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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10기 3회] 2026년 7월,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모임 후기

by 달빛우주2026-07-12 20:34:24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어제 독서모임 아름 비문학 모임 10기 3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여덟 분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작가 살피기


이 책의 저자 구마시로 도루(Toru Kumashiro, 1975~ )는 신슈 의과대학 졸업한 정신과 의사이자 블로그 '북극곰의 쓰레기통'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명 ‘북극곰 선생님’이라고 불린다고 해요.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에 글쓰기 시작했고 2010년대부터 집필 활동을 시작해, 『로즈겐 심리학』, 『멜팅 오타쿠, 하위문화, 양키』, 『청년 우울증의 사회』 등의 책을 출간했고 텔레비전과 라디오에도 출연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 선정 이유


현대 사회에서 사는 우리는 기술의 발전으로 더 건강하게 오래 삽니다. 삶은 더 편리해졌고 거리는 청결해졌습니다. 그런데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는 대답이 쉽게 안 나올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더 불안해졌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요?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까요? 이런 의문을 같이 논의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일본 사회에 대한 비평이지만 비슷한 현대사를 공유하는 한국에도 적용될 부분이 많을 것 같아서 선정했습니다.



책의 원제


이 책은 일본에서 2020년에 출간된 책으로 당시 제목은 『健康的で清潔で、道徳的な秩序ある社会の不自由さについて(2020)』 즉, "건강하고 청결하며, 도덕적으로 질서 있는 사회의 부자유함에 대하여"였다고 합니다. 저는 한국어 제목인 '불쾌함'보다는 '부자유함'이 이 책의 논지에 더 맞다고 느꼈습니다. 


발제 생략



감상평 및 논의


발제 후에 전체적인 감상평을 먼저 나누어보았습니다. 



우선 전체적으로 공감하신다는 분과 공감이 되지 않는 점이 많다는 분들도 나뉘었습니다. 혼자 읽었다면 전혀 몰랐을 듯하여 의미가 있었습니다.


운영자


읽으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한국 사회와 일본 사회와 비슷한 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신자유주의 하의 전 세계는 어디나 비슷한 면이 있기도 합니다. 다만, 차이점들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일본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더 예의 바르며 질서를 잘 지킨다고 했는데, 한국은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저자는 현대 사회의 작동을 떠받치는 세 가지 논리로 자본주의, 개인주의, 사회계약을 제시하며 이것들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특히 신자유주의는 정부, 학교, 개인 모두를 자본주의 논리에 잠식당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흐름을 바꿀 수는 없지만, 현대 사회의 통념과 습관에 반의를 갖고, 그런 현대 사회가 파생시키는 문제들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었습니다. 저는 문제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저자가 얘기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반의' 정도로 해결이 될까 하는 의문은 있었습니다. 



다* 님


과거 지역공동체 등에서 아이에 대해 훈육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육아에 대한 모든 책임이 오롯이 부모에게 있다는 지적이 공감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이 나르시시즘과 연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삶에서 느끼는 현상을 이론과 연결시켜 분석했을 때 와닿는 지점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눈여겨 볼 수 있습니다.


윤* 님 


공감 가는 내용 반, 공감 가지 않는 내용 반이었습니다. 공감이 되는 부분은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높아지면서 그 기준 밖으로 밀려나는 예를 들어, 어린이, 경계성 지능 등과 같은 사람들이 생긴다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기 시작하면서 수치심, 열등감에 시달리게 된다는 부분은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자기검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사회가 질서 있고 청결하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 싸움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종* 님


이 책에선 도쿄의 노숙자를 없애는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이런 불편함을 잘라낸다고 해도 새로운 불편함은 계속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불편함을 잘라내면서 평균값은 이동하는데 그것을 진보라고 봐야 하는지 평균값의 변화라고 받아들여야 할지의 판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간 사회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AI로 인해 사회는 달라졌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일이 완전히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즉, 변화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 님


제 취향의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소외된 대상을 시니어로 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대부분 해당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도 언젠가는 정규 분포의 바깥으로 나갈 텐데 그때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계속 다양성의 정의가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먼저 나이듦, 성에 대한 정의도 다를 텐데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이 다름의 합의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다양성을 정의하고 난다면 안전이나 안심에 대한 정의 또한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기준 역시 '나'가 되는 게 아니라 '사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즉, 공동체의 안전과 안심을 위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사회가 되기 위해 합의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 님


일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한국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견이 별로 없었습니다. 


명* 님


저자가 1975년생 정신과 의사인데 이 시기의 진료는 약으로만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거시적으로 생각한 점이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쾌적함과 불쾌함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편리함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인간의 문명이 편리를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하는 의도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감이 된 부분은 건강 혹은 미용에 관한 집착입니다. 최근 알게 된 2030대 남성들이 지나치게 제모를 열심히 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육아를 보면서 자본주의의 전사를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의대를 가야 한다는 부모의 욕망을 아이에게 투사시키는 경우를 주변에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지적처럼 많은 사람들이 상승 지향적인 욕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자는 현대 사회에 대한 대안을 '반의'라고 말하는데 저는 저항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공리화된 자본주의를 바꿀 순 없지만, 저항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인간은 효율로 보지 않는 저항이나 낯선 환경에서 나와 다른 이질적인 것을 포용하려는 노력을 말합니다. 그리고 함께 공부하고, 살아가려는 사람 사이의 노력이 있어야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 님


이 책을 왜 읽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임에 와서 이야기를 들으니 이런 책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사람이 답일 수도 있지만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도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을 열어두는 활동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를테면 돈과는 무관하지만 독서모임에 가고 미술관에 가는 활동 혹은 직업과 관련지어 성적을 꼭 올리려고 하는 것 이상으로 학생들에게 더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것 등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감상평을 나눈 후, 각 장을 중심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3장에서는 건강이 모두의 의무가 된 상황을 지적하지만 그럼에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의 가치관을 지적할 게 아니라 그 기준으로부터 자유로울 내면의 강인함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답변들


코로나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들이 더더욱 늘어난 것 같습니다. 저자가 지적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담론을 만들어가고 죽음을 비일상으로 만든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회적 동물인 개인이 쉽사리 개인 내면의 강인함을 키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외모에 대한 강박이 심하기 때문에 그 강박에서 개인이 벗어나는 일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강요를 하면 안 된다에 동의합니다. 일본에서 만든 <플랜 75>가 떠올랐습니다. 75세가 넘은 노인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건강에 대한 집착이 강화되면 늙고 병들고 아픈 것은 사회에서 치워야 하는 불쾌함이 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런 사회가 실현될까 봐 무서웠습니다. 



6장 공간 설계와 관련해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평면도를 준비했습니다. 도서관을 지은 사람은 어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용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니 그들을 위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계단의 높이는 5살 어린이가 쉽게 올라갈 수 있는 높이는 아닙니다. 또한 엘리베이터는 입구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곳에 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좁아 유모차나 휠체어가 들어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장애 어린이가 이용할 장애인 화장실은 4층에만 있습니다. 게다가 전시실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습니다. 즉, 이 공간을 어린이와 청소년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불쾌한 공간이 됩니다. 공간 설계가 누구의 입장에서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를 생각하면 우리가 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살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답변들


완전히 공감합니다. 그래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사람이 별로 없나 봅니다. 차라리 동네에 있는 작은도서관이 더 어린이에게 적합합니다. 게다가 강남역에서 걸어오는 거리도 어린이, 청소년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국가의 국책 사업을 홍보하는 곳으로만 쓰이는 듯합니다.



6장에서 콘텐츠를 매개로 한 의사소통, 매매와 의사소통의 그물망을 지적합니다. 우리 독서모임도 이런 콘텐츠를 매개로 한 의사소통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대중목욕탕이나 혼술바가 유행하는 듯합니다. 완벽한 안심(필터버블)을 원하면서도 원초적이고 느슨한 연결을 다시 갈망하는, 모순된 현대인의 심리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이 속에서 우리는 어떤 형태의 관계와 연대를 찾아야 하는 것일까요?



답변들


독서모임도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콘텐츠를 매매할 수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저자의 지적이 공감이 됩니다. 길치라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에게 길을 물어봤는데 상대가 못 들은 것처럼 대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낯선 사람과 목적 없는 대화가 너무 어려워졌다고 느낍니다. 그런 어려움이 외로움을 가중시키고 때론 범죄의 형태도 드러나지 않나 생각도 합니다.


성인이 된 학생들과 함께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만나서 대화를 하기보다는 사진만 찍었습니다. 이게 문화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세대와는 다른 나는 소외가 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부러 소외시킨 것은 아니지만 소외가 되는 경험을 하면서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세대가 많이 밀려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그들 사이의 대화가 피상적이어서도 놀랐습니다. 사진이 매개이자 핵심이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아가 사진을 찍는 데 집중하다 보니 외모가 중요해진 것처럼 보입니다. 요즘 세대는 의류, 덕질에 돈을 많이 쓰는 듯합니다. 


요즘 SNS, 유튜브 같은 매체가 발전하면서 오히려 갈등이 더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까지 다른 사람들이 뭘 하는지 알았던 적이 있나? 아울러 그런 것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때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만났을 텐데 그때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듯도 합니다. 그런데 요새는 나와는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뭘 하는지 자세히 알게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답변들


과거에도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만나긴 했지만 현재 드러나는 것처럼 양극화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정치 성향이 달라도 암묵적 합의 즉, 고인은 모독하지 않는다와 같은 합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그런 것들이 없어진 점이 충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대들은 과거의 세대와 너무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더 충격적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와뿌볼을 부수는 행동들은 기성 세대로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성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요즘 세대의 행동들에 참여하면서 기성 세대가 공감을 느낄 수도 있을 듯합니다. 


요즘에는 세대 차이,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학생들의 차이 등 차이가 거의 극단까지 간 느낌이 듭니다. 너무 극단적이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학생들이 의사를 전달할 때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줄임말, 유행어, 신조어를 중심으로 단어로 말하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되는 지경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덧붙이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과거에도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대화할 일은 별로 없었던 듯합니다. 그러나 남녀 문제나 특정 사안에 생각의 차이 등은 서로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이 있었던 듯합니다. 오프라인에서는 남녀가 만나는 공간에서, 온라인에서는 각종 포탈사이트 커뮤니티에서 이야기했었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다음 아고라도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곳 중 하나고요. 그런데 이젠 남초 커뮤니티, 여초 커뮤니티, 게임을 중심으로 한 10대들 커뮤니티 등등 커뮤니티 자체가 달라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이 사라진 느낌도 듭니다. 이런 점이 문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번 달도 독서모임을 하면서 배우는 점이 많았습니다. 깜빡하고 사진을 찍지 못할 만큼 사진에 관심이 없는 저는 요즘 알파 세대와 공감하거나 통하는 점이 거의 없을 듯해서 안타까워지긴 했지만요. 


10기 마지막 모임인 다음 달에는 발제 없이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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