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밀도로 원시시대부터 19세기까지 철학과 관념의 발전사를 훑는다. ‘현대 민주주의와 관련이 있는 것은 고대 그리스가 아니라 로마 공화정’이라고 딱 부러지게 정리하고, 불교의 화두수행에 대해서는 ‘순간적 깨달음이 가능하다고 봤기에 동원한 황당한 명상과 난감한 논쟁’이라고 풀이한다.
사상사, 그중에서도 정치 사상사에 흥미가 있어 여러 책을 읽기 전 입문서로 택했다. 간략히 정리한 분량에 비해 시대상과, 중요한 용어 설명까지 놓치지 않는 알찬 책이다.
책 내용 간단히 요약 정리해 본다.
메타데이터 : 콘텐츠를 구성하는 객관적 데이터. 예를 들자면, 한국 영화, 송강호 주연, 2시간 10분 상영 시간 등
사용자 기반 협업 필터링 : 비슷한 사용자가 좋아한 제품을 추천
아이템 기반 협업 필터링 : 좋아한 아이템과 비슷한 아이템을 추천
필터버블 (매일 똑같은 것만 추천)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가끔 이질적인 것도 섞어놓는다. (보통은 베스트셀러)
알고리즘 계산은 행렬로 이루어지며 이 때 유용한 것이 GPU
추천에서는 시간도 주요 고려 요소.
과연 10년 동안 그 사람은 변하지 않았을까?
최근 데이터는 언제나 가중치가 높다.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의 관점으로 보는 인간, 기계, 과학과, 그들이 어떻게 복잡하게 얽히는지에 대한 이야기. 인간과 비인간의 연결을 과학도 인문학도 흔히 놓친다고 지적한다.
장쾌하고 낙관적이고 너무 낙관적이어서 도리어 심란하다. 읽다 보면 ‘특이점 논의’에 저절로 참여하게 된다. 저자는 ‘비판에 대한 반론’이라는 장까지 내놓는다. 그 반론이 기술지상주의의 한계에 갇혀 있기에 책장을 덮은 뒤에도 비판적 독서는 이어진다.
저자 모터사이클에 올라 칸트를 비웃고 인도철학에 작별을 고하고 노자를 재해석하고 아리스토텔레스를 무너뜨리는 800쪽의 여정을 마치고 난 사람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매우 좁다. 동의든 거부든, 응답은 격렬하리라. 출간 40년이 지난 지금도 해외 인터넷에서는 재야 철학자들이 사이트를 만들어 이 책을 토론 중이다.
간혹 이 책을 ‘인간의 행동은 유전과 환경 양쪽으로부터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하는 글을 본다. 그보다는 ‘유전이 진짜 중요하다니까! 제발 아닌 척 하지 말자!’가 더 제대로 된 요약이다. 몇몇 대목에서는 거의 울분에 찬 것처럼 보일 정도다. 핑커의 비판 대상에는 엘리트 예술이나 포스트모더니즘도 있다.
최근 GPT 이슈를 타고 기획 출간된 여러 책들 가운데 사람이 쓴 분량이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 문과 출신 저자의 기술에 대한 막연한 낙관주의.
막걸리 전문점이라 그런지 내가 오랜만에 막걸리를 마셔서 그런 건지 맛있었다.
막걸리 무한리필이 한 사람에 1만2천원이니까 많이 안 마셔도 그냥 무한리필을 고르는 것이 좋겠다. 우린 모르고 그냥 단지로 마셨다. 한 단지는 약 1만원 정도인데 크기는 그냥 작은 주전자다.
안주도 맛있고 가게도 깔끔했지만 아주 간만에 불친절한 직원을 만나 일견 신선함마저 느껴졌다. 요즘도 이런 직원이 있다니... 아마 이 곳은 배상면주가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여울 작가님은 코로나 첫 해 가을 북토크에서 처음 뵈었다. 마스크를 쓰고 사인만 받은 것이므로 나만 간직하는 것이지만^^ 이후로 월간정여울 심야라방이라던가 줌을 통한 강좌들, 한겨레에서 하던 하루 인텐시브 글쓰기 강좌에 참여했었다. 나보고 욕심이 많다고 하시기도 ㅎㅎ
그러던 중 작가님 책 중 한 권은, 마침 언니와 작가님이 동갑이시기도 하고~ 언니에게 전에 동갑이라며 선물로 주기도 했었는데 이 책은 참여했던 줌강의 선물의 일환으로 받았던 책인듯. 몇 년은 묵히다 이제 읽는다. 펼치니 딱 지금 보고픈 이유가 있네! 지금에야 들어오는 말들이다. 헤세의 책들을 소개한 이 책에서 수만번 언급하셨던^^ 데미안 외에도 황야의 이리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은 마침 한 사년 전에 오프라인 글쓰기 수업을 들은 적 있던 김탁환 작가님께서 틈틈이 추천하셨던 책이었다. 이런 책이었구나~ 그러나 너는 뭐, 헤세의 책은 무려 데미안도 안 읽었고;; 수레바퀴 아래서는 청소년 기 읽다 말았었고 ㅠ 그나마 지와 사랑 정도만 다 보았다니ㆍㆍ 반성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