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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란 자기의 원을 자기 주먹으로 뚫고 나가 원 밖에서 무언가를 빼앗아오고자 하는 행위다. 원 밖에는 강력한 놈들도 잔뜩있어. 빼앗아오기는 커녕 상대방이 네 놈의 원 속으로 쳐들어와 소중한 것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 게다가 당연한 일이지만 얻어 맞으면 아플 것이고, 상대방을 때리는 것도 아픈 일이다. 아니 무엇보다 서로 주먹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런데도 넌 권투를 배우고 싶으냐? 원 안에 가만히 있는 편이 편하고 좋을 텐데. p66
권투란
권투란
20240314

<홍승은의 무해한 말들>


은유 작가님 칼럼을 읽다가 흘러왔다. 읽으면서 와닿는 내용이라 옮긴다. '지금의' 나는 이런 내용에 사로잡혔다는 것. 놓치지 않도록 야금야금 모아야지.


[홍승은의 무해한 말들] 서로의 떨림에 접속하기 | 예스24 채널예스 (yes24.com)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가의 눈을 바라보았다. 가끔 멈칫하며 당황하는 작가에게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작가님 충분히 좋아요!” 같은 응원을 전하기도 했다. 2부에서는 각자에게 엄마가 어떤 의미인지 돌아가며 나눴다. 나는 엄마 이야기를 하다가 펑펑 울어버렸다. 모두가 내 눈물이 부끄럽지 않도록 품어주었다. 작가에게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꾸벅 감사 인사를 전하고 책방을 나섰다. 밤바람이 상쾌했다. 내 처음처럼, 작가에게도 그날이 긴장과 설렘,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남길 바랐다.


얼마 뒤 내가 두 번째 단행본을 낼 무렵, 출판사에서 사전 서평단을 모집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서평단 지원서를 쭉 읽다가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김은화 작가였다. ‘제가 처음 북토크를 했을 때, 승은 님은 따뜻한 눈으로 저를 바라봐주었어요. 이번에는 제가 승은 님의 떨림을 응원하고 싶어요.’ 내가 계속 말할 수 있었던 건, 내 약하고 소심한 마음을 알아주는 마음들 덕분이었다. 서로의 품에서 숨지 않고 말할 힘을 무럭무럭 기르던 ‘우리’를 떠올리며, 나는 바란다. 당신의 처음과 떨림에 기꺼이 접속하고 싶다고.'

전설 뒤의 추악함과 역사적 의미들을 돌아보다

호스티스 후마니 제네리스. 익숙하지 않아서 주문같이 들리는 이 국제법 용어 - 인류 모두의 적 - 도 그렇고, 해적이라는 소재는 전설부터 소설, 영화까지 뭔가 낭만적이다. 그러나 기본 해적을 다룬 논픽션들은 낭만은 커녕 일단 경악할만한 비위생과 잔학함으로 가득하며, 이 책의 내용도 핵심은 한 해적을 둘러싼 역사적 맥락이다만 크게 다르지 않다.

뜬소문을 퍼뜨릴 출판문화의 태동과 맞물려 해적 본인들의 자기 pr이 확산되는 걸 보면 속도나 규모의 차는 있어도 지금이랑 크게 다를 것도 없다는 점에 일단 한숨 쉬고,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그래도 계속 아쉬움을 느끼는 대목들을 접하게 된다. 헨리 에브리가 공격한 것이 어디 다른 동네 배였다면 동인도회사의 운명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며 인도 사람들은 훗날의 수난을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익의 분배면에서는 다른 집단들보다 평등한 면이 있었다고는 해도, 자기들끼리 평등하고 남을 해하면 그게 무슨 덕목이 되겠는가. 재판으로 영국이 이제 우린 해적 국가가 아니라고 천명했다만, 결국 제일 나쁜 놈은 재판도 걸지 못했고 훗날 해적질이랑 별로 다를 것도 없는 행위를 했으니 뭐...

모든 사실이 다 씁쓸하지만, 덮으면서 저자의 다음 책을 또 기다리게 되니 재미있음은 틀림없다. 다음 책은 좀 덜 씁쓸하길...

인류 모두의 적 - 해적 한 명이 바꿔놓은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
인류 모두의 적 - 해적 한 명이 바꿔놓은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
954. 아프기만 한 어른이 되기 싫어서 (강인식)

저자는 이 이야기가 ‘장애인의 인간승리’로 소개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박현묵의 서사에도 전형적인 요소는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뜻밖의 기이한 에너지와 낯선 유쾌함도 있다. ‘찐덕후 감성’도 그 중 하나다. 나는 박현묵은 아라고른이고, 김준범 교수는 간달프, 박현묵의 어머니는 갈라드리엘, 책을 쓴 강인식 기자는 레골라스나 김리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톨킨이 창조한 캐릭터건, 여러 문화권에서 오랜 과거부터 내려온 전승 속 인물이건 간에, 우리가 영웅이라 부르는 존재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가혹한 시련을 겪고, 조력자를 만나 성장하며, 소명을 깨닫고 도전해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해낸다. 그 과정은 언제나 설레고 감동적인데, 아마 우리가 그런 삶을 소망하면서 그렇게 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프기만 한 어른이 되기 싫어서 - 난치병을 딛고 톨킨의 번역가가 된 박현묵 이야기
아프기만 한 어른이 되기 싫어서 - 난치병을 딛고 톨킨의 번역가가 된 박현묵 이야기
953. 부스러졌지만 파괴되진 않았어 (김가을)

‘아버지 폭력’이라고 불러야 하는 범죄가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우리가 모두 알지만, 어떻게 분류하고 명명해야 할지 몰랐던 폭력 범죄. 훈육, 엄부(嚴父) 같은 단어 뒤에 숨었던. 이 기록과 고백은 투쟁 서사이며, 성장 서사이며, 영웅 서사인 동시에 구원 서사다. 저자는 희생자와 생존자의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거기에 맞선다. 다른 희생자를 설득하고 돕는다. 김가을 작가는 마침내 적을 쓰러뜨린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는 적을 이해하고 구하려 나선다. 그 과정에서 이 투사이자 구원자에게 독서가 무기가 되었다는 사실이 특히 무겁게 다가왔다.

부스러졌지만 파괴되진 않았어 - 아버지폭력에 맞선 스물넷 여성의 내밀하고 치밀한 지적 통찰
부스러졌지만 파괴되진 않았어 - 아버지폭력에 맞선 스물넷 여성의 내밀하고 치밀한 지적 통찰
요새 읽은 책

한 노래 좋아하던 영사기사의 딸이 세계적인 프리마돈나가 되고 그 여정의 동반자들을 만나고 마침내 음악과 하나되기까지 그려낸 감동적 이야기.

나나 무스꾸리 자서전 - 박쥐의 딸
나나 무스꾸리 자서전 - 박쥐의 딸
20240313 빠져있는 것들

은유 작가님 칼럼 <은유의 다가오는 것들>


은유 작가님의 칼럼들이 미치게 좋다. 그냥 다 주옥 같다.


하찮은 만남들에 대한 예의 | 예스24 채널예스 (yes24.com)

청첩장을 여러 번 받게 되면서 결혼에 대한 꺼림칙한 마음이 자꾸 들었는데 이 글이 가렵던 내 의문을 긁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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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좋아하는 이성과 맺어지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 그래서 축복한다. 결국 여기에는 좋아하는 이성과 맺어진 일이 당사자뿐만 아니라 세상 일반에 행복한 일이라는 사고방식이 전제로 깔려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 어법, 축복의 방식은 동시에 좋아하는 이성과 맺어지지 못한 사람들은 불행하다든가, 아니면 적어도 이 두 사람만큼 행복하지 않다는 의미를 필연적으로 띠고 만다.”(111쪽)

 

저자는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한다는 것 자체가 독신이나 동성애자에게는 저주가 된다며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나누는 규범을 모조리 갖다 버려야 한다. 규범이란 반드시 그것에 의해 배제 당하는 사람들을 산출하기 때문이다”(112쪽)라고 일갈한다. 뭔가 후련했다. 좋음과 나쁨의 전복이 아닌 규범의 용도 폐기. 누구도 소외되지 않으니 배려도 필요치 않은 상태. 누가 결혼했든 이혼했든 합격했든 실직했든 발병했든 서툰 연극 배우처럼 구는 짓은 이제 그만이다.'



울더라도 정확하게 말하는 것 | 예스24 채널예스 (yes24.com)

회사에서 점심 회식 후 오늘(3월 8일) 여성의 날이라고 내가 언급했고, 그 상황에서 여성전용주차장 폐지되었다고 차장님(남성)이 말했다. 그 말이 화두가 되어서 여성들의 의견이 분분해졌다. 이렇게 흘러간 대화 맥락에 이후에도 계속 기분이 나빴는데, 이 글을 읽고 겨우 다잡는다. 지독하고 지겹게 익숙한 흐름이다. 울더라도 정확하게 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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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낯설고 익숙한 상황, 이야기의 전후 맥락을 살피기보다 자신을 불쑥 내세우는 남성성의 노출에 난 또 찔렸다. 이번엔 정신을 집중해 말했다. 내 몸을 통과한 폭력의 기억에 대한 가치 폄훼를 바로 잡아야 했다. 당신의 발언은 내가 폭력의 당사자여도 문제, 아니어도 문제다. 용기 내어 자기 아픔을 터놓고 그 아픔에 같이 아파하고 감응한 사람들에 대한 결례이자 업신여김이다. 폭력의 피해를 개인의 박복과 불운으로 취급하는 것, 수치심을 심어주어 침묵을 강요하고 사적인 문제로 돌리는 관습이 얼마나 많은 폭력을 양산하고 방치하는지가 오늘 강의 주제라고 정리해주었다.

 

물론 냉정하고 초연하지 못했다. 맥없이 터진 눈물을 꾹꾹 누르며 말했고 그는 주저 없이 사과했다. 자신이 강의 중간에 들어와서 앞의 이야기를 못 들었고 인문학을 배운 지 얼마 안 돼서 잘 몰라서 그렇다는 말도 덧붙였다. 선량한 눈매를 가진 그의 사과를 의심하진 않지만 그럴수록 그의 언행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강의 내용 파악이 어렵고 공부가 부족하다고 여기면서도 스스로 말하도록 허락했고 기어코 한 수 가르치려 들었으므로.'



슬픔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 예스24 채널예스 (yes24.com)

분명 해야할 공부다.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오히려 슬픔을 거세하도록 종용하는 사회가 자주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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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간 아이가 휴가를 나왔다가 들어간 다음 날, 빨래를 개키다가 멈칫했다. 아이가 입던 양말이랑 팬티가 손에 잡혔다. 사람은 가고 없는데 옷가지만 남아 있는 게 영 이상했다. 당분간이겠지만 임자 없는 옷들. 그것을 만지작거리다가 나는 ‘최초의 빨래’를 생각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처음 돌아간 세탁기에서 나왔을 옷들. 아이가 수학여행 가기 전 벗어놓은 허물들. 그것을 빨고 말리고 개켜도 입을 사람이 더는 없음을 알았을 때, 참사 이전의 일상을 완강하게 간직한 그 옷들은 다시 젖어가지 않았을까.'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평범한 사람들의 각성과 저항의 서사로 빛난다. “아이랑 함께 했던 공간과 시간을 아이 없이 모두 다 새로 시작해야 한다”(213쪽)는 사실에 인생 초보가 된 사람들.'



우리는 왜 살수록 빚쟁이가 되는가 | 예스24 채널예스 (yes24.com)

'가난은 상대적이나, 한 존재에게 중요한 것들을 뺏어간다. 밥부터 포기시키고 밥이 매개하는 관계와 건강을 무너뜨린다. 가난은 말을 가로챈다. 감추고 싶은 것은 강제로 노출시키고, 말하고 싶은 것은 들어주지 않는다. 먹고살기 바빠 일일이 사정을 말할 기회가 없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 아마 그건 고생 끝에 낙이 온 사람에게만 발언권이 주어졌기 때문일 거다. “성실한 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실했다가 개죽음을 당한”(189쪽)이들은 말이 없다. 특정 지역이 사교육 시키기 좋다는 말. 사교육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기득권층이 된 이들의 언어일 것이다. 사교육에 실패했거나 애초에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의 말은 배제됐다. 재개발이 지역 발전에 좋다는 말도 마찬가지. 매매차익으로 부를 축적한 중산층과 그것을 조장한 토건재벌의 말이다. 쫓겨난 원주민의 말은 무음 처리다. 사회적 편견은 그렇게 생산ㆍ유통 된다.'



글쓰기는 나와 친해지는 일 | 예스24 채널예스 (yes24.com)

“지금까지 제 글이 이상하고 못났던 것은 배움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어요. 필사를 하지 않아서, 단어를 많이 몰라서, 독서량이 부족해서. 그게 아니더라고요. 나를 생각하지 않아서였어요. 나를 바라볼 수 있을 만큼의 고독과 외로움이 괴로워서. 그럴 때 늘 찾았던 친구들, 드라마, 영화, 책이 문제였어요. 나 자신과 생각보다 서먹한 사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알려주지 않으면 그 이유를 모르시겠어요? | 예스24 채널예스 (yes24.com)

'좀 합리적이 되라고 말하는 변호사, 네 병은 내가 안다고 말하는 의사. 그걸 꼭 알려주지 않으면 하나도 모르고, 알려주어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그들은 이 시대의 전문가들이다. 타인의 사정을 헤아리기 위해 진득한 노력을 기울이는 인내심이 부족하고, 한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자기 지식으로 성급히 단순화해버리는 재주에만 능하다.'


'합리성으로 포획되지 않는 삶, 실패로서만 확인되는 앎이 있다. 그것은 나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다. 아내의 병을 고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남편이 정작 아내의 말을 듣지 못하듯이, 어떤 목표에 사로잡히면 사람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성실함의 중단, 합리성의 거부를 실천한 바틀비처럼 나도 성실함과 합리성의 스위치를 몸에서 꺼두어야 할까 보다. 그래야 사람이 보일 것 같다.'



성폭력 가해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 예스24 채널예스 (yes24.com)

'용서는 신이 지급하는 쿠폰이 아니고 인간의 용기를 거름 삼아 자라는 나무라는 것. 그래서 가해자와 피해자, 공동체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 내어 정성스럽게 가꾸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살아있음 자체가 용기다. “삶은 계속된다. 한껏 이용하라. 네가 가진 게 별로 없다 해도 삶만은 네 것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 김승섭

이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떠오르지 않는다.

평소 자주 가는 도서관에 없어서 상호대차를 해서 읽었다.

한 번 책을 빌리면 서너 권을 같이 빌리는 터라 읽기까지 꽤 묵혀두었던 책이다. 사실 책장을 펼치고 목차를 보았을 땐, 아차 싶었다. 내가 상상했던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어떤 인상을 가졌기 때문에 이 책을 고르게 됐을텐데 이상하게도 기억이 없다.)


덜컥 겁이 났다. 나는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는 싶지만 딱히 약자, 소수자들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들에 대해서 콕 집어 얘기하겠다고 하니... '읽지 말고 반납할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왕 빌린 책이니 한 번 읽어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반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하루 만에 거의 다 읽었다.


이 책은 책 곳곳에서 공동체가 소수자들을 혐오로부터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소수자들에는 장애인,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노동자 등이 포함된다. '공동체가 나를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해지면 결국에는 공동체가 무너지게 된다는 거다.


저자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편견을 갖고 있는다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타인의 삶에 대해 판단할 때 조심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걱정스럽다고 지적한다.


안전보건학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결과를 수치로, 통계로 소수자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들의 고통의 크기를 숫자로 보여준다.


보고싶지 않다고 외면하던 현실이 내 눈 앞에 펼쳐졌다. 편치 않은 주제임에도 술술 읽히던 건 저자의 조심스럽고도 단단했던 마음 때문일 것이다. 연구 보고서가 아니라 책이기 때문에 더욱 더 신경써서 글을 쓴다던 저자의 말이 떠오른다.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나라는 사람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수자들뿐만 아니라 타인을 대할 때 편견으로 쉽게 재단하지는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상대방의 삶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는 것, 이해가 어렵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을 것. 할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나아가보기로 한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최근에 받은 선물 자랑

남편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신과 진료를 갈 때 동반한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처음에 같이 가자고 해서 그때부터 거의 매번 함께 가고 있다. 의사 선생님이 내 상담은 옆에서 공짜로(?) ㅎㅎ 조금 해 주기도 하시고 우리 부부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다. 그제는 의사 선생님이 "자랑할 일이 있으면 자랑 많이 하세요. 좋은 거에요." 라고 하셨다. 나는 옛날 사람이라 겸손이 미덕이라고 배워 뭔가 자랑하는 것이 낯 뜨겁고 어색하다. 실제로 자랑할 일이 별로 없기도 하고.

하지만! 요 며칠 우연치 않게 선물을 받게 되어 본격적인 자랑 타임을 가져본다. (사족이 길구먼)


1.조영주 작가님이 주신 도장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대부분 모름) 그믐을 시작하고 나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 마이 네임 이즈 김새섬. 유 노?

작가님이 도장을 선물로 주셨다. 옛날 이름으로는 도장이 몇 개나 있지만 새로운 이름이 새겨진 도장은 처음이다.

선물 상자에 붙은 테이프 문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겸손 1번에 자랑 10번. 네.자랑할게요!!

파란 천으로 만든 고운 도장집에 바깥에 '그믐'이라 쓰여있는 까만 도장은 손에 쥐어보니 그립감도 좋다. 테스트로 흰 종이에 찍어보고 소리 질렀다. 이건 정말 너무 예쁘잖아! 선물이라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 밖에 모르는 나는 이런 센스쟁이들이 너무 부럽고 고맙다.


2.하정 작가님이 주신 레몬 갈갈이

처음 받고 이것은 다진 마늘인가 싶었는데 아니고 제주 유기농 레몬이다. 씨앗과 꼭지만 제거하고, 진공블랜더로 레몬을 통째로 갈아 만든 이름도 재미있는 레몬 갈갈이. (레몬 외 아무것도 안 넣었다고 하심.)

먹기도 전에 눈과 혀가 먼저 반응한다. 상큼한 봄의 기운이 물씬. 궁금증에 일단 한 스푼을 살짝 맛 보았는데 쓰지도 않고 상콤하니 너무 맛있어서 정신줄 놓고 숟가락으로 막 퍼먹었다. 투게더도 아니고 이러다 한 통 다 먹을 것 같아 일단 멈추고 집에 있는 꿀을 함께 넣어 따뜻한 레몬차를 만들었는데 너무 향기롭다. 맛도 맛이지만 그 정성이 너무 고맙다.


3.수북강녕 책방지기님이 주신 에코백과 책 

그렇다. 나는 서점 주인에게 염치없이 책을 선물로 받는 사람이다. 책을 수십 권을 사도 모자란 판국에 책방지기에게 책을 선물로 받다니. 그믐에서 고전읽기 모임을 하고 싶어 계획 중이라는 이야기에 선뜻 옆에 있는 덴마크 큐레이션 서가에서 '햄릿'을 선물로 주셨다. 노린 거 아니고 그냥 말씀드린 건데! 마침 그 옆에 햄릿이 있었을 뿐이고! (믿어주세요T.T)

에코백은 붉은 컬러도 쨍하니 예쁘지만 거기에 쓰인 글귀가 너무 좋다. Arbeidsglaede '일터의 행복'이란 덴마크 단어라고 한다. '일터의 행복'이라니 이 무슨 '뜨끈한 팥빙수' 같은 소리요 .정말이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일이 괴롭기만 할 이유는 없다. 하루 8시간 이상을 보내는 장소에서 작은 기쁨과 소소한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멋진 단어가 새겨진 넉넉한 사이즈의 에코백. 감사합니다!

이런걸 합니다

작가님들 이따금씩 일일 책방지기 하시는 모습을 못내 부러워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 번 해봅니다^^ 이번 주 설교에 행동해야 할 때, 기도만 하고 있지 말라셔서 ㅎㅎ 근처에 계시면 오세요~!


ㅡ 을지로에 위치한 그래서 책방 일일지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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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그믐밤] 6. 편지 읽고, 편지 쓰는 밤 @무슨서점[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가는군요](안온북스, 2022) 읽기 모임
🍵 따스한 녹차처럼 깊이 있는 독후감
종의 기원(동서문화사)브로카의 뇌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코스믹 컨넥션
딱 하루, 24시간만 열리는 모임
[온라인 번개] ‘책의 날’이 4월 23일인 이유! 이 사람들 이야기해 봐요![온라인 번개] 2회 도서관의 날 기념 도서관 수다
🌸 봄에 어울리는 화사한 표지의 책 3
[책증정/굿즈] 소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을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블라섬 셰어하우스 같이 읽어 주세요최하나 작가와 <반짝반짝 샛별야학>을 함께 읽어요.
<이 별이 마음에 들어>김하율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왔어요.
[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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