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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모임 9기 4회] 2026년 4월, 안토니오 다마지오, <느끼고 아는 존재> 모임 후기

by 달빛우주2026-04-18 22:09:42
느끼고 아는 존재 -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느끼고 아는 존재 -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오늘 독서모임 아름 비문학 모임 9기 4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다섯 분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작가 소개 및 책 선정 이유


안토니오 다마지오(1944~ )는 감정, 느낌, 의식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로 현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신경과학·심리학·철학 교수 겸 뇌과학연구소 소장이기도 합니다. 다마지오가 현대 신경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로 평가를 받는 이유는 근대 철학 중심에 있는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을 틀렸음을 뇌 손상 환자들을 연구하여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저서 《데카르트의 오류》가 대표적인 책입니다.


독서모임 아름에서는 2020년 11월에 《스피노자의 뇌(원제: Looking For Spinoza: Joy, Sorrow And The Felling Brain》를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너무 어려워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다마지오 책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 따르면, 자기 책이 어렵다는 독자들 때문에 좌절감을 느껴 이번에는 핵심만 담은 "매우 간단명료한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해 출간했다고 했으니까요.


그러나, 그의 생각은 이번에도 틀렸더라고요. 번역자는 "일반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인 책이라는 평가에 절반만 동의한다"(217쪽)라고 하는데요. 제 생각엔 절반도 어렵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감상평


이번 모임에서는 발제 없이 감상평 위주로 의견을 나누었는데요.


우선은 개념이 어려웠다는 말이 가장 많았습니다. 다마지오는 emotion, feeling, affect를 구분하고 있는데요. 한국어로는 정서, 느낌, 정동(감정)으로 번역되는 이 세 단어의 차이가 명확하게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오면,


emotion(= 정서) - “지각 사건에 의해 촉발돼 함께 일어나는 비자의적인 내부 활동들(수축, 심장박동, 호흡, 호르몬 분비, 얼굴 표정, 자세의 변화 등)의 집합.”

feeling(= 느낌) - “유기체에서 원초적인 상태(배고픔, 목마름, 고통, 쾌락 같은 항상성 느낌)나 정서에 의해 촉발되는 상태(공포, 분노, 기쁨 같은 정서적 느낌) 등 다양한 항상성 상태들 다음에 발생하거나 그와 동시에 발생하는 마음속 경험.”

affect(= 정동) - “마음의 내용물이 정확하게 어떤 것이든(풍경이든, 가구든, 소리든, 아이디어든) 이 내용물은 반드시 정동과 함께 경험된다.” 느낌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반주를 해줄 수 있도록 만드는 악보 같은 역할을 한다면, 정동은 마음의 내용물에 속한 요소들 전체를 장악해서 변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 '정동, 느낌으로 변화하는 아이디어들의 세계', 102-104쪽


이렇게 정리가 됩니다.


이 내용을 중심으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정서가 내·외부적 상황에 대한 신체적 반응이라면, 느낌은 그런 신체적 반응에서 유발된 감정인데 정동이 특히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단지 정서와 느낌의 결합이 아니라 마음의 내용물과 함께 경험되는 것이고, 느낌이 악보라면 정동은 전체를 변주하는 것이라고 하니 아리송할 수밖에요. 개인적으로는 정서와 느낌이 결합되는 과정과 함께 하면서 마음의 출력물에 이름 붙이는 라벨 같은 것이라고 느꼈는데요. 확실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개념들이 헛갈리는 데다가 문학적인 표현들까지 뒤섞여 있다 보니 '어려운 수필' 같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과학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1장의 제목은 '존재에 관하여'인데다가 "태초에 말씀이 없었다"로 서두를 여니 당황스러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끝까지 읽는 것 자체가 승부욕을 발휘하게 했다, 유튜브 강의에서 찾아본 다마지오의 테드 강연이 아니었다면 이해를 못했을 거다와 같은 의견도 있었습니다. 모임을 마친 후 다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요.


다마지오가 아니라도 감정에 관한 연구들을 다룬 과학 책들은 많은데요. 그래서 리사 펠드먼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떠올랐다고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과학 책은 대중 친화적인 책이 아니면 어렵고도 어려운 책들도 많으니 앞으로는 책 선정을 보다 잘 해야겠다고 생각도 했습니다.(그래도 다들 괜찮았다고 위로해 주셔서 감사해요. ^^;)


약간 파생된 질문인데요. 비단 이런 책을 읽지 않아도 최근엔 몸이 중요함을 모르는 분들이 없죠. 건강하게 살려면 운동을 하고 잠을 잘 자야 하고 등등 이런 담론들이 대세를 차지한 지 10년 이상 되었는데요. 그런 관점에서 따지면, 독서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위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모임에 오신 분들이 독서하는 이유는 뭘까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독서는 생각을 확장시키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즉, 어려운 책들을 읽으면서 뇌를 단련시킨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이 통합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게 하고 생각을 오래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AI를 활용할 때에도 아는 만큼 질문할 수 있다. 즉, AI 사용에도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의견을 통해서, 독서가 자기를 성장시키는 경험인 동시에 사회 혹은 타인을 이해하게 하는 행위라는 생각을 다시금 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독서가 스스로를 더 잘 살게 해 준다고 생각하는데요. 시류에 따라 흘러가는 삶이 아니라 멈추어서 자신에 대해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삶을 살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더 스스로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이번 기수 함께 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5월에는 10기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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