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메뉴

행복한 삶이란 대체 무얼까

by 꼬모2025-10-12 08:42:55
폐기된 인생 - 쓰레기장에서 찾은 일기장 148권폐기된 인생 - 쓰레기장에서 찾은 일기장 148권

남이 볼 수 있는 장소에 방치된 일기였다고는 하나, 저자와 함께 들여다보는 것이 약간은 꺼림직하다. (어릴 적엔 안네의 일기든 뭐든 잘도 봤으면서 어째서냐) 발췌된 일기의 내용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이런 감정에 속쓰림을 더한다. 실컷 일기들을 신나게 읽은 저자도 "일기는 우리에게 누군가의 머릿속에 들어간다는 게 얼마나 벅찬 행위인지 가르쳐준다. 그곳은 끔찍한 장소다." 라고 쓰는 걸 보니 내가 딱히 유별난 것이 아니란 사실에 안심이 되면서도 어째 기쁘지가 않군 ●□■...

유머가 많이 섞여있고, 황당한 키 계산에 잠깐 벙 쪘다가 컥컥대며 웃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저자가 쓰는 평가들은 꽤 아프다. "품었던 소망을 결국 단 하나도 이루지 못하고 쓰레기장에 버려지는 사람", "비참한 생각들을 없애려고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바람에 도리어 그 노력이 인생을 없애고 있다." 등등. 실패라는 키워드 때문인지 일기를 쓰는 사람 쪽에서 감정이입을 하게 되니 더더욱 그렇다. 근래 들어서 겨우 논의되는 성인 발달장애가 상당히 의심되는 상황이나, 사랑하지 않는 게 좋았을 이와의 관계가 세상과의 소통을 더 악화시킨 걸 보면 그저 안타까울 뿐.

일기의 주인을 미지의 인물로 남겨두고 싶다는 중간의 언급 탓에, '그래서 제목이 이렇게 비참하구나' 생각하다 결말에 정말 놀랐다. 쓴 사람을 확인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는 별 사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한 마디 한 마디에 과하게 안도했는지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아갔다. 살벌하게 찬 비바람 맞고 귀가해서 난방 막 틀었다가, 확 나오는 뜨거운 공기에 잠깐 이리 뛰고 저리 뛸 때처럼. 후회해봤자 의미 없다고,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사는 이가 해주는 말에 구원을 얻는다. 아아, 다행이다.

일기의 내용과 함께 위축되던 마음이 급격하게 녹은 뒤 천천히 생각하니, 행복의 기준도 천차만별이지만 인생의 예측은 불가능하구나 새삼 와닿음. 본인 입장만 쓰고 서러워한 젊은 날 일기만 봐도 가사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아보이는데, 이게 최장기 밥줄이 되다니...어쨌든, 감동을 원하면서 읽기 시작했고, 우울과 서글픔에 한숨 쉬며 희망을 버렸다가, 막판에 거의 울 뻔한 한 권이 끝났다. 자 얼른 다음 책으로...



내 죄는, 꿈의 꼭두각시로,

세상에 가치 있는 이가 되기를 꾀했던 것.

작성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 나눔] 송강원 에세이 <수월한 농담> 혼자 펼치기 어렵다면 함께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윌리엄 해즐릿 신간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와 함께해요![📚수북플러스] 6.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2020 노벨문학상, 루이즈 글릭 대표작 <야생 붓꽃>을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10월 20일, 극단 '족연'이 돌아옵니다~
[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모두를 위한 그림책 🎨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책증정]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책 세계. 에세이 『다정하게, 토닥토닥』 편집자와함께"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사랑은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9. 구의 증명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 읽기[부국모독서모임] 최진영의<구의 증명>, 폴 블룸의<최선의 고통>을 읽고 책대화 해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