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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 갑진년 (甲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직은 계묘년이긴 해요. 육십간지는 음력이니까요. 

청룡의 해 24년을 맞아 푸른 용의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조금(?) 어려웠습니다.

검은 고양이, 흑묘 사진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볼게요. 

 

23년도 그믐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4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23-087 | 정용준, 유령

현대문학 (231227~231230)


❝ 별점: ★★★★

❝ 한줄평: 악(惡)은 무엇이고, 악인은 누구인가

❝ 키워드: 죄 | 살인 | 사형수 | 호기심 | 이야기 | 죄인 | 죽음 | 의도 | 본성 | 정상 | 욕망 | 기다림 | 미움 | 그리움

❝ 추천: 악(惡)과 악인에 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


❝ 존재를 숨겨야 존재할 수 있는 사람. 그게 나였습니다. ‘쁘리즈락’, 그곳에서 저를 부르는 명칭입니다. 여기 말로 ‘유령’이지요. ❞ (p.127)


🌊 첫 문장: 얼음 바다를 보신 적 있으십니까?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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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의 마지막 책으로 정용준 작가님의 『유령』을 골라뒀는데,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너무 복잡해져 버렸다. 그와 별개로 책은 정말 좋았지만.


✦ 죄와 벌, 선과 악의 기준에 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교도소에 있으니까 죄인’(p.25)이고, ‘행동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p.33)이라는 교도관 윤. 그러나 그의 마음을 들여다봤을 때 그는 악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신형철 평론가가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라고 말했던 게 생각난다.


✦ ‘누군가 몰락하는 풍경을, 누군가의 비밀이 어떤 이유로 인해 탄로 나는 모습을, 후회와 절망으로 무너져 침 흘리며 우는 모습’(p.39)을 우리 또한 매일 같이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지켜보기만 하는 이도 있지만 비웃고 비난하는 이도있고, 동정하고 연민하는 이도 있다. 속내를 들키지 않았다고 내가 한 생각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악(惡)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 474번이 신해준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도 그에게 동정은 가지 않았다. 그러나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고, 두 가지 생각도 동시에 할 수 있고, 두 가지 감정도 동시에 가질 수 있으며, 한 사람이 두 존재가 될 수 있다’(p.133)는 474번의 말은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세상이 완벽하게 이분법으로 나뉘는 곳이 아닌 것처럼, 나 자신도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없기에 언제든 두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작품 해설은 재독 후에 읽어보려고 아껴두었다. 이 복잡한 감정을 책을 한 번 읽고 다 써 내려가기엔 아직 나의 생각이 다 정리되지 않았다. 너무나도 겨울 풍경 그 자체인 이 작품. 겨울 하면 이제 정용준 작가님이 떠오를 것 같다. [📝2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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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무서운 사람이 누군지 알아?

  (…)

  잔인한 놈? 살인자? 사이코? 아냐. 아냐. 속을 모르겠는 놈이야. (p.13-14)


| 그는 의도를 품지 않아요. 죽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없고 그로 인해 얻는 쾌감도 원치 않아요. 그는 그냥 죽입니다. 그는ㅍ미워하는 사람이 없고 사랑하는 사람도 없어요. 따라서 복수도 없고 오해도 없지요. 폭우가, 눈덩이가, 번개가, 곰이, 인간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있나요? 사자는 사슴의 숨통을 끊고서 자신을 만든 창조자에게 용서를 빌지 않아요. 그냥먹을 뿐입니다. 본성이란 그런 것입니다. (p.28)


| 무표정한 얼굴로 쪼그리고 앉아 생명이 꺼져가는 모습을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 윤은 그것을 잘했다. 스스로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믿으며, 그것은 선한 일은 아니지만 결코 악한 일도 아니라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기다리고 지켜봤다. 누군가 몰락하는 풍경을, 누군가의 비밀이 어떤 이유로 인해 탄로 나는 모습을, 후회와 절망으로 무너져 침 흘리며 우는 모습도 지켜봤다. 직접적으로 엮이지 않고, 인과에 참여하지 않고, 그러나 완전히 무관하지도 않은 거리에서 그것을 지켜볼수 있도록 윤은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찾아냈고 선 앞에 서 있었다. (p.39)


| 죽게 되겠지요. 결국은 그렇게 되겠지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사형 당하러 들어온 사람을 사형 시키는 것이······ 뭐, 그 방법밖에 없겠지만 무력하군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모두가 합심하여 살인을 저지른 죄인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마치 공범같이 말이죠. 죄를 짓고 그에 합당한 벌을 집행하는 게 법과 교도소의 존재 이유라면 이유일 텐데 이 경우엔 모두가 결국 그가 원하는 대로 돕는 셈이죠. 뭔가 속고 있는 것 같아요. (p.93)


| 부서졌던 시간이 다시 모이고 있습니다. 일그러진 그림. 기괴하게 조립된 얼굴. 한쪽은 웃고 있고 한쪽은 울고 있습니다. 떠나가고 버려지고, 두 가지 일은 동시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보고 싶고 죽이고 싶고. 두 가지 생각도 동시에 할 수 있어요. 사랑하고 미워하고, 두 가지 감정도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다. 누나와 엄마. 오피스와 무미야. 한 사람이 두 존재가 될 수도 있어요. 이젠 이 혼란을 멈추고 싶습니다. 담당님. 이해하시겠습니까? (p.133)


———······———······———



유령
유령
Happy happy new year

작년에 우리,

많이 고생했으니까요~

그런만큼 올해는 더!

Happy, happy new year;)

구원의 호소 없이 인간은 살 수 있을까? (카뮈의 시지프론)

카뮈의 시지프 신화는 결국 한 가지 질문을 담고 있다. 

인간이 신 없이 살 수 있을까? 영원을 구하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어떻게 이 부조리를 용인할 것인가? 어느 날 문득 여태껏 살아온 나의 삶이 구덩이를 파고 내가 판 구덩이를 다시 메우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뒤, 그러고도 우리는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1.각성


익숙한 무대 장치가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닥친다. 아침에 일어나기, 전차로 출근하기, 사무실이나 공장에서의 네 시간 근무, 식사, 전차, 네 시간 근무, 식사, 잠 그리고 똑같은 리듬으로 반복되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이러한 일정은 대부분의 경우 어렵지 않게 이어진다. 어느 날 문득 <왜>라는 의문이 고개를 들고, 놀라움이 동반된 이 무기력 속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2.해답


 시지프의 말 없는 모든 기쁨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의 운명은 그의 것이고, 그의 바위도 그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조리한 인간이 그의 고통을 조용히 바라보면 모든 우상은 입을 다물게 된다. 느닷없이 자기 침묵으로 되돌아간 세계 속에서, 이 땅의 수많은 목소리, 경탄에 마지않는 작은 목소리들이 수없이 솟아난다. 무의식적이고 비밀스러운 호소, 모든 얼굴들을 초대하는 이 목소리들은 승리의 필연적 이면이자 대가이다. 그림자 없는 태양은 없는 법이기에 어둠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부조리한 인간은 〈예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카뮈의 해답 역시 ‘노오력’ 이다. 다만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른 노력이다. 시지프는 아무리 노력해도 100억 부자가 되거나 100만 팔로워를 얻진 못한다. 노력은 실제 삶의 개선을 보장하지 않는다. 돌덩이는 어제 그랬듯 오늘도 또 굴러 떨어진다. 그리고 내일도 또 굴러 떨어질 것이다. 바위의 무게는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돌을 밀어 올리는 그 순간 그는 잠깐 미소 지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터질듯한 팔의 근육통과 흙먼지 속에서 자신의 고통을 조용히 음미한다. 운명이 우리 삶에 목적이 없다고 비난할 때에도 우리는 고통에 색깔을 부여할 수 있다. 그 때 신은 그의 자리를 잃는다.   

 


시지프 신화
시지프 신화
마음 성장 플랫폼 [플레이라이프] 인터뷰
850.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 (이미진)

꺾이고 쪼였던 젊은 영혼만이 전해줄 수 있는 생생한 실감이 있다. 해방, 용기, 치유의 기록이자 바다, 햇빛, 서핑에 대한 책이고, 어쩌면 그 단어들은 다 같은 걸 달리 부르는 건지도 모르겠다. 서핑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들었지만 나 같은 몸치는 안 될 거야, 아마.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 -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행운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 -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행운
849.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 (김경훈)

한국인 사진 기자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자가 쉽고 맛깔나게 푼 사진 이야기. 우리 시대 사진이란 하나의 언어이며, 제대로 읽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맥락에서 심령사진, 누드사진, 셀카, 사진 포즈, 권력자의 사진이 말하거나 거기에 담긴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 -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사진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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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 올해와 내년

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이 된다.

오늘과 내일이라고 할 때는 시간의 간격이 길지 않게 느껴지는데 올해와 내년이라고 하면 시간의 간격이 멀어지는 느낌이다.

12월 30일에서 12월 31일이라고 할 때와 12월 31일에서 1월 1일이라고 하면 더더욱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것 같다.

3분 후면 12월 31일이 되는데, 그 다음날은 내년이다.

어릴 때는 12월 31일에 큰 다짐을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다짐이 적어지고 지긋지긋한 올해가 빨리 가버렸으면 하게 되었다.

살아온 날들보다 어쩌면 살아갈 날들이 적어진 나이.

그래서 내일은 좀 큰 다짐도 해보며 1월 1일을 맞이해보고 싶어진다.

새해의 해돋이를 보겠다며 부지런을 떨고 먼 길을 간 적은 없지만 2024년은 좀 다르게 맞이하고 싶어진다.

며칠 차이로 내년을 보지 못하고 떠나버린 누군가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이제 내일이면 1월 1일이다.

누군가는 맞이하지 못한 2024년을 허투루 맞이하지 않고 야무지게 맞이하고 다시 어린 마음의 두근거림을 가져보려 한다.

모두 2023년 마지막 날은 평안하기를…

수고한 나, 그리고 당신,

24년으로 훌쩍 잘 뛰어넘기를!

848. 진상 (요코야마 히데오)

다섯 편이 다 어쩌면 이렇게 여운이 남을까.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은 모두 정말 현실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취재도 많이 하는 것 같고, 건조한 문체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인물들의 마음속 울렁거림을 기가 막히게 잘 잡아내서이기도 한 것 같다.

진상
진상
847. 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책 앞머리에 적힌 수많은 추천사들처럼 나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재미있었다.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했고. 다중우주들 사이를 돌아다니게 하는 기계나 그 사용법은 썩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결말의 해결책은 생각해보면 여러 캐릭터들에게 참 무섭고 잔인한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30일의 밤
30일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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