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느끼는 그 시절의 동...심?
2025-11-10 07:14:17
sns랑 인터넷 게시판이 등장하는 요새 호러물인데도, 원인의 윤곽 잡히기 시작하는 막판까지 아날로그 시절 읽었던 괴담의 분위기가 풀풀 풍긴다. 정확히 어디를 꼬집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도서실에서 빌려와 방 안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읽을 때 바로 그 느낌.(...지금 생각하면, 굳이 그러면서까지 왜 읽은 건지;) 어딘가 덕력 높은 호러 팬의 해설을 좀 찾아봐야 할 것 같음. 그리고 이상한 집 시리즈만큼은 아니어도 요새 호러엔 비주얼이 중요한 것인가, 중간에 슬쩍 들어간 그림들은 그렇다치고 막판에 화보 모음까지 들어있어서 다른 의미로 충격. 장르와 관계없이, 화보 자료 들어있는데 보면서 이렇게 안 기쁜 거 처음이다. 그 와중에 덧니는 있어도 충치 없는 건강한 구강 무엇...
결말은 그렇게 놀랍진 않았고(줄기찬 '죄송합니다'에서 뭔가 이걸로 한 방 멕이겠구나 생각은 했음) 오히려 약간 서글펐다. 문제의 근원 쪽은 순수하게 기분 나쁘고 끝이지만, 이쪽은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어떻게나마 지키려는 그 마음이 악행의 뿌리라 안 좋은 뒷맛이 아주 끈적함. 그나저나 영화판은 대체 어떻게 만들었나 모르겠네. 책에서는 마지막에 나오는 중요한 요소가 이미 예고편에서 나오고, 삽입되는 기사들이 두어 시간 영상에 넣기엔 양이 너무 많으니 각색의 모양새가 궁금하다. 그러나 지금 느끼는 질척함도 여유로 며칠 갈텐데, 굳이 영화를 또 보고 찝찝하다고 궁시렁대는 것도 좀 그렇지. 어쨌든, 노화된 마음으로 잠시 어린이의 공포를 다시 느껴봤으니 좋은...게 아닌가?...모르겠다. 깊이 생각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