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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회복시켜주는 책 수선의 마법
2026-03-19 07:38:18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

책 읽기 전에 이미 놀란다. 문화재급 고서나 초판본이야 당연히 이런저런 작업을 하겠지만, 일반 도서도 맡겨서 고칠 수 있다니. 지금도 파는 책이라면 다시 사는 것이 더 쌀 수도 있지만, 본문에서 언급된 책들처럼 돈으로 환산 불가능한 추억을 붙들 수 있다면 돈이 문제가 아닐 것이다. "여러 형태의 사랑을 보존해요" 이 문장이 책수선의 핵심이 아닐까. 기억들과 함께 보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책이, 앞으로도 새로운 추억을 함께 만들 수 있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왜 이리 흐뭇한지...
각종 얼룩들을 지우고 찢어진 부분까지 연결하는 기술에 놀라고, 반가운 옛 책 사진에 웃음 짓다가, 길고 긴 개인사업자 업무 리스트를 보며 현실의 짠함에 한숨 짓는다. 요리책 복원기 뒤에 살짝 실린 스크램블드에그 레시피의 '냠냠'에 풉 하고 웃기도 하고, '책은 소모품인가, 아니면 비품인가'하는 질문에 한참 이런저런 생각들도 해보고...한 권 안에 참 많은 즐거움이 있었다. 아끼는 책은 상하지 않도록 돌보는 게 우선이겠지만, 어딘가 문제가 생겨도 방법이 있다는 것도 알았으니 OK. 잠시라도 세간의 흉흉함을 잊게 해준 따스함에 감사하며, 오늘의 감상은 여기서 종료.
"평생을 함께하고 아낄 책이라면,
비록 반려동물처럼 살아 있는 생명체는 아니어도
사람과 책 역시 그에 못지않게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가 될 수 있다.
만약 그 관계 안에서 서로가 닮아가게 된다면,
책 수선을 통해 그렇게 된다면,
꽤 멋진 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