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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튼 키> p96~97
자식한테 이런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은 자기들 인생이 너무 평범했으니까, 적어도 자기 자식만큼은 특별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 자식을 자기 인생의 패자부활전처럼 여기는 게 아닐까 하고. 하지만 부모가 지극히 평범한 인생을 걸어왔다는 건, 그 자식도 유전적으로 특별할 게 없다는 뜻이야. 요컨대 대부분의 경우 자식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거지. 때문에 부모는 자신의 기대와 현실의 격차에 충격을 받게 돼. 아침부터 밤까지. 매일같이. 그것을 계기로 자식을 학대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대.
자식한
자식한
<스켈리튼 키> 미치오 슈스케, 최고은 옮김, 검은숲(시공사), 2019

(*다소 스포일러 주의)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중후반 난데없는 '쌍둥이' 설정은 좀... 작가가 뒷감당이 안돼 도망가는 느낌이 들 정도인데, 차라리 다중인격으로 가는 편이 낫지 않았을지. 그래서 개개의 심리를 더 파고들다보면 완벽한 살인 알리바이에 닿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상자' 이야기는 인상적이지만, 결국 해피엔딩에 닿는 건 조금 작위적이라는 느낌. 참고로 '스켈리튼 키'는 여벌 열쇠라는 의미.

스켈리튼 키
스켈리튼 키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p201
삶이 견디기 힘든 시절에는 추상적인 사상의 문제보다 더 나은 피난처가 없다. 거기서는 그 어떤 싸구려 위안도 흘러 나오지 않는다. 시대를 초월한 가치들에 정신을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삶이
삶이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p50
그는 한 여인을 사랑하고, 또 다른 여인 때문에 그녀를 잊었다가 다시 그녀에게 돌아가고, 그녀에게 거절당했다가 다시 이끌렸다 하면서 삶을 보냈다. 그리고 10년 이상이 흐르고 마침내 그녀가 자기에게 오기로 마음먹는 날이 오자 그는 이미 늦었음을 느끼고, 이런 의심스런 성취보다는 차라리 그 오랜 기간 그리움의 기억을 보존하는 편이 더 낫다고 느낀다. 이것은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고 슬픈 아름다움이며, 우리는 그것을 다시는 잊지 못한다. ...
그는
그는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헤르만 헤세, 안인희 엮음, 김영사, 2015

<데미안>보다 <수레바퀴 아래서>나 <크눌프>로 기억되는 작가와의 거리감을 확 당겨준 책. 워낙 다독가였고 또 언론 칼럼을 통해 많은 리뷰를 남겼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방대한 분야와 목록의 일부를 보여주는 책을 읽다보면, 관심 리스트가 확 늘어난다. 아래는 새로 찾아보려는 책들(연도는 리뷰연도).


  1. <안데르센 동화> 안데르센, 예나 디더리히스 출판사, 전 4권, 1910
  2. <단식술사> 프란츠 카프카, 베를린 슈미데 출판사, 1925
  3. <감정교육> 귀스타브 플로베르, J. C. 브룬스 출판사, 1905.
  4. <모름의 앎에 대하여> 니콜라우스 쿠사누스, 1920.
  5. <특성 없는 남자> 로베르트 무질, 1931.
  6. <현혹> 엘리아스 카네티, 1936.
  7. <대화 論語> 공자, 리하르트 빌헬름 엮음, 예나 디더리히스 출판사,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화가의 우연한 시선> 최영미, 은행나무, 2013

이 시인의 또다른 전공이 미술사학임은 몰랐다. 솔직히 예술 쪽은 논문쓰듯 정색하는 전공자보다, 살짝 다리를 걸치거나 관심 많은 비전공자, 특히 문학가가 쓰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처럼 문외한에게는 특히. 작가가 갤러리, 미술관 등에서 교양강의한 것을 묶어서인지, 역시 편하게 읽히고 심지어 10여점 꼭 찾아가서 보고 싶은 그림도 생겼다.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1. <티티우스> 미켈란젤로, 1533, 윈저 왕실도서관
  2. <나의 책> 폰토르모, 1554~1556, 피렌체 국립도서관
  3. <뒤돌아보는 미인> 히시카와 모로노부, 17세기, 도쿄 국립박물관
  4. <오달리스크> 들라크루아, 1845~1850, 케임브리지 피츠윌리엄 미술관
  5. <세탁부> 도미에, 1860~1861, 뉴욕주 버펄로 올브라이트녹스 미술관
  6. <9월 5일의 구름> 컨스터블, 1822, 런던 빅토리아앤드앨버트 미술관
  7. <흰 구름, 파란 하늘> 부댕, 1859, 옹플뢰르 부댕미술관
  8. <레이디 릴리트> 로제티, 1867,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9. <목이 긴 병> 에밀 갈레, 1898, 일본 요시미즈츠네오 컬렉션
  10. <입맞춤> 브랑쿠시, 1909, 파리 몽파르나스 공동묘지
  11. <빛의 제국> 마그리트, 1954, 브뤼셀 벨기에 왕립회화관
  12. <햇빛 속의 여인> 호퍼, 1961, 뉴욕 휘트니 미술관
  13. <가을의 호랑이들> 피슬, 1980, ???
화가의 우연한 시선 - 시인 최영미의 서양미술 감상
화가의 우연한 시선 - 시인 최영미의 서양미술 감상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문학동네, 2018

최은영 작가로는 두번째 읽는 책. 역시 소설집. 책 끝 강지희 평론가의 해설 제목 <끝내 울음을 참는 자의 윤리>처럼, 입술을 꽉 깨물며 굳어 있는 사람을 쳐다보는 느낌이다. 감정의 속도 차, 좀 더 솔직히는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게 당황스럽다. 기질과 기호의 차이일수도, 세대나 성별의 문제일수도. 여튼.

내게 무해한 사람
내게 무해한 사람
<애쓰지 않아도> 최은영, 마음산책, 2022

예전에 어느 작가의 말이 ‘글이 착하다’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대략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책은 짧은 소설집. 짧게는 단행본 대여섯 페이지 짜리도 있다. 당연히 대단한 서사나 기승전결 같은 것보다, 어느 인상적인 삶의 한 장면, 이해하지도 받지도 못한 기억 한 조각 같은 이야기다. 에세이 느낌이 강하면서도, 아슴아슴 잡힐 듯 말 듯한 감정들이 이어진다. 앞표지 날개에 프린트된 작가 사진 만큼이나 선한 이야기들이고, 삽화와 잘 어올리는 무던한 이야기다. 이 작가를 알겠다고 하기엔 부족하고, 느낌만은 알 것 같달까.

애쓰지 않아도
애쓰지 않아도
<내가 있는 곳> p136
... 잠이 점점 가늘어지며 날 떠난다. 누구라도 좋으니 어떤 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그 어둠의 시간에 들어서는 생각은 늘 가장 어둡고 또렷하기까지 하다. 첫 아침 햇살이 어두운 생각을 흩어놓고, 삶의 동반자가 집 아래로 지나가는 소리가 다시 들릴 때까지 그 침묵이 검은 하늘과 함께 날 움켜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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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곳> p131
... 고독은 시간을 정확히 계산하기를 요구하고, 지갑 안의 돈처럼 난 늘 시간을 의식한다. 시간을 얼마나 죽여야 할까, 저녁 식사 전까지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하지만 여기서 시간은 다르게 계산된다. 그래서 한 시간의 산책은 훨씬 더 길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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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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