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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 괴델, 에셔, 바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30대 초반에 석 달가량 붙들고 읽었다. 내용도 형식도 충격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기묘한 아이러니 하나를 『뤼미에르 피플』의 한 단편에서 써먹기도 했다. 국내 번역서가 원래 두 권짜리였는데 1,100페이지가 넘는 한 권으로 개역판이 나왔다. 한번 더 읽고 벽돌책 칼럼에서 소개하고 싶은데 엄두가 안 나네.

괴델, 에셔, 바흐 - 영원한 황금 노끈, 개역판
괴델, 에셔, 바흐 - 영원한 황금 노끈, 개역판
책 속의 문장을 수집하세요.

책 읽으며 좋았던 문장을, 모임에서 많이 나누시죠?

이제 문장을 더 아름답게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어요.


‘문장 수집’ 하는 방법 알려드릴게요.


 

글 작성 창 왼쪽 하단을 보시면 [책 꽂기] 그리고 [문장 수집]이 보이실 거예요.


[문장 수집]을 클릭하셔서 문장을 적어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다른 댓글의 폰트, 양식과는 다르게 문장이 입력됩니다.


모임 제목 바로 아래에 [문장 모음]을 누르시면, 모임에서 공유된 문장들을 모두 한 번에 볼 수 있어요! 다른 모임원들이 올린 문장도요.


수집된 문장을 클릭하시면 정사각형 그믐 문장 이미지가 나타나요.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셔서 이미지로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메신저나 SNS 등에서 문장을 공유하실 때에도 매우 편리합니다.


또한 100자를 넘지 않은 문장은 그믐의 홈 화면에도 올라가서 더 많은 분들과 문장을 나누실 수 있어요!

 

책을 읽다가 인상 깊은 문장을 나누고 싶을 때 잘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에요. 모임 하실 때 유용하게 사용해 주세요.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책 읽는 우리들이 더욱더 많아지는 그날까지, 저는 또 유용한 정보를 들고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 

늘 오랑우탄이 '첫째'였던, 비루테 갈디카스

『유인원과의 산책』에서 유달리 새롭게 다가온 인물은 아마 비루테 갈디카스가 아닐까요? (사실 저도 이 책을 통해 영장류학자 삼인방의 존재를 처음 접했답니다.🙈) 비루테가 연구한 오랑우탄이라는 동물도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가족이나 집단별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 침팬지, 고릴라와 다르게 오랑우탄🦧은 다른 오랑우탄과 한 번도 만나지 않고 한 달 이상을 지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쉽게 마주치기 어렵기 때문에 비루테는 연구를 시작한 지 8년이 지나서야(!) 오랑우탄이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하죠. 연구 초기 지독한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야생 오랑우탄을 보고, 비루테는 그들에게 약을 주입한 과일을 먹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고심의 여지도 없이 그들을 도우려고 애쓴 비루테의 노력은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해 주는 듯해요.


📌 (p.295) 그녀는 “이들 오랑우탄에게는 살아남을 권리와 숲으로 다시 돌아갈 권리가 있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대다수 과학자의 관점에서 이탈한 채 비루테가 외롭게 고수해 온 관점이다. 어스워치 탐험에 관해 요약 보고서를 작성할 때면 그녀는 매번 그 문서에 리키 캠프의 기본 규칙을 적어 넣는다. “캠프에서는 오랑우탄이 ‘첫째’요, 과학이 둘째요, 지역 직원과 지역민이 셋째요, 우리 외국인 연구자는 ‘맨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라.”

하늘

퇴근 후 걷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 예뻤다, 너무나!

AI 이후의 세계

챗GPT 꼬리표를 달고 출간된 수십 종의 책들 가운데 그나마 정상적인 책. 챗GPT에 관한 비정상적인 책 하나를 출간한 김대식 교수가 한국어판 서문을 썼다.

AI 이후의 세계
AI 이후의 세계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악령을 민음사의 김연경 역자의 번역으로 읽었는데 나쁘지 않았다.(역시 초반은 좀 짜증났지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몇 년 전에 민음사본으로 사두었던 거라 (역자가 김연경이기도 해서)어쩔 수 없이 그냥 읽었는데 1권을 읽으며 여러 번 문장이 해석이 안 돼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다 1권에 부분 파본된 곳이 있어 더클래식본을 이북으로 읽었는데 다소 평이한 문장으로 민음사보다는 잘 읽혔다.


나는 고전은 다소 거북스럽더라도 고전적인 문체를 선호하는 편이다. 현대 감성과 현대인의 말투의 번역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장을 직역하는 과정에서의 어색한 번역투는 좋아하지 않는다. 민음사본은 그 어색한 번역투가 내내 거슬렸다. 그러다, '죄와벌'을 김학수 역자의 번역으로 괜찮게 읽었기에 김학수 번역본이 있나 찾아보니 범우사본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한참 전에 품절... 결국 알라딘 중고로 다시 구매하게 됐다. 몇 군데 비교해 보니 역시 나에겐 김학수 번역본이 훨씬 맞다. ㅎㅎ 판형도 커서 눈 나쁜 내가 읽기에 더 좋다. 휴대성은 떨어지지만.


예)

민음사 2권 -29p

그때와 마찬가지로 놀라움과 혼란스러움과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또한 낙타들은 그때 나의 상상력을 그토록 많이 차지했지요. 하느님과 그렇게 말하는 악마, 자신의 종을 파멸하도록 내준 하나님, "나를 벌하심에도 불구하고 그대의 이름은 복될지어다."라고 영탄하는 그의 종말입니다.


범우사 중권 - 19p

그때의 낙타떼, 하느님과 이야기를 한 악마, 종을 파멸의 길로 몰아넣은 하느님, 그리고 "주여, 당신은 내게 벌을 내리셨지만 당신에게 영광이 있을지어다." 하고 외친 종, 이러한 것들이 나의 상상을 가득 채웠던 것이다.


확실히 김학수 번역이 낫지 않나. 번역을 하고 다시 자연스럽게 다듬은 느낌이다. 우리나라 1세대 번역자로 이미 돌아가셨기에 현재 그의 번역본들은 출판사 재고 아니면 중고로만 구입이 가능하다.

532. 사고의 본질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에마뉘엘 상데)

저자들이 주장하는 사고의 본질을 두 단어로 요약하면 범주화와 유추다. 범주화를 하기 때문에 지성이 가능해진다. 인간은 모든 사물, 관계, 개념에 수없이 많은 라벨을 붙이며, 그런 작업들 통해 새로운 개념들을 유연하게 탐구할 수 있다. 사고의 도약도 그렇게 일어난다. 일반화, 범주화를 폭력이라고 몰아붙이는 얼치기들에게 정중하게 권하고 싶은 책.

사고의 본질 - 유추, 지성의 연료와 불길
사고의 본질 - 유추, 지성의 연료와 불길
53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 (더글라스 애덤스)

히치하이커 시리즈는 2편에서 끝마쳤다면 아주 좋았을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4편에서 마무리지었어야 했다. 5편은 작가도 짜증을 내며 쓴 것 같고, 결말에서는 자포자기하는 심정마저 엿보인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
초거대 위협

원래 사람은 희망보다 절망에 매혹되는 법. 그런 암담한 미래 전망을 요소요소 짚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인 AI의 위협. 생각해보면 지금껏 인간의 창의성이라는 게 규정되지도 않았고 그 누구도 실체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AI와 인간의 방식과 존재 자체의 구분과 경계가 불명확해지는 순간. 


초거대 위협
초거대 위협
아마추어에 대한 짤막한 글

나는 생각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무언가에 관심가지거나 관찰하는 아마추어들에게 사회는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대접을 해주어야 마땅하다고. 그들은 불신과 증오에 사로잡힌 현대 사회에서도 추구해야할 존재가 있다고 믿으며 실천을 통해 그것을 증명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작업의 결과물이 아니라 그 자체에 기쁨을 느낀다. 세속의 풍랑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자신의 판단을 믿으면서 도도히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진주를 키워나가고 있다.


그러나 세상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자기 만족을 충족시키는 대가로, 그들에게는 약간의 뒤틀림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존재하는 것이기에 비단 그들에게만 그런 잣대를 지적하는 것은 너무 엄격한 잣대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면모를 보이는 그들에게는 그런 문제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우선 그들에게는 검증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추어들은 무엇인가를 한 번 확인하면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어버리고 만다. 믿음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그 믿음을 타인에게서 확인받으려고 한다. 자신은 이러한 것을 알고 있으니 자랑을 지금 해야겠다는 욕망이 과하게 표출시키는 행위. 물론 누구나 한 번쯤은 하는 행동이기에 언급했듯 우리는 조금 더 너그러워질 필요는 있으나 보통 이러한 사람들의 행동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다음으로는 뻔뻔함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연구하거나 만들어 놓은 것을 따라하거나 관찰하는 행동으로 그것이 자신의 것이라고 상상하고 믿는다. 이 또한 믿음에서 끝나면 다행인데 그러지 않으면 문제다. 마치 자신이 알아낸듯이 다른 사람들에게 뽐내는 데, 원 출처같은 것은 절대로 병기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경우에는 소설 전집에 해설을 의뢰받았는데 그 해설에 다른 단행본의 문장을 그대로 베껴서 수록한경우도 있었다. (하긴 출판사도 펭권 북스의 판본과 홍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내놓았으니 그 출판사에 그 해설자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문제점이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행위. 생각해본다면 어떠한 실수든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법인데 나는 아닌듯 다른 사람의 흉을 보는 것은 첫번째와 두번째보다 더욱 꼴사나운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첫번째와 두번째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은 반드시 세번째 실수를 하지는 않지만 세번째 실수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첫번째와 두번째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세상 사람들이 아마추어들에게 대접을 해주지 않는 것도 이러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쓰고나니 나 자신의 믿음과 뻔뻔함에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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