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움과 아재 개그 가득한 운석의 세계
2025-09-17 07:06:32
드넓은 우주라면 모를까, 지구에 떨어진 운석들이 한 두개도 아닌데 뭐 엄청난 이야기가 있을까 했던 생각이 어리석었음을 읽고 반성 또 반성 중이다. 지구의 초창기 운석 노출(파스퇴르 실험이랑 비교하는 신박한 그림 덕에 마치 다 이해한 듯한 착각이...), 매일 백 톤 이상 운석 물질이 지구에 떨어지고 운석에 엉덩이를 맞을 수도 있다는 사실, 이게 뭔 일인가 싶은 운석 비지니스의 희비와 머리가 지끈거리는 운석 연구 과정 설명(간략화된 설명과 가득한 삽화에도 불구하고 죽을 맛)까지...아재 개그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르겠고, 전혀 기대하지 않은 트럼프 사진은 쪼까 그렇지만 참 재미있었다.
4장의 내용은 어디 교육방송에서도 좀 나오는 게 좋지 않을까 읽으면서 꿍얼꿍얼. 아리스토텔레스가 오류를 낸 건 시대와 기술 때문에 어쩔 수 없다해도, 따로 실험을 해본 것도 아니면서 옛사람 말이 최고에 서민들 증언을 죄다 동네 가십 취급하는 사람들 때문에 과학의 발전이 얼마나 저해된 것인지. 운석 연구가 뭔 심령 현상 분석도 아니고 참...그리고 본문의 큰 흐름과는 관계없는 일이지만, 많은 운석들이 사람들의 뱃속으로 사라졌다는 거 왜 이리 무섭노. 생각해보니 엑스맨에 나와도 될 것 같은 설정이긴 하다. 부모님이 운석을 먹고 낳은 슈퍼 히어로! ...아닌가?
한 권 읽었다고 갑자기 운석 매니아로 변신한 건 아니지만, 실물을 보면 좋겠다는 마음은 충분히 든다. 투손 박람회까지 가서 진기한 운석들을 보는 건 무리겠고, 대전이라도 좀 힘내서 가봐야하나. 엉덩이가 무거운 자, 우주의 신비를 구경하지 못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