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때 신일숙님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서 본 "삶은 예측 불허. 그리하여 그 의미를 갖는다"라는 강렬한 문장을 좋아했었다.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행복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오고, 불행은 예측할 수 없을 때 감당할 만하다."(p119)고.
그러고보면 과학자나 작가 혹은 인문학 또는 철학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경지에 이르면 공통의 통찰력을 내놓게 되는가보다. 그 통찰력에 닿게되는 과정이 다를뿐.
그 통찰력을 내놓는 인간의 뇌를 들여다 보는 것...그를 통해 인간 그 자체를 이해하고, 사회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미래를 예측하는 일의 단면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제목에 끌려서 빌렸는데, 다 읽고보니 정말 탁월한 제목이었구나 싶다. 등장하는 모든 음식은 맛있게 묘사되고 있고, 하루하루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내는 그 마음은 깊어진 인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게 아닌가. 그 어떤 현자의 말씀만큼이나 평범한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통찰력있게 전달한다. 그러니까 인생이란...맛있는 음식을 혼자 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으면(그리고 보통은 한잔의 술을 곁들여) 살아볼만 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가끔 책 처방이 필요할 때가 있다. 애써 찾아 읽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책이 나에게 찾아들 때도 있다. '일본 서점 대상 2위'라는 문구가 내겐 고마치씨 대신이었던 것 같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 좋은 점을 깨달았다. 미처 표현하지 못하고 그냥 가슴 한편에 묻어둔 아픔을 똑같이 겪은 사람이 있구나라는 안도감, 그리고 그 아픔을 딛고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노래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 말이다.
어느새 들어버린 나이만큼 과거지향적이 되어버린 나에게 "어른이 되면..."을 꿈꾸던 때처럼 여전히 미래가 있음을 잊지말라고 말해주는 현명한 친구를 만나고 온 느낌이다.
책 내용보다는 책을 쓰게 된 계기와 기획이 더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지성인들의 답변을 읽다 ‘나만 이 문제를 고민하는 게 아니구나, 나만 답을 모르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한다. 답을 알면 사는 게 시시해지겠지…. 그렇겠지?
저자는 논리학, 언어철학, 형이상학, 심리철학 분야에서 상당히 업적을 쌓은 현대 철학자라고. 그런데 몇몇 대목은 진지한 마음으로 쓴 건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자기계발서 흉내를 낸 긴 농담이자 현대 사회 풍자라고 여기고 읽으면 유쾌하다.
월세도 내야 하고 해서 이사 온 지역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나이가 많아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는데, 예전의 다양한 이력 중^^; 다문화 관련 프로젝트를 국제인권분야의 기관에서 담당 간사로 현지에서도 진행한 일이 있었는데 그 분야의 사단법인에서 운영 중인 영리활동의 일환인 매장에서 생전 처음 해 보는 판매업무를 하고 있다. 시장에 위치한 터라 장날도 있고 점심시간도 따로 없었어서; 삼십 분이라도 만들고 퇴근을 삼십 분 일찍하는데 그게 일곱 시 반;; 월차도 없어~ 현재로서는. 이것도 봐서 만들어야 할까ㆍㆍ 오픈한 지 반 년 밖에 안 되었는데 네 번째 직원이라 손님들이 다양한 말들을 전해주심; 한 달 하고 일주일 밖에 안 지났는데 체감이 아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