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들 속 꿈과 피눈물 다이제스트
2025-08-30 07:20:27
가독성이 좋은데도 금방 읽기 힘들었다. 중간중간 숙연해지는 내용들이 있었기도 하지만, 점점 시력이 약화되는데(이제 스포츠 중계 때 화면 구석의 국기들 보는 것도 힘겹다) 무슨 월리를 찾아라 보듯이 봐야 하는 그림들이 많아 몇 번씩 다시 보거나 책에 코를 들이대고 쳐다보는 시간이 길어진 탓. 국기들의 상관관계(좌우반전, 상하반전 등)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땡큐이나 한 방 식별은 라식수술 받기 전에는 무리일 듯. 모국의 깃발이 헷갈릴 일 없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처음 생각했다 휴...
일단 이 험난한 시기에 우크라이나의 저자가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서문이 있고, 과거의 제국주의나 현재 러시아가 남긴 문제점들, 태극기와 일제의 탄압까지 괴롭고 중요한 일들도 두루 들어있다. 국기조차 자유롭게 흔들 수 없는 억압을 바로 지금 우크라이나인들이 겪고 있다는 것이, 언급이 짤막해서 더 슬프다. 프리덤 블루가 그 의미를 찾는 날은 대체 언제 오는가...
전혀 생각 못한 그리스 깃발의 뿌리나, 동인도회사 깃발과 성조기 비교 등등 급체할 것 같은 내용 중에 나바호 - 아일랜드 관계나 부르키나파소 이야기를 보니 뭉클함 두 배. 정직한 지도자와 '정직한 사람들의 땅'이라...정직한 지도자의 삶이 너무 짧았지만, 국기가 전해지는 한 그 이상을 기억하는 누군가가 언제나 있겠지.
국기란 것이 사람이 만드는 만큼, 논란의 여지도 있을 수 있고 마냥 존경의 눈길로만 볼 수만은 없다. 그러나 깔 때 까더라도, 그 뒤에 숨은 것들을 충분히 들여다보라는 불타는 깃발 사랑 속 외침을 웃다가 시무룩하다 하면서 잘 들었다. 감동의 크기와 식별 능력의 향상은 별개지만, 뭐 새삼스럽게...
"주민들은 러시아 점령기에 몰래 숨겨둔 푸른색과 노란색의 깃발을 꺼내 들고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맞이했다.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나 역시 다른 수백만 우크라이나인처럼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내 조국의 국기를 바라보게 된다. 평화로웠던 시기에는 결코 알 수 없었던 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