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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찾기보다 조마조마한 주인공 굴리기
2025-08-16 07:15:26범선 군함의 살인 - 제33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수상작

모험과 추리의 냄새가 동시에 풍기는 제목에 확 이끌리기도 하고, 일본 사람이 쓴 영국 역사 소설이라는 게 신기하기도 해서 픽. 시작부터 강제 징병 나오니 모험에 대한 기대는 바로 버린다 쩝. 징 병을 하는 쪽이면 모르지만 당하는 쪽이면 로망 그런 거 있을 리가...버넌을 주인공으로 범선 위의 명탐정 찍지 않고 네빌을 사건에 휩쓸리게 만든 건 그 시절 수병의 쌩고생을 고발(?)하고 싶어서였을까. 선상 생활 적응부터 전투와 상실까지, 납치된 초짜의 괴로움이 풀 세트로 전개되니 어느 순간부터는 범인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안 쓰고(어차피 누가 범인이어도 놀랄 상황 아님) 네빌의 상황이 여기서 더 나빠지는가에 신경이 곤두선다. 이런 가족 설정 붙여놓고 배드엔딩일 리 없다고 어설프게 짐작하면서도, 뭔 반전이 나와서 설마가 사람 잡을지 모르는 노릇이니...
어쨌든 역자 후기까지 잘 보고 저자 유튜브 채널도 구경해보니, 완전히 게임이 메인이라 추가 잡학이나 집필 뒤의 이야기들 듣기는 글렀다 에효! 그래도 그새 신작이 떡 출간된 걸 보면 취미와 노동의 밸런스가 적절하신 모양. 일도 멋지게 하고 덕질도 열정적이라니 이 무슨 부러운 일. 뭐, 이런 분들 덕에 세상에 인정 받을 일 없는 소시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니, 그저 감사하고 얼른 다음 책으로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