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고민하게 하는 AI 영혼(?) 호러
2026-02-24 08:05:02
표지부터 이미 '좋은 일 없어...'라는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고, 몇 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주인공 성격을 보니 '좋은 일이 생길 수가 없다'는 확신이 든다. 그래도 최근의 인공지능 스릴러는 과연 어떤지, 궁금하고 아쉬운 건 이쪽이니 계속 볼 수밖에.
개인적으로는, 등장인물이 몇 명 되지도 않는데 전부 공감이 안 간다는 게 제일 무서웠다. 보통 쩔쩔매는 내향인을 보면 '그래 인간관계 힘들지...'하면서 공감하고,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약점을 자기가 계속 커버하려는 노력, 그런 모습을 애처롭게 여기는 배려, 실은 불안이나 실망을 극복하기 위한 경박함 등 각 인물마다의 매력에 잠시라도 이입하게 되는데, 그런 방향이 아니라 이야기의 온도가 더 낮아지는 듯. 읽을 수록 이런 내용을 쓰는 사람도 무서워지고, 다시 속표지를 보았을 때는 작가분의 미소마저 다르게 보인다. 윽...
이야기는 예상한 정도만큼 불길하게 흘러가는데, 분위기가 낯설지가 않다. 이거 어디서 많이 맡아본 냄새인데...하다가 확 떠오른 것이 프로테우스4. (세상에, 대체 언제적 얘기냐...) 최종 보스들의 의도에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장치를 이용한 살인이나 임산부의 존재에서 간만에 추억 소환. 한편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지금도, 이런 방향의 두려움을 왜 우리들이 버리지 못하는가 고민하게 된다. 왜 미션 임파서블의 엔티티가 아니라, 블레이크 르모인이 말하는 영혼 있는 AI를 여전히 걱정하는지...이것도 AI에 물어봐야 하는가?
어쨌든 이런저런 생각하며 반전까지 잘 보았다. 반전에 등장하는 상황은 최근 언급되기 시작한 문제이니, 십 년 정도 지나면 또 어떻게 달라질까. 우리들은 인공지능의 또 어떤 면을 두려워하고 있을까. 운이 좋아 그때 무사히 이 장르의 책을 보면 알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