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만큼의 고민을 남기는 '시간'의 이해
2026-01-13 07:30:12
시간의 측정이란 것을 당연하게만 여기고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식으로 들여다보니 충격이 꽤 크다. 시간과 임금의 환산 속 '효율성' 속에서 사람이란 존재가 통제하는 이와 통제당하는 이로 나뉜다는 것, 시간에 대한 감각과 효율 문제가 각종 차별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심지어 느림과 마음의 여유마저도 자본의 통제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 등등 한숨을 안 쉬고 넘어가는 대목이 별로 없다. 우린 망했다고 하는 책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이런 문제들을 의식할 때 사람과 자연에 대한 또 다른 관계가 열린다는 좋은 책인데도...왜 자꾸 망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 내 마음이 너무 찌든 탓일지도.
효율성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면서 하는 과도한 집중이 얼마나 정신을 갉아먹는지는 조금이나마 알고 있기 때문에, 본문에서 처음 접하는 테일러와 레어드의 주장이 경악을 넘어 공포로 다가온다. 소위 차이트게버를 내가 조절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샤워할 때조차 경쟁자들에 대한 걱정을 해야하고, 버스 안에서의 짧은 독서나 상상조차 허락하지 않으며 초효율을 이뤄내지 못하는 이들을 인간 이하로 여기는 그런 지옥같은 세상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그 과정에 포함되지 않는 자연의 질서까지 무시해야 한다면 더더욱.
최근 개인적인 글쓰기의 의미에 대해 고민 중인데, 짧게라도 그런 부분을 건드리는 대목에 조금 마음이 가벼워진다. "모든 글은 일종의 타임캡슐이다. 글쓰기는 자신의 세계에서 온 조각들을 모아,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독자에게 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기장에 개인적인 글을 쓰는 것조차 미래의 나를 전제하며, 더 나아가 미래 자체를 가정한다." 골치 아픈 사색을 미래의 나에게 미루는 것 아닌가 생각도 잠깐 스치지만, 이 두서없는 독후감들이 미래의 나에게 뭔가를 전달할 수 있다면 좋겠다. 오늘의 감상은 이렇게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