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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북클럽 2.0

2022년 12월 웅진지식하우스의 '빅히스토리'를 1기로 시작된 그믐북클럽은 최근 14기까지 진행이 되었다.

당시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방대한 책을 과연 누가 함께 읽을까 싶었는데 무려 129명이 신청을 해서 깜짝 놀랐다. 그믐북클럽은 회를 거듭할수록 계속해서 꾸준히 참여하는 멤버들이 많아졌다. 익숙한 닉네임을 자주 만나니 반갑다. 첫 번째로 책을 통해 배우고 두 번째로는 같은 책을 읽는 멤버들을 통해 배운다.


한편 그믐북클럽이 계속되면서 현재 아쉬운 점 몇 가지를 보완하고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도 커졌다. 고민 끝에 15기부터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을 중점으로 방향성을 조금 변경했다.


1.책 증정 인원을 기존 20인에서 30인으로 늘렸다.

원래 그믐 북클럽은 출판사에서 종이책을 협찬해 주는 방식이었는데 아무래도 배송까지 담당해 주시다 보니 20권보다 더 많은 권수를 협찬하기에 출판사에서도 다소 비용적 부담이 있으셨다. 신청자는 많은데 그중 20명을 뽑기가 매번 너무 어려웠다. 안타깝게 합류하지 못한 분들에게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고. 더욱 많은 이들과 함께하고 싶었는데 방법이 마땅치 않던 차, 교보문고 sam 측에서 연락을 주셨다. 

15기부터는 교보 sam 구독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참여자들에게 무료 책을 읽을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기의 멤버수를 20명에서 30명으로 늘리고 또 동시에 2기 (혹은 그 이상)를 운영함으로 실질적으로 기존보다 훨씬 많은 참여자가 함께할 수 있다.


2. 그믐북클럽 도서 선정 기준을 강화했다. 그믐북클럽이 고른 책은 무조건 읽는다는 분들이 많았다. 북클럽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뭘까, 여러 번 깊이 고민했고 답은 역시 '좋은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양서가 좋은 질문을 만든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건 그렇지 않건 좋은 책을 읽는 북클럽에서는 건강하고 깊이 있는 생각들이 쏟아진다. 그전에는 책을 신중하게 골라도 출판사에서의 협찬 여부가 확실치 않아 과감한 진행이 어려웠는데 이 문제 역시 교보문고sam과의 협업으로 많이 해결될 것 같다. sam 에 있는 책이 20만권이 넘는다.

이제 당첨자 뽑는 시간을 좀 더 좋은 책을 고르는 시간으로 쓰려 한다. 시간의 검증을 이겨낸 책들로만 진행할 예정이라 아무래도 구간 위주의 구성이 될 것 같다. 발간된 지 얼마 안 되어 궁금한 알쏭달쏭 신간을 파헤치는 역할은 비욘드 북클럽으로 넘겼다.


3. 모집 기간을 기존보다 길게 가져가기로 했다. (최대 29일간 멤버를 모집할 예정) 15기부터 그믐북클럽은 전자책을 제공하는데 전자책 말고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종이책 애호가들은 이 기간 동안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북클럽 시작 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었다. 또한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병렬 독서하는 그믐 회원들이 많은데 모집 기간이 넉넉하니 그 사이 그믐북클럽 도서를 미리 읽어두어도 좋겠다. 북클럽이 시작되면 그 때 책을 읽어도 되지만 여유가 있다면 책은 미리 읽고 북클럽 기간에는 다른 멤버들이 남기는 감상이나 생각을 꼼꼼히 읽고 충분히 성찰하며 함께 교류하는 시간으로 만들면 어떨까?


4. 모집 기간도 북클럽 활동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한다. 책을 읽겠다는 마음부터가 독서의 시작이다. 책에 대한 초기의 관심과 궁금증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깝다. 관련된 주제로 워밍업 삼아 이야기하며 책의 내용을 예측하고 북클럽에 대한 기대를 서로 나눌 수 있다. 본격적인 북클럽 시작 전에 간단히 글을 쓰는 연습이 될 수도 있고 그믐이 처음인 이들은 어색함을 덜고 그믐 글쓰기 창에 익숙해지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 전 몸풀기가 필요한 것처럼 북클럽 스트레칭이라 생각해도 좋다.


5. 사전에 독서 가이드를 제공한다. 책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 책의 난이도, 유의사항을 안내한다. 이를 통해 북클럽 참가 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북클럽 책이 나와 맞는지 안 맞는지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다. 막무가내로 도전하고 좌절하기보다는 어려워도 어렵다는 것을 미리 알면 참여자들은 마음의 각오를 다질 수 있다. 또한 세간의 오해와 달리 유명한 책중에 생각보다 분량이 적고 쉬운 책도 많은데 이런 책들 역시 독서 가이드에서 상세히 정보를 제공할 터이니 지레 겁먹지 말고 용감하게 도전하기를 권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프루스트가 왜 그토록 길고 길고 또 길게 문장을 이어나가면서 잃어버린 시간으 찾아나섰는지 그가 쓴 문장의 단어 하나만큼, 아니 한 글자만큼, 아니 한 획만큼 이해하기 시작했다. 스완이라는 인물과 그 주변인물들을 통해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나는 스완이, 오데트가, 베르뒤랭 부인이 나인 것처럼 얼굴이 환해지고 어두워지다 그만 붉어졌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 스완네 집 쪽으로 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 스완네 집 쪽으로 2
독서는 취미가 될 수 있는가?
독서의 계절이 따로 있어야 한다는 것부터 이상하다. 얼마나 책하고 인연이 멀기에 강조 주간 같은 것을 따로 설정해야 한단 말인가. 독서가 취미라는 학생처럼 그건 정말 우습다. 노동자나 정치인이나 군인들의 취미가 독서 라면 모르지만, 책을 읽고 거기에서 배우는 것이 본업인 학생이 그 독서를 취미쯤으로 여기고 있다니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닌가. 하기야 단행본을 내보아도 기껏해야 1, 2천 부밖에 나가지 않는데, 어느 외국 백과사전은 3만 부도 넘게 팔렸다는 우리네 독서 풍토이긴 하지만.
독서의
독서의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이카리 신지가 2000년대 초 출생이니 살아있다면 지금쯤 한국에서 군대에 갈 나이다. 사람은 자기 철학이 있어야하는데 그렇다고 자기 철학이라는 게 대단한 건 아니고 자아를 규정하는 외피나 프레임 같은 거.


이카리 신지의 경우는 이 자기 철학의 외피 껍데기가 물렁하고 희미해서 피곤하게 살았던 경우이고 아야나미 레이는 껍데기 안쪽 내부가 텅 비어있어서 곤란했던 경우. 그리고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는 자기 철학의 프레임이 너무 단단하게 자리잡혀있어서 난감했던 케이스였다.


그럼에도 이들 가운데 하나의 삶을 롤모델로 삼으라면 아스카를 꼽아야 한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이타주의적인 관점에서 아스카의 태도가 필요한 건 아니고 사람들 안에 섞여 살아가야할 때 그래야 덜 다치고 멀쩡한 정신으로 집까지 귀가할 수 있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20240120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북토크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ㅣ 서울대 김승섭 교수 특별강연 (youtube.com)

실패 속에서도 삶을 지탱해 준 가치 ㅣ 김승섭 교수 x 장일호 기자 북토크 풀영상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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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사장님 따님 결혼식도 패스하고 갔던 북토크.

청첩장을 내가 만들었는데 일정이 겹쳐서 고민하다가 북토크를 선택했다.


대체로 이런 행사는 혼자 다닌다. 함께 가려는 사람도 없고 피곤하게 누군가를 설득해서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누군가와 함께 가고 싶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괴물>을 보고 난 후, 은유 작가님의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을 읽으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고민해 봐서 그럴까. 혼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함께여야 했다.

하지만 이리저리 고민하고 기회를 봤으나 끝내 일행을 구하지 못했다.


독서 모임 친구 치킨님께 용기 내서 물어봤다.

무거운 내용에 대한 부담감에 거절하심.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꽤나 속상했다.

나와 함께 슬퍼해 줄 사람은 없구나.


북토크 당시에는 김승섭님의 책은 읽어보지 못하고 장일호 기자님의 팬이라 신청하게 됐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과 김승섭님의 번역하신 <장애의 역사>라는 책의 존재만 알고 도서관에서 빌리긴 했으나 읽지는 못했다. 장일호 기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냅다 신청했었지...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


강연을 인상 깊게 듣고 고민하다가 두서없는 질문도 했다.

청중의 얼굴을 꼼꼼히 보려고 애쓰며 질문을 경청하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내 말에 이렇게 집중해 주던 남성 어른(+지식인)을 본 적이 있었나?

그 집중은 따뜻했고 그 시선 속에선 내가 모자랄까 봐, 부족할까 봐 두렵지 않았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북토크라는 걸 막 쫓아다니던 때가 있었다.

울진에서 대구까지 버스로 3시간

대구에서 광주까지 버스로 3시간

중간중간 뜨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더 길겠지.

울진에서 광주까지 버스를 타고 쫓아갔다. 양다솔 작가님의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북토크를 들으러 러브앤프리 서점에 가기 위해서였다. 그때의 북토크 후에 사인회 때 앞선 누군가가 작가님께 안아봐도 돼요? 라고 하셨고 포옹하셨다. 그걸 보고 나도 포옹을 부탁드렸고 어색하지만 재밌게 작가님을 안았다. 그 경험은 낯설고 소중했다.


이후에 다른 여러 북토크를 갈 때도 상황을 보며 여성 작가님께 포옹을 부탁드렸다. 다행히 다들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고, 서로를 얼싸안고 마무리하며 기억에 온기도 남겼다.


남성 어른 강연을 들을 때는 고민해 봤으나 절대 불가능하겠다고 생각하고 매번 말았는데. 이번 북토크 후에 김승섭님 사인회 때는 가능할 것 같았다.

번호가 밀려서 끝 순서로 밀려났지만, 오히려 좋았다. 기다리는 동안 어떻게 말할지 계속 고민하고 속으로 말을 굴렸다.


안아드려도 될까요.

제가 안아드려 봐도 될까요.

안아드려도 괜찮을까요.


막상 내 차례에 왔을 때 세 따님이 있다는 작가님의 일화에 다른 대화로 빠졌다. 기획되지 않은 이야기에 당황한 나는 얼렁뚱땅 엉망진창으로 대화를 이었고 내 책에 사인이 마무리될 즈음.


작가님을 쳐다보며 살짝 멈칫한 후 조금은 결연하게 말했다.


"제가 안아드려도 될까요?"


작가님은 그럼요~하고 훌쩍 일어나셨다. 나는 작가님의 큰 키와 대비되는 나의 작은 키에 당황하며 앗 제가 안아 '드려'야 하는데! 라고 말했다. 팔의 위치를 가늠하다가 살포시 포옹하며 작가님을 도닥였다.


"애쓰셨습니다. 건강하세요."


포옹 후에 이 말을 전하고 자리를 떴다.


이번 책이 작가님의 마지막 대중서라고 하셨다. 사실 이 말을 더 고민했다. 이 고마움을, 이 아쉬움을, 이 소중함을 어떻게 부담 주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까. 내 감사함이 작가님께 버겁지 않기를 바랐다. 강연을 들으며 작가님의 행적이 무척이나 대단하고 멋졌지만, 작가님을 추켜세우고 그 자리를 떠나는 걸로 그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마음을 '잘'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이지?

나름의 머리를 굴리고 굴리다가 강연 중 애썼다는 말이면 된다고 스치듯 하셨던 말이 떠올랐다.


감히 그 말을 하고 싶었다. 마음을 꾹꾹 담아서 힘줘서 이야기하되, 가볍게 전달하고 싶었다.


전해야 할 말을 전했고 어색한 포옹도 했다. 그 후 일상으로 돌아와서 뒤늦게 책을 읽으며 그때를 자주 떠올렸다. 내가 했던 말. 거부되지 않은 포옹. 안전하다는 감각.


응답받고 싶은 마음으로 쫓아갔지만 나도 응답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애썼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아 기뻤다. 그 말을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노컷뉴스에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월급사실주의 2024』가 소개되었습니다.

노컷뉴스에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월급사실주의 2024』가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월급사실주의는 우리 시대의 노동 현장을 담은 소설이 더 많이 발표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한국소설의 새로운 흐름이다. 올해 새롭게 월급사실주의 동인으로 새롭게 합류한 작가는 남궁인 손원평 이정연 임현석 정아은 천현우 최유안 한은형이다. 사회의 단면들을 예리하게 감지해온 작가들이 작심하고 직장을 무대로 써낸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월급사실주의 #월급사실주의2024 #인성에비해잘풀린사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79/0003892796?sid=103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하지의 무능한 탐정들

171: 특히 사람이 그랬습니다. 이야기를 읽거나 공연을 보는 중에는 꼭 한 번씩 아 저 사람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이해 할 수가 없네, 당최 받아들일 수가 없어, 정말 짜증나네...같은 생각을 하게 되고 끝내 미워하게 됐습니다. 실제하는 사람들에게도 가끔 그랬습니다. 잊고 있다 문득 돌아보면 어느새 다 말라있는 물기처럼 금방 휘발되면 좋을 텐데요. 그런 생각들은 원치 않게 오래오래 가다가 결국 세계란 왜 이모양인지 모르겠다는 질리고도 애매모호한 마음으로 귀결됩니다.


어떻게 그렇게 살갑고 친절할 수 있는지. 어떻게 그렇게 해로울 수도 있는지. 어떻게 그렇게 정반대로 나아가는 것들이 하나의 세계로 불릴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어쩌면
도스토옙스키로의 초대

“나는 러시아인이다. 삶은 나에게 생각할 것을 가르쳤지만, 생각하는 일은 나에게 살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 <게르쩬, 누구의 죄인가>


오늘,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습니다.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하루가 멀다 하고 마주하는 폭력과 죽음 앞에서 인간은 신음하고 세계는 절망합니다. 벗어날 길은 있을까. 약 200년 전, 이런 현실을 미리 내다보고 인류에게 경고를 보낸 ‘예언자’가 있습니다. 바로 도스토예프스키. “불합리한 감성을 가진 인간은 합리성에 뿌리를 둔 이성, 과학, 기술 중심 사회에서 반드시 ‘지하생활자 즉, 병든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신비야. 그걸 탐구하기 위해 평생을 보낸다 해도 인생을 낭비했다고 할 수 없어. 내가 이 신비에 집착하는 이유? 형, 나는... ‘인간’이 되고 싶어." <형 미하일에게 보낸 편지 중>


이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영혼의 심연을 파헤친 잔인한 천재’, ‘정신병동의 셰익스피어’ 도스토옙스키를 만나려고 합니다. 근원적이고 이해 불가능한 인간의 영혼과 정신 깊숙한 곳을 응시한 그에게서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에 대한 지혜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죽음의 집’에서 ‘죄와 벌’의 문제를 고민하고, ‘미성년’의 눈으로 인간 속에서 ‘악령’을, ‘백치’ 속에서 구원을 발견한 도스토옙스키, 그의 삶을 돌아보며 우리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봅니다.


“나는 언제나 인간을 두 종류로 나눈다. ‘도스토옙스키의 인간’과 ‘그의 정신과 무관한 인간’” <베르쟈예프>


다음은 러시아 사상가 베르쟈예프의 글입니다. “도스토옙스키에 이르러 다른 세계로의 돌파구가 열리고 한 줄기 빛이 보인다. 그의 비극은 모든 참다운 비극처럼 카타르시스, 정화와 해방을 함유하고 있다. 그를 읽고 나서도 특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어둠 속에 빠져 기쁨을 모르고 괴로워하는 자는 그를 보지 못하고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도스토옙스키를 읽으면 큰 기쁨이 있고, 위대한 정신의 해방이 있다. 이것은 고뇌를 통한 기쁨이다.

고뇌를 통한 기쁨의 창조자, 위대한 정신의 해방자, 도스토옙스키, 그의 인간이 될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한국은 노벨 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

나는 어렸을 때 한국인이 노벨 문학상이 탈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자라왔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이야기를 통 들을 수가 없다. 세상이 달라졌다기보다는, 아마도 노벨 문학상을 원하던 어르신들이 시간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한국인이 노벨 문학상을 바란지 오래되었으나 성과는 없다. 한국인 작가는 일부 해외로 진출하였으나 한국인 입장에서 그렇게 와닿는 일은 아니다. 심지어 그렇게 진출한 작가들도 한 작품이 반짝 빛나고서는 잊혀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혹자는 그 이유에 대해서 어떤 이는 한국어의 깊은 맛을 외국어로 번역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변명한다. 글쎄, 화자 1천만명의 언어인 그리스어로 쓰인 '그리스인 조르바는 그리스어-프랑스어-영어라는 이중 번역을 거쳤는데도 노벨 문학상 후보가 되고 삼중번역본인 한국어로도 고전으로 유명해진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 (고전 문학을 안 읽는다면 그럴만도 하다.)


한국인들은 노벨상을 원한다. 하지만 아무도 노벨상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노벨상에 대한 관심도 없다. 분석도 없다.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부재하다는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런 데 어떻게 노벨상을 탈 수 있단 말인가? 하다못해 복권 당첨조차 복권은 사야 당첨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들은 말한다. 한국인들 특유의 정서와 표현이 있다고. 그러니까 우리가 이런 아픔이 있고 한이라는게 있으니까 세계인들이 이걸 알아달라고 요청한다. 최대한 완곡하게 말하면 타력본원이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피터팬 증후군이다. 세계의 감정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세계가 자신의 소망을 수용해달라니, 이게 어르신들이 공적인 자리에서 내보일 태도란 말인가?


슬프게도 한국 문학계는 민주화를 전후로 한 시기로 한국 순문학의 유산을 거진 다 탕진하면서도, 타력본원을 바라는 태도만큼은 끝내 지켜내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문학세계에서 보이는 수상작들은 하나같이 비슷하다. 난 아프고 모순을 지니고 있으니까 독자가 이걸 알아주고 동감해주어야한다. 그들의 자리에서 독자는 행동할 여유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수용하거나 떠나야한다. 이러니 한국인들이 문학을 읽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국인들은 노벨 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 그보다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 한국 문학계는 달라질까? 불세출의 천재는 한국 문학계를 구원할 수 있을까? 독자로서는 작가들의 비원에 선뜻 동의할 수가 없어진다.


<무위의 공동체> 읽기 시작

오늘 새벽부터 읽기 시작했다.

서양철학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일천해 막히고 어렵지만 찬찬히 읽어갈 요량이다.

무위의 공동체
무위의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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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1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네 번째 계절 #2
책장에서 먼지만 쌓여 있던 이 책, 망나니누나와 함께 되살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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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 그믐 라이브 채팅 : 5월 16일 목요일 저녁 7시, 편지가게 글월 사장님과 함께
[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
🐷 꿀돼지님의 꿀같은 독서 기록들
권여선 소설집 『아직 멀었다는 말』(문학동네)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수전 팔루디 『다크룸』(아르테)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 봄, 시집 한 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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