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고뇌를 안기는 사기 버라이어티
2026-03-21 07:33:02
믿고 보는 괴물 이야기, 게다가 이 표지의 뽀대에 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일단 이 흉흉한 시기, 마음에 설렘을 좀 보충하고 싶었는데...생각과는 다른 내용에 당황. 책 뒤표지의 찬사처럼 '괴물학의 걸작'이라는 말에 마음 깊이 동의하지만, 문제는 이 책의 강세는 '괴물'이 아니라 '사기극'에 있다는 것. 읽다보면 점점 비관적인 생각이 머리속을 빙빙 돈다.
- 나는 인간이다. 그것도 그릇이 작은.
- 인간은 사실이 아니라 믿고 싶은 걸 믿는다.
- 인간은 돈, 명예, 우월감 표시를 위해 정말 별짓을 다 할 수 있다. 심지어 그 방법은 가끔 천재적이다.(그 천재성은 일반 생활에선 발휘되지 않는다...)
- 나는 인간이다...아오 ○●...
물론, 단순히 연구 중 실수로 판명나고 학자 본인들이 정정한 경우도 있고, 매 챕터마다 이 사기들을 밝혀낸 사람들 이야기가 있으니 희망을 가질 여지는 있다. 굳이 과학까지 안 따져도, 요상한 이야기 들으면 '술 마셨냐?'고 질문할 일반인들이 더 많을 세상이라고도 생각하고. 하지만,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믿기를 거부하고, 단순히 괴물의 존재가 아니라 그 바탕의 왜곡된 사상까지 기꺼이 이어받은 이들이 지금도 있다는 것에 베개 밑에 폭탄 깔아둔 것 같은 불안이 밀려온다. 네시 티셔츠를 색깔별로 갖고 싶고, 언젠가 모스맨 축제도 가면 좋겠다 생각하는 가벼운 독자는 그저 웁니다. 하지만, 괴물 이야기의 근본에 깔린 무언가는 역시 생각하고 고민해야할 주제가 맞으니, 좋은 가르침을 얻은 것에 감사하며 오늘 감상 종료.
"우리는 다만 필트다운인 사건의 진짜 범인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할 뿐이다. 한낱 오랑우탄의 턱뼈조차 위대한 영국인의 유골로 뒤바꿔 놓을 수 있는 명예욕과 애국심의 힘에 대해, 제아무리 뻔한 거짓말조차 믿고 싶다면 수십 년 동안이나 굳게 믿어버릴 만큼 나약한 만물의 영장 인류의 본성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