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반값도서로 구매한 책 치고는 정말 괜찮은 책이다. 얇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뇌의 판단에 잠깐 개입해서 다시 생각하는 연습을 함으로써 조금더 나은 사람, 삶이 될 수 있도록 바꿔보려는 시도를 한 번쯤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서랍에 한 켠 넣어둔다.
무의식에 숨어있는 편견과의 싸움, 타인을 점수화하여 행동하는 어리석음을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의 끌림이 항상 관심사다
하지만 언제인가 싶을 만큼 끌림이 사라졌다.
살아온 내 인생길을 돌아보니 사람에 대한 끌림이 전혀 기록된 것이 없다.
정말 그럴까
다시 자세히 살펴보려한다
동료 작가들이 자신의 작가 생활에 대해 쓴 에세이를 읽는 건 나에게 길티 플레저다. 내 작가 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읽으면 다 재미있다. 저자가 솔직하면 솔직할수록 재미있다. 그리고 내가 여태껏 읽어본 한국 소설가들의 소설가 생활 에세이 중 이보다 더 솔직한 책은 없었다. 이렇게 솔직하게 쓰시다니.
수명 연장과 노화 방지 연구를 소재로 하는 알찬 교양과학서. 저자가 입담이 좋고 ‘뭐 먹으면 오래 산다’ 유의 조언을 피하는 터라 신뢰가 간다. 절식을 포함해 여러 가지 좋다는 습관이나 음식에 대해 대부분 ‘영향이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효과가 있는 것은 역시나 운동과 식이 섬유 섭취라고.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무신론자들은 이런 사상에 빠져 파멸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이 신 없이 도덕과 의미를 지닐 수 없다고 믿었다.
『도덕의 궤적』(바다출판사)은 이런 믿음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인류가 앞으로 종교적인 기반 없이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문제적 저작이다. 작가는 리처드 도킨스 등과 함께 종교를 공개 비판하는 무신론자 지성인으로 유명한 마이클 셔머. 과학적 회의주의자들을 위한 잡지 《스켑틱》을 만든 바로 그 사람이다.
768쪽짜리 책의 앞부분은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와 내용이 겹친다. 인류 역사에서 폭력은 꾸준히 감소했고, 그런 진보의 동력은 종교가 아닌 과학과 이성이었다는 분석이다. 참고로 핑커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속편을 찾는다면 그게 바로 이 책”이라고 『도덕의 궤적』을 호평했다.
셔머는 거기서 더 나아가 인류의 도덕적 발전에 뚜렷한 방향성이 있다는 견해를 펼친다. 일부 계층에서 전체 인류, 더 나아가 동물에 이르기까지 ‘고통을 느끼는 모든 존재’를 포괄하려는 길로 우리가 구불구불 나아가고 있다는 것. 그는 문명의 단계별로 인간을 제어하는 힘이 기본 감정에서 원시적 정의감, 형사사법제도로 발전하며, 다음 목표는 응보가 아닌 회복을 추구하는 정의라고 주장한다.
인류 전체에 초점을 맞췄기에, 도스토옙스키가 고민한 ‘왜 나 개인이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어물쩍 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치밀한 사유와 꼼꼼하게 수집한 근거들은 쉽게 반박하기 어렵다. ‘문명 2.0’과 외계인에 대한 논의까지 펼치는 말미에는 장쾌하다는 탄성도 나온다.
책을 펴낸 바다출판사는 한국판 《스켑틱》도 2015년부터 내고 있다.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왜 다윈이 중요한가』 등 셔머의 다른 저작도 출간했다. 김인호 대표는 “셔머의 합리주의, 이성주의가 우리 출판사의 지향성이고, 제 개인적인 지향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책은 나온 지 한 달 만에 초판 1쇄가 다 팔렸다고 한다.
인도.
계급.
정치.
여론이 몰고 가는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변화.
지반, 러블리, 체육선생 사이에 등장하는 막간극들.
한 명의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씁쓸하고 슬프고 화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지 않는 나 자신에게 허무를.
마지막 챕터에서 글이 짧아지면서 작가님 목소리가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마지막 산문과 에필로그 통해서 다시 충전 되었다.
좋은 문장, 마음에 남는 문장이 많은 산문집.
북마크 한 부분만 종종 열어봐도 좋겠다.
외계인.
여성 노동자.
이 두 단어 만으로 설명이 가능 하지만 그 깊이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신비하고, 가슴 아프며, 재미있기까지 하다.
삶과 죽음.
현 제도에 대한 시선.
커뮤니티. 공동 생활에 대한 이야기.
진정한 복지.
의료와 돌봄의 차이. 떨어뜨릴 수 없는 연결고리.
하지만, 지금 우리는?
과연, 웰 데스라는 건?
다양한 생각이 가능하다.
좋은 책이야.
“때론 진실보다 거짓 섞인 사실이 더 진짜같다”
영화 후반부 웹소설 ‘댓글부대’로 인해 찡뻤킹과 팹택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하지만 주인공이 받은 피해와 허무함은 진짜고, 그들을 보며 느낀 내 감정도 남는다.
허위조작정보는 그래서 문제다. 대안적 사실은 존재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