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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촘스키, 사상의 향연 (노암 촘스키)

방송이나 신문에서 이른바 ‘온갖 문제 전문가’들을 본다. 어제는 정치사회를 논하고 오늘은 대중문화를 이야기하고 내일은 과학기술을 경고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나도 그 중 하나다.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싶어 부끄럽기도 하고 알량한 밑천이 드러날까 두렵기도 하다.

다만 내 자격 여부와는 별도로, 통찰력 있게 사회를 비판하고 위험을 경고하는 전방위 지식인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져 가는데 특정 분야 전문가들의 손에만 맡기기에는 영향력이 막대한 사안이 너무나 많다.

우리 시대에 그런 비판적 지성의 이상형을 찾는다면 아마 노엄 촘스키 아닐까. 936쪽 짜리 책 『촘스키, 사상의 향연』은 촘스키가 그렇게 온갖 문제 전문가로 나서 발언한 강연 원고와 인터뷰, 에세이 모음집이다. 베트남전에서부터 대학 개혁, 지식인의 역할, 과학, 국제질서, 포스트모더니즘, 페미니즘, 문법교육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촘스키가 강연과 인터뷰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를 한 줄로 요약하라면 ‘현대사회가 언론, 교육, 마케팅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 어떻게 시민을 세뇌하는가’다. 물론 그것도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이야기이지만, 내게 더 재미있었던 부분은 실은 ‘지적인 수다’에 해당하는 곁가지들이었다. 자유의지 논쟁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다고 추측하거나, 전공인 언어학이 글쓰기 프로그램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거라며 쓴웃음을 짓는 등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정작 급진적 행동주의자들에 대해서는 ‘지적 성실성이 모자란다’고 일침을 놓는다. 사회과학 종사자에 대해서는 ‘과학적 개념이 흐릿하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이론을 이해하지 못하는 엉뚱한 해석에 황당해 하는 솔직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일반인을 향한 글이므로, 책 두께가 무색하게 술술 읽힌다.

책을 펴낸 시대의창 출판사는 촘스키 때문에 정체성이 바뀐 사연이 있다. 원래 경영서, 자기계발서를 주로 내다가 2002년 발간한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가 40만 부 가까이 팔리면서 사회과학 출판사로 변신한 것. 국내 출판사 중 촘스키의 저작을 가장 많이 펴낸 곳이기도 하다. 개정판과 세트를 제외하고 모두 17종을 냈는데, 그 중 가장 두꺼운 단행본이 바로 『촘스키, 사상의 향연』이라고.


촘스키 사상의 향연
촘스키 사상의 향연
668. 4차 산업혁명이 노동의 미래를 바꿀까? (김하영)

과연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노동 해방’이 가능한 일일까? 출판사는 노동자연대라는 좌파 단체이고 저자는 그 운영위원인데 뜻밖에도 책의 주장 상당 부분에 공감하며 읽었다. 나도 신기술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 누가 그걸 통제할 것인지를 핵심 문제로 본다.

4차 산업혁명이 노동의 미래를 바꿀까?
4차 산업혁명이 노동의 미래를 바꿀까?
667. 골목의 전쟁 (김영준)

한국 자영업 현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이 많았다. 성공한 자영업자들이 자기 성공의 비결을 모르거나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알고 있다는 이야기, 자영업 증가가 외환위기 때문이 아니라는 분석 등을 읽고 놀라기도 했다. 한국의 많은 큰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일찍 현장에서 벗어나고 그 때문에 금세 감이 떨어지게 된다고 하는데 나는 어떤가 생각해보게 된다.

골목의 전쟁
골목의 전쟁
6월의 폭풍
하지만 뉴스 속 사건들은 다른 영역이었다. 그녀에게 믿어야 할 것과 믿지 말아야 할 것을 일러줄 권위 있는 목소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하지만
날개 다친 새 한마리

비둘기였다. 어쩐 일인지 차가 지나다니는 길 한복판에서 푸드덕 거리고 있었다. 깃털이 날아다니는 것으로 보아 조금 다친 모습이었다. 숲세권이라 고도도 높고 선풍기만으로도 이미 시원한 지경이지만, 그래도 한낮의 폭염은 효율도 안 오르고 하여 마침 쿠폰도 생겼겠다 쓰려고 킥보드를 끌고 나와서는 쾌적한 공간에서 잘 시간을 보내다가 가는 길, 녀석을 만났다.

못 보았으면 모를까~ 크게 바쁜 일도 없고 무엇보다 쟤 그냥 두면 100% 죽는데? 마침 차도에서 신호로 인해 차들도 지나지 않고 그냥 가면 눈에 밟힐 것 같아 대충 세워두고 스벅에서 남은 냅킨 몇 장 주머니에 넣은 걸 꺼내들고 그 살려고 발버둥 치는 비둘기에게 접근했다.

길가던 다른 사람들도 쳐다 보기만 하고 안타까워 하기는 했지만 다가가는 사람은 없어. 예전에 한창 단편 만든다고 기웃거릴 때 같이 작업하던 알던 언니 하나는 저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이 아니고 닭둘기로 아주 비호감적 존재로 묘사한 적이 있었는데, 한 이십 년 전 쯤.

사람은 아니지만 동물권도 갈수록 소중해지는 마당에, 아니 모르겠고 선한 사마리아인도 아니지만 어쨌든 내겐 시간도 있고 냅킨도 있었으므로 다가갔는데 이 녀석이 자기를 구해주러 온 것인줄도 모르고 반항하는 것이었다.

날개를 다쳐 잘 날 수도 없고 어찌어찌 더 보도블록 쪽으로 기특하게 푸드덕 거리면서 이동하긴 했는데 그래도 아직 위험해! 그 와중에 차가 두 대는 지나갔지만 다행히 비껴갔고 ㅠ 그리하여 다음 신호가 다시 왔을 때 딱 잡아서 얘를 이제 어쩌지? 하는데 저 건너편에 어머님 한 분이 길을 그냥 지나지 못하시고 걔를 주차장에 맡겨 놓자고 하시는 거였다. 아니 주차장 관리인은 차를 관리하시는 것이고 얘는 어디 개천가에 흙 있는 곳에 풀어 놓아주면 날개를 아주 조금만 다쳤고, 저 차도에서도 기를 쓰고 본능적으로 갓길로 이동하려던 의욕적이고 '새' 치고는 판단력 있는 녀석이기에 딱 거기까지만 데려다주면 될 것 같은데 아주머니 생각은 다르셨다. 자신이 주차장에 얘기 했으니 거기 맡겨서 물이나 먹이자는 말씀이셨다.

내가 이 동네를 아직은 잘은 몰라도 분명 개천이 있는 다리 밑을 저 사진에서 처럼 지났었는데 문제는 도보가 아니라 킥보드였으므로 아직 살아 푸드덕 거리는 녀석을 두 손도 아니고 한 손으로 잡아서 거기까지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 번 시도했는데 벌써 도망가서 다시 잡아오긴 했는데, 설령된다 한들~ 한 손 킥보드는 나름 시속 30km는 나오므로 나도 위험하지. 끌기엔 거리도 멀거니와 한 손으로 새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끌었다간 또 도망가게 생겼고;;

하여 그 분 말씀대로 주차관리원분께 맡겼는데 어디 천가로 데려다 주면 좋겠는데 못하고 있다고 하니 선량해 보이시는 분이 알겠다고 하시며 물도 먹여주겠다는 대답이셨다.

그리하여 그 날개 다친 새 🐦 는 살 수 있을거라 예측해 본다는 오늘의 새 동네 에피소드☆

없는 층의 하이쎈스

12페이지까지는 남다른 필력에 몰입해서 오호하면서 읽다가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책 읽기를 포기하게 되었다. 


없는 층의 하이쎈스
없는 층의 하이쎈스
666. 독서모임 운영노하우 7단계 (김일)

저자는 대기업에서 회계 일을 하다 중소기업 CEO를 지내고, 태국에서 대안학교 교감을 하고, 대학 겸임교수 자리도 얻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졌을 때에는 일자리가 없어 에어컨 설치 보조기사로 일했다고 한다. 그때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책을 읽고 온라인 독서모임을 시작했다고 한다.

독서모임운영노하우7단계
독서모임운영노하우7단계
665. 서울 선언 (김시덕)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책 한 권 읽고 그게 전부라고 여기면 안 되겠지만, 조선시대 서울과 민주공화국 시민의 서울을 구분하자는 주장에 매우 동의하게 되었다. 한양 도성을 복원하기 위해 남산 식물원을 철거하고, 사직단을 원형 복원하기 위해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과 종로도서관 건물을 철거하려 했던 시도 같은 건 확실히 이상하다. 저자는 “조선 왕조로부터 현대 한국을, 조선 시대로부터 현대사를 지켜야 합니다”라고 썼다.

서울 선언 - 문헌학자 김시덕의 서울 걷기, 2002~2018
서울 선언 - 문헌학자 김시덕의 서울 걷기, 2002~2018
장미의 이름
장미의 이름(하)
장미의 이름(하)
장미의 이름(하)
서책의 선은 읽히는 데 있다.기호는 하나의 기호를 밝히는 또 하나의 기호로 되어 있다. 기호는 이렇게 모여서 한 사상의 모습을 증언하는 게다. 이를 읽는 눈이 없으면, 서책은 아무런 개념도 낳지 못하는 기호를 담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그런 서책은 벙어리나 다를 바가 없다.(p.710)
서책의
서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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