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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죽어가는 일"에 대한 따뜻한 가이드
2025-10-29 07:24:20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 - 수만 가지 죽음에서 배운 삶의 가치

응급실, 가정방문에 행려병동 간호까지 다양한 경험을 하신 분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죽음을 다루는 다른 책들과 통하는 면이 있으면서도 새로웠다. 환자들의 숨이 멎어 있을까봐 두려워하며, 끊임없이 야간 병동을 도는 신입 시절의 묘사를 보니 약간 죄책감이 든다. 누군가는 저런 공포를 감당해가며 수많은 이들을 돌보고 있는데, 병원 신세 질 때는 마치 나만 아픈 마냥 다른 생각을 못했었으니..."간호사는 희생하는 직업이 아니다"라는 매우 당연한 구절에 마음 속으로 빨간 밑줄을 긋고 또 긋는다.
미리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남의 사별의 순간에는 정말 입조심해야 한다는 것(호상이네 사람은 다 죽네 하는 소리는 금구라고 계몽 포스터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도 재차 생각해보고, 아픈 무릎을 끌고 언덕 위의 산소에서 죽음을 생각한 이를 보며 탄식도 하면서, 이것저것 또 배웠다. 늘 하는 고민은 여전히 남아있지만...서류, 물건, 정신적인 문제까지, 나와 주변의 고생을 덜기 위한 꾸준한 준비가 말처럼 잘 되질 않으니까. 아무리 관련 도서를 보고 마음을 다잡는다 해도, 발등에 불 떨어지면 평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또렷한 의식을 가지고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을지도 불안하고...그래도 최대한 오래, 읽은 것들을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