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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고 께름칙한 살인마의 추리
2026-03-05 07:16:08일곱 번째는 내가 아니다

소설에서 연쇄살인마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파트는 대개 불쾌하고 그게 정상이겠지. 하지만 살인의 정당화뿐 아니라, 조용한 동네에 누적된 질척한 현실들을 같이 맛보고 있으니 꿉꿉함이 더한다. 그리고 선한 여성의 믿음이 무너져가는 모습이 왜 이리 갑갑한지. 게다가 아무리 바탕이 선의라도 스토킹은 범죄라니깐! 당사자는 바라지도 않는데 자신의 추억을 바탕으로 그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덧씌우고, '내가 널 도와줄 거야!'라며 집착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생각해본다. 하지만 작정하고 그런 길을 가는 경우가 몇이나 되리. 대부분은 정신을 차려보니 늪지 한 복판에 있는 게 아니겠는가. 무섭다 무서워...
그래도 호적수가 등장하면서 꽤나 흥미로워지고, 클라이막스 삼파전에선 휘파람 나오는 재미가 있었으니 마냥 우울하기만 하진 않았다. 어둠이 없는 곳이 지구에 어디 있겠냐마는, 쏟아지는 햇살이 절로 떠오르는 뉴질랜드에도 범죄와 미스테리가 건재하다는 깨달음을 얻으며 감상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