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으로 향하는 눈물콧물 가득한 여정
2025-10-21 07:52:06
사진 속 책방처럼 아기자기하고 따스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아웃. 중간중간 들어가는 손님들과의 일화는 참으로 훈훈하고, 소개되는 책들 중 몰랐던 것들은 꼭 읽어봐야겠다 설레기도 하지만...참 긴 시간 바람잘 날이 없었던 누군가의 인생과, 짤막하게 언급되는 시대의 그늘을 보면서 답답해서 책상에 잠깐 엎드리기도 하고, 한숨도 쉬고 욕도 좀 하고 바빴다. 시작에서 이미 현재의 훈내 나는 책방을 보았으니 안심하고 읽으면 되는데, 루스 선생님이 찌릿찌릿한 고통을 만날 때마다 대체 행복은 언제 오는 거냐고 발을 구르고 싶음...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하다못해 눈앞의 문제에서 도피를 하더라도 멍을 때리거나 은둔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살 수 있다는 것도, 그렇게 살던 사람이 거짓말처럼 한 인연과 한 장소에 만족하며 지낸다는 것도 놀랄 노자. 사람의 삶이란 정말 어디로 구르는지 모르겠다고, 매번 하는 놀라움의 돌림 노래를 또 되뇌일 뿐이다. 이야기 다 끝나고 마지막의 사진들, 특히 저자분의 잇몸 미소 보니 괜히 찡...책을 좋아하는 귀여운 손님들, 맛난 비스킷 선물, 너도밤나무와 함께 뉴질랜드의 따스한 책방이 오래오래 계속 되기를.
"상처를 입었을까? 그래서 두렵고 무서웠을까?
그렇다. 숱하게 상처받고 또 매번 두렵고 무서웠다.
후회되는 일이 있을까? 아니다.
그 모든 사건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단호하고,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
같이 살기 힘들고, 감정이 깊고,
진정으로 충직하고,
사랑하기 쉽지 않은 사람을 빚어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