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있는 다정함이 넘치는 그 시절 영국 관찰
2026-03-02 07:54:19
일단 책 표지가 개인적으로 백만 점. 그리고 시작의 영국 경찰 이야기부터, 소소한 웃음 주는 문장들이 가득하고 그림들은 어찌 이리 귀여운가. 글도 잘 쓰는데 그림 실력까지 출중하시니 정말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요...영국이란 동네에 대한 놀라움과 애정의 표현을 보니, 진짜 사랑이란 이런 것인가 체질에도 없는 생각을 해본다. 아름답다 생각이 드는 점은 아낌없이 칭찬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거나 완벽하지 않은 모습도 받아들이는 것, 그런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상대의 현재 상황이 나보다 얼마나 좋건 간에,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비굴해지지 않는 것. "영국에서 저는 거대함과 막강함, 부유함, 번영, 비할 데 없는 발전상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아직 작고 미완성의 상태라는 사실이 결코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작고 어수선하며 불완전한 것은 그 나름대로 용감한 사명이거든요." 감동의 기습 펀치 크윽! 선생님 사랑해도 됩니까?
중간에 스코틀랜드의 양 이야기에서 나오는 삽화를 보고 잠시 혼란에 빠진다. 뭐지 이거, 소여 몬스터여. 몇 페이지 지나 나오는 양들과 소 그림은 너무나 멀쩡하니 이것은 그리는 사람 기술 문제가 아님. 그리고 검색하니 나오는 Highland Cow의 모습 우오오오오오. 희한한 생김새에 놀라고 차펙 선생 묘사력에 놀라고, 저도 모르게 소의 외모에 대해 평가질을 한 나 자신을 반성하고...
체류 기간이 그리 긴 것도 아닌데 분석 어찌나 꼼꼼하신지, 차펙 선생님 금융업에 종사하셨으면 떼돈을 버시지 않았겠는가 망상도 해본다. 동전의 양면 같은 영국인의 절제심과 고립성 해설에선 혀를 내두르지 않을 도리가 없음. 백 년이 지난 글이지만, 책에 언급된 많은 문제들은 영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옛날 이야기라 넘어갈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차펙 선생의 열린 마음이 아직도 보편적인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 씁쓸. 마음이 열리기는 커녕 기본 사이즈부터 작은 독자 1이 할 말은 아닌가...그래도 노력은 할께유...어쨌든 멋진 책을 보아 뿌듯하다. 짝짝짝!
"영국의 정치가 세계를 아우른다면
대영제국이 세계를 아우르기 때문이지
영국의 마음가짐이 그래서가 아닙니다.
영국의 정치가 추구하는 이상들은
영국의 도덕률에 토대한 것이지
보편적인 도덕률에 토대한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