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지 말라 전하는 도서관들의 내력
2025-09-07 07:25:06
도서관이란 처음부터 계획대로 건물 짓고 사용하는 거라고 막연히 생각한데다, 여기저기 나오니까 약간 주워들은 정독도서관의 배경 외엔 아는 게 전혀 없던 상태에서 읽고 여러모로 충격 받았다. 다른 데도 아니고 어린이도서관이 위장건물이었다는 것도 그렇고,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의 관장들 중 사서 출신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과 배경도 그렇고...정보가 가득한 공간이 정치 상황와 깊은 관련이 없을 리가 없는데,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스스로가 답답할 뿐이다.
대체 왜 몇몇 도서관들은 산에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풀렸으나, 답을 알아도 기쁘지가 않다. '재미난 도서관 잡학'과는 꽤 거리가 있는 무거운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기억해야할 일들이니 그저 열심히 봐야지 별 수 있나. 도서관에서 투쟁한 학생들이나 동농 선생 이야기처럼 숙연한 기록은 당연한 일이고, 국회도서관의 문제점도 도서관 예산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았다면 이리 짜증나는 상황까지 이르지 않았을테니 그간 몰랐던 n분의 1의 책임을 불편해도 알아야지. 하아...어쨌든 각종 수난과 푸대접을 거쳐오면서도, 지금까지 남아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이 나라의 도서관들에 목례.
"대다수 시민이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서 도서관은 제대로 성장하고 기능할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조제프 드 메스트르의 말을 살짝 바꾸면, 이런 말이 된다. '모든 시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도서관을 갖는다.'" 스스로가 지금의 만족스럽고 감사한 도서관 서비스를 계속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시민인가에 대해선 의문이 있어 참 섬찟한 말이지만, 그래서 남들보다 더 신경써서 기억해야겠다.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