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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진실 없인 마침표 못 찍는다는 것
2025-10-02 07:35:12꽃과 뼈

처음에 창문 아래 꽃 이야기 나올 때는 오메 이 섬뜩한 거 뭐냐고 흥분했는데, 전체적으로 범인 찾기보다는 인물들의 고뇌가 더 중요한 이야기였다. '이게 범인인가. 아냐, 저게 범인인가!'하는 스릴이 없다보니 반전은 있는데 크게 놀랍지는 않음. 그러나 미스터리라는 게 꼭 범인과 맞장떠야만 재미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세상이 내 개인정보를 헤집겠다는 상황도 받아들이고, 옳은 일을 하고 싶어하고, 용감하게 현재를 살아가는 테시를 점점 주먹 쥐고 응원하게 된다. 물론 보안과 백만 광년 떨어진 나홀로 땅파기는 절대 반대다만...슬쩍슬쩍 보이는 텍사스라는 지방의 특수성이 재미있기도 하고('총에 항상 실탄이 있음' 안내문에 빵 터짐), 더없이 진지한 빌과 조애나를 통해서 사형제도와 법의학의 역할을 또 곰씹어보기도 하고, 실제로 주변에 있으면 좀 두려울 것 같은 에피를 보며 이제는 포기하고 사는 이웃사촌의 중요성도 생각하고...결말에 공개되는 환장의 커플의 쿵짝에는 절로 이마에 손이 올라가지만, 진실이 언제나 홀가분할 수만은 없으니 어쩌노. 어쨌든 침 삼키며 즐거운 시간 보냈으니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