을 시작하고 두 번째이자 마지막 주말이 어느덧 찾아왔습니다. 이번 일요일까지는 28장까지 읽고 감상을 나누어 보아요! 마거릿, 샬럿, 비브, 빗시 모두에게 일상을 뒤흔드는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땅이 흔들리면 무언가가 무너지고 허물어져서 풍경이 변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무언가를 구축해 나가거나 다른 곳으로 떠날 기회가 열리기도 하죠. 이들이 어떤 일을 맞닥뜨리고, 또 거기에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고 대처하는지 각자 자신의 경우를 대입해가며 읽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지금쯤이면 네 인물 모두가 친근하게 느껴지실텐데요. 저는 스스로 다섯 번째 멤버가 된 것처럼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지내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완독은 하루 이틀만에도 가능하지만, 번역 작업은 거의 5개월 걸려서 했기 때문에 정신의 반쪽이 거의 컨커디아에 살다가 빠져나온 느낌이에요. 작가는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게, 인물들과 보내는 시간이 끝나버리는 게 너무 아쉬웠’다고 저자 후기에서 말했는데요, 저 역시 비슷한 기분을 느꼈답니다. 보름동안 베티들과 가까워진 여러분들은 완독 즈음 어떤 기분을 느끼실지 궁금합니다. 아직 며칠 더 남았으니 너무 앞서가지는 않을게요ㅎ 그럼 또 부지런히 읽고 감상을 남겨주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2장에서는 마거릿의 엄마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요.(스포금지 ㅎㅎ) 마거릿의 성격과 행동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마거릿을 더 응원하게 되네요.
언젠가 친구와 우리가 꾸는 꿈이 직업이라는 게 얼마나 큰 한계선을 긋는지 얘기한 적이 있어요. 미술을 좋아하는 누군가는 화가가 되고 싶어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누군가는 배우나 감독이 되고 싶어하죠. 여전히 미술을 좋아해도 화가가 되지 못할 것 같으면 실패를 선제 가정하고 아예 그 길을 떠나서 전혀 다른 쌩뚱맞은 걸 해버리고 영원히 짝사랑을 하죠.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지의 일들이 많은지 상상이 부족해서 그러기도 하지만, 궁극적 문제는 꿈은 직업이 아니라는거- 또 하나의 어려운 점은 자기 만족 그 자체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는 매 순간 날뛰는 자신의 느낌을 알아차리는데 에너지를 쏟으며, 사회 속 누군가의 인정을 받아야만 하죠. 진정한 자기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사회의 눈치를 봐야 해요. 진정한 자기 목소리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고, 어느 순간 내 안에서 더 큰 목소리가 이기는 것 같기도 해요. 순간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이 둘 다 너무 어렵고, 그 간극은 평생 불안을 가져오는 거 같아요. ...샬롯이 마거릿과의 대화(!) 후 페도로프를 만난 게, 그리고 자기만의 방을 읽는 게 어떤 터닝포인트가 될지 궁금해하다 생각이 많아지네요- 모두에게 자꾸 큰 사건이 일어나요. 전 진짜 눈치가 없어서 모든 사건이 일어나야 일어나는지 아는 사람이거든요, 요즘 읽는 파트들은 다 새로운 사건들이라 머리와 마음이 아주 복잡합니다-
MㅡM님 글에서 뭔가 복잡한 심경이 전해지네요. 우리는 아주 어릴 적부터 장래희망 칸에 어떤 직업을 쓰는 데 익숙해진 사람들이지요. 그래서 꿈을 이룬다, 함은 그 직업을 갖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되었고요. 만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라는 질문을 던지고 내가 나아가고픈 방향을 답으로 쓰는 데 익숙해진다면 굳이 타인의 인정을 기다릴 필요 없이 날마다 내가 살고픈 모습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나 자신과의 점검 시간만 있으면 되지 않나 싶어요. 그럼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도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지겠죠? 추후에 마거릿과 월트의 대화에서도 나오지만 인물들은 모두 그런 진지한 고민 없이 외부의 기준에 맞추어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에요. (스포주의...) 마지막까지 읽으시고 선생님의 복잡한 생각이 어떤 식으로 정리가 될지,, 궁금합니다^^
아, 저는 샬롯이 '화가'라는 정체성을 어떻게든 찾고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한 게 안타까웠어요. 그녀의 창의성을 그림을 직접 그리는 게 아닌 다른 방식으로 표출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면, 로렌스와의 그런 애매하고 이상한 텐션을 굳이 만들 필요도 없었고, 창의력 폭발과 이어지는 자괴감의 주기를 심하게 겪지 않았을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페도로프를 만난 게 샬롯에게 큰 사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샬롯에게 다른 문이 열렸으면 좋겠네요!
샬럿은 가만히 있기엔 너무나 아까운 인물이죠! 앞으로 샬럿의 행보를 기대하며 읽어주시기를요!
작가님이 좀 더 큰 연대와 이해를 바라는 쪽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마거릿과 비브가 자기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부분을 접하니 자연스럽게 작가님의 생각과 독자와 등장인물들이 연결되는 부분을 미세하게 관찰하게 됩니다. (월터를 더 극단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었죠) 마거릿도 월터가 일을 좋아하진 않지만 설마 싫어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해서 깜짝 놀라는 장면에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건 결국 대화를 통해서 가능하단 생각을 해보게 합니다. 월터는 마거릿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성취감을 얻는 게 부러웠던 거죠. 그러나 누군가는 생계를 책임져야 하니 월터는 월터대로 경제적 제약에 갇혀있는 셈입니다. 비브가 만난 간호사 역시 흑인이란 이유로 전쟁에 지원했지만 쉽지 않았고요. 비브가 말한 대로 베티 프리단의 책 역시 한계가 있었죠. 자기가 아는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을 겁니다. 비브는 책에서 얻은 지식에 경험을 더해 세상에 질문을 하는 듯해요. 선택권이 있었다면 지금의 삶을 택할 사람이 많았을까 하는 질문은 월터에게도, 진료소를 찾는 지친 여자들에게도 적용되는 물음이 되네요.
<여성성의 신화> , 즉 베티 프리단이 가졌던 한계를 그것을 읽는 사람들이 허물고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도 단점과 한계는 있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독자, 혹은 다음 세대에게는 출발선이 되어 줄 수 있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대로 대화를 시작하게 하고 질문을 던지게 하니까요!
여성성의 신화는 북클럽의 네 멤버에게 각성하기에 좋았던 거 같아요. 여성들 중에서도 훨씬 더 약자의 여성이 있다는 것, 가부장제에서는 남자들도 피해자라는 것 등 큰 얘기를 담았다면 넷이 각성하는(?) 시작점을 자기 집으로 잡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들의 그런 경험을 기반으로 여성 간호사 중에서도의 흑인 여성 간호사, 여성 안에서도 어린 출산 여성을 볼 수 있게 했고, 동물을 인간의 관점으로 해석하지 않게 했고, 가부장제의 가해자는 남자 그 자체가 아니라는 걸 눈치 채게 한 것 같아요. Chloe님의 표현으로 '더 큰 연대와 이해'의 씨앗을 심었달까요. * 매번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23장 읽으면서는 가부장제가 남성에게 수혜만 가져다주지 않고 남녀평등은 남녀 모두를 위한 길이라는 게 실감나네요~ (근데 이걸 역차별?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하... 그냥 차별이라고..) 월트 여전히 맘에는 안들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게 어디냐 싶어요~
저는 특히 월트의 솔직한 고백에서 깜짝 놀랐답니다. 정말로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거든요ㅎㅎ 그렇게 취약한 모습을 상대에게 드러낸 것이, 두 사람이 훨씬 더 마음적으로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빌런이 의외로 빗시의 남편인 킹이네요. 전 월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샬롯과 빗시, 그리고 월터는 자기가 지켜야 한다고 믿거나 회피했던 것들을 마침내 부수고 나의 알맹이를 꺼내려고 합니다. 샬롯은 화가로서의 재능이 없다는 말을 듣고 '질병의 정확한 이름을 찾아낸 듯' 안도감을 느낍니다. 알고 있었지만 회피하고 피해자니까 어쩔 수 없다고 숨었던 샬롯이 그곳에서 벗어나는 데 드니스가 보내준 사진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빗시의 임신이 빗시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궁금해지고요.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는 월터의 모습이 보기 좋았던 챕터들이였고요.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반성하고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라서 월터의 목소리가 어쩌면 나의 목소리 일수도 있단 생각도 하게 하고요. 버지니아 울프 [ 자기만의 방]은 이때나 지금이나 경제적 여건과 마음의 여유와 다른 사람과의 적당한 거리가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들려주네요. 앞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뭉클합니다.
저도 딱 그 생각을 했어요. 최대 빌런이 킹이라니.. 게다가 빗시의 지금 상태를 알고 또 어떤 태도를 취할지 벌써 피곤하네요(?) 월터는 뭐랄까 좀 안타까웠어요. 그동안 자기 인생을 회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살았던 거 같아요. 원래 남편들은 다 그런 거지, 원래 어른은 다 싫어하는 일 하다가 밤에 맥주나 한 잔 하며 사는거지 이렇게 너무 의욕없는 삶을 살다가, 마거릿의 도전에 큰 자극을 받은 거 같아요. 그래서 그동안의 억울한? 마음이 질투로 올라왔나봐요. 그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줘서 저도 너무 좋았어요. 지금까지 마거릿이 노력을 많이 했죠. 가부장제의 수혜자는 정말 사회 뿐인가봐요.
샬럿과 빗시 두 사람이 '알맹이'를 깨고 나오는 거, 생각해보니 그 두 사람의 신상에 가장 큰 변화가 있었으니 공감이 갑니다! 월트 역시 (책의 영향도 있겠지만) 큰 일을 겪으며 자신의 현재를 진지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죠. 살다 보면 큰 사건들을 비켜갈 순 없지만 거기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느냐는 오롯이 자신의 결정이란 생각이 들어요.
"좋은 인생이지." 그 말에 진심을 담아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살아왔다고 확신한다면? 그것은 배울 수 있는 것일까? 그녀 자신도 배울 수 있을까?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p.356, 마리 보스트윅 지음, 이윤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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