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알아 죄송한(...) 페니키아인들의 족적
2026-01-29 07:47:30
카르타고야 영원한 아이돌 한니발 덕에 어떻게든 조금은 알게 되지만, 그 이전의 페니키아에 대해서는 민망하게도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어쩌다 역사서를 봐도 대부분 로마나 그리스 중심으로 서술되니, 페니키아에 대한 막연한 머릿속 이미지는 '고래 사이 새우', '동네북'(...). 이게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이제라도 읽고 나서 반성 또 반성한다. 물론 역사가 천 년 단위를 넘어가는 국가나 민족에 대해, 책 한 권 보고 뭘 알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엄청난 착각이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흥미로운 점들이 책 속에 넘쳐난다. 살짝 충격적일 정도로 역사가 길고, 중심이 처음 페니키아 지역에서 카르타고로 이동할 때까지 기간만 해도 이천 년이 넘으니, 어째서 세계사 교과서에 비중이 별로 없는지가 의문. 역사란 승자가 쓰기 때문인가...큰 감흥 없이 기억하던 아이네이아스 이야기를 해설과 함께 보니, 이 익숙한 흐름에 약간 화가 난다. "로마의 기초를 세운 남자가 무려 여왕의 위치에 있는 여자를 버렸다는 우월감과 엘리사의 '분신'에서 암시하듯 포에니 세계의 '소신공양'에 대한 경멸이 포함되어 있는 정치적 선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누미디아 남자와 카르타고 여자의 '염문'은 포에니 전쟁의 한 고비를 이루는 실화를 아득한 과거로 돌려 '연출'한 것에 지나지 않다." 시간은 아득히 지났으나, 그 연출을 생각 없이 받아들인 관객 여기 있으니 죄송합니다...하아...
개인적으로는 고대 페니키아 파트가 훨씬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포에니 전쟁 파트도 다시 읽어 새롭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이렇게 아득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책마다 계속 조금이라도 새로운 해석이나 정보가 나온다는 게 대규모 전쟁의 무서운 점이기도 한 듯...인간이 집단으로 서로를 죽이려고 할 때 얼마나 많은 게 얽히는 것인지...) 참고문헌 목록을 봐도 페니키아 단독 주제로 쓰인 책이 별로 없다는 것과, 관련 유물들과 정보가 잔뜩 있는 토지는 현재 진행형으로 사람들이 희생되는 중이라 고대의 일을 따질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아쉽고 씁쓸하지만...역사는 사라지지 않고 연구되길 기다리고 있으니, 평화 속에서 더 많은 것들이 발견되고 알려지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