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있을지도 몰라 탈출구
2026-03-10 07:48:22
별로 두껍지 않은 소설이 예상외의 포인트로 가득하다. 책 열자마자 머리말 대신 작가의 경고문과 자살 예방 핫라인 기재된 책은 처음이며, 스릴러가 아니라 기댈 곳 없는 청년들의 방황과 사랑 이야기였고 그 와중에 다루는 죽음의 종류도 참 다양하기도 함. 책 날개의 짧으면서도 파란만장한 저자의 경험이 반영된 것일까, 중간중간 다프네의 대사가 참 실감나게 슬프다. 좋은 일이 줄이을 때 그게 다 자기 능력 때문이라 믿는 사람은 극소수인데, 나쁜 일이 계속 터지면 다 자기 탓이라고 믿는 사람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새삼 생각하며 울적해짐. 우울증이 정녕 "퇴마 의식을 치를 수조차 없는 악령"이기 때문인가...
그 와중에 다프네의 플레이리스트 무엇임. 멘탈 나갈 때 멀리해야 할 노래들은 여기 다 있네. 분위기 잠깐 평화로울 때 훅 던져지는 카프카 감상에도 사레들릴 뻔. 책에도 공감 버튼이 있으면 백만 연타 하고 싶습니다.
어쨌든 꾸준히 인용되는 시구들과 두 청춘의 변화, 상당히 긍정적인 결말에 읽는 마음에도 좀 평화가 찾아온다. 모나와 마르탱의 이야기엔 아쉬움이 있지만...특히 모나와 말리아, 부모님의 서사가 더 있거나 최소한 편지 내용이라도 나왔으면 했다. 모나의 선택이 모나에게 만족스러웠을지라도, 다른 선택도 오답이 아니라는 점까지 논했으면 하는 건 나뿐이려나. 이 분량과 이 설정에서 다루기엔 너무 큰 주제라 어쩔 수 없었나 생각도 하지만, 역시 아쉽다.
뭐, 시작의 경고문부터 권말 후기까지 꾸준한 세상에 대한 사랑을 느꼈으니 오케이. 주어진 오늘 하루를 감사하며 또 지내보자!
"죽음은 영원하지만 문제는 영원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