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 웃음도 없는 소비와 혐오의 세계
2026-01-30 07:43:12
읽으면서 안 그래도 별로 없는 활기가 쪽쪽 빨리는 기분이 든다. 자세히 몰라도 별로 즐겁지 않은 되팔기라는 주제를, 운이 이렇게 없을 수도 있는가 싶은 주인공의 이야기로 뜯어보니 이리 우울할 수가 없다. 여기에 화제거리의 스트리밍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SNS 문화의 어두운 부분을 세트로 투척하니, 오랜만에 책 읽다가 다른 의미로 울고 싶다...그리고 되팔기와 상관없이, 니시다가 지금 사회 구조에서 모두가 빠질 수 있는 건조한 절망을 간간히 내뱉을 때는 뱃속에 날씨처럼 도는 냉기에 울적함은 그저 증가일로.
그리고 이렇게 힘들여 읽는데, 이럴 수가, 추리도 수사도 없다는 게 제일 충격. 물론 제목에 '살인'이나 '사건'이 들어갔다고 반드시 추리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고, 추리나 미스터리로 분류해 파는 책들 중에 트릭이나 수사 과정이 중요하지 않은 작품들도 많으니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데...'여기까지 왔는데 범인 찾을 기미가 없으니 포기하자'고 생각할 때, "살인마가 잡히지 않는 한 진척도 없다."는 대사를 던지니 희망(?)에 갑자기 불 붙은 탓에 충격이 더 컸다.
클라이막스의 지옥도를 지나, 이게 마지막 펀치인가 싶은 일장연설까지 오면 니시다만 피곤한 게 아니고 이쪽도 넉다운이다. 그러나 드러누울 틈도 없이, 마지막까지의 그 몇 장 안 되는 분량에 확인 사살공격을 가득 채우는 이 자비없음이란...포켓몬 시나리오 담당이란 거 진짭니까? 애들이 봐도 되는 내용 쓰시는 거 맞냐구요. 꿈과 희망이 어른들에게도 많이 필요합니다 선생님. 무력감에 사로잡혀 '치트키'를 찾는 이들의 숫자가 줄어들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을지, 한숨 지으며 여기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