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애정 가득한 마음 진료담
2026-03-24 07:26:11
희망 넘치는 치료 후기를 내심 기대했는데 좀 달랐다. 물론, 밝은 이야기들도 있고 생각 이상의 감동도 있었지만, ○●□, 되면 좋은 일이고 안 될 때는 안 된다는 팩트는 막힌 가슴을 뚫어주지 않는다. 하긴, 언제 사실이 니 좋으라고 있더냐...
초반부터 환청 이야기에 전기 충격이 온다. 제발 꿈에서라도 보았으면 하는 대상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온다면, 그 소리가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걸 머리로 알아도, 들리지 않도록 치료를 받고 앞만 보며 살 용기와 정신력이 과연 나에겐 있을까? "환청은 그들 삶 속의 심심풀이 취미이고, 소중한 만남이고, 순수한 애정이고, 강렬한 열정이고, 때로는 고통이고 때로는 희망이다." 환청이란 현상 자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 이전에 정신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잘못되었는지도. 환자들이 토로하는 문장들이 가끔 스스로의 생각과 너무나 똑같아 공감과 함께 소름이 돋는다. 저런 생각들이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선을 넘는 순간은 언제든 올 수 있으니, 긍정적 해답 찾기보다 미래의 진료비 저축에 집중하는 게 여러모로 나을지도 모르겠다.
환자에게 공격받는 걸 걱정해야 하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에 침통해지기도 하지만, 호전된 환자들의 이야기나 따뜻한 유머에 웃기도 했다. 특히 임영웅 이펙트 얘기에는 공감 백 배. 집안 어르신들께 선사한 큰웃음 생각하면 님 계신 방향에 매일 큰절해도 모자란다. '정신과 의사 백 명의 역할보다 더 큰 역할'이라는 말도 과장이 아님. 음울한 친지 만 명보다도 나을 거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환경, 회복되지 못하는 중병도 있지만, 치료받고 나아질 수 있는 증세들도 그만큼 많다는 것, 오늘 하루를 잘 버티고 작은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즐길 수 있는 정신 남아있을 때 한 글자라도 더 읽어야 한다는 것도...
"그래, 너도 환자, 나도 환자, 우리 모두 환자다. 때로 내가 더 힘들고 때로 네가 더 힘들고 할 뿐이다. 그러니 서로 이해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힘든 세상 함께 헤쳐 나가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