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 해야 하나 이 속 터지는 재미...
2026-01-19 07:27:32
나름 믿고 보는 작가의 작품은 이번에도 대단하긴 했다. 간략하게만 표현하면 참신한 설정, 약하면서도 강한 주인공, 예측 불가능한 흐름과 안도의 한숨이 폭풍처럼 나오는 결말까지 있을 것 다 있었으니까. 그러나...초반부부터 답답함이 스물스물 올라오다가, 리넷의 수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하면서는 정말 이게 죽을 맛이구나 느낀다. 물론 주인공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모든 소설에는 어느 정도 다 이런 면이 있지. 하지만 리넷의 과거 행적이나, 개릿이 어떤 인간인지 구구절절 나올 때는 이걸 참고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잠깐 고민까지 하게 되며 크리시 방문 편에서는 '이 정도까지 참신하지 않아도 돼...'라는 신음이 절로 난다. 참신해서 미소가 나왔던 건 최후의 방어 수단(?)뿐, 새로운 발상이 주는 쫄깃함이 이렇게 피로할 수도 있다는 걸 아주 뼈가 저리게 체험했다.
그래도 잠깐 함께 뭉쳐서 미셸을 보내는 여정은 꽤 뭉클했으며, 에필로그의 '굳이 왜...'라는 생각을 단숨에 날린 마지막 페이지 대사들에 모든 고생 다 잊고 박수.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연쇄 살인 발생시 다들 범인의 정신이 얼마나 이상한가에 집중하고 희생자들을 잊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소설을 보니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분야가 어디까지인지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는가 싶어 마음이 좀 복잡해지긴 한다. 이미 충분한 상처를 가진 모든 범죄의 생존자들이, 타인의 흥미에 더 상처받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라지만...과연...어쨌든 잘 읽었습니다 헨드릭스 선생님...
"인생은 살아남는 것, 그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