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왔으면 좋겠으나...하아
2026-03-26 07:28:02
"클라우드 농노: 그 어떤 기업에도 속해 있지 않은 (즉 노동자가 아닌) 사람이면서도, 오랜 시간, 종종 고된 노동을 공짜로 하며 클라우드 자본의 상품 재고, 즉 블로그 포스트나 비디오, 사진, 리뷰, 그 외 디지털 플랫폼을 다른 이들에게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게 해줄 수많은 것을 생산하고 클릭하는 사람."
자칭 '자유지상주의적 마르크스주의자'의 저작이니, 애초에 손도 대지 않을 이들도 많을 책이다. 그래도 클라우드 자본의 현황을 들여다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에 유용한 한 권임은 틀림없다. 친근한 태도로, 자본주의의 용어들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고 마지막에 학습지 요약처럼 복기까지 해주니 읽기도 편하다. 내용이 불편해서 그렇지...'유쾌한 역설' 같은 언급에 유쾌는 커녕 한숨만 팍팍 나고, 분명 시민들에게 있는 가능성을 믿고 던지는 긍정적 멘트에도 개인적으로 마음이 답답하다. 모르겠다. 세상이 긍정적으로 굴러갈 여지가 충분한데, 내가 너무 비관적이고 때묻어 이런 말을 믿을 수 없는 것인지...
우리가 대형 플랫폼의 노예란 건 새삼스러운 일이지만, 단순히 '지금이 sns의 시대니까'라고 넘어가기엔 참 기괴한 성장 방식을 보니 슬쩍 오한이 온다. 돈을 갈쿠리로 모으는데 서류상 이윤이 0이 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흑마술이 아닌가. 틱톡이나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도 제시된 관점에서 보니 새롭기도 하고 좀 더 이해가 간다. 단지...어설프게라도 알고 나니까, 일련의 이런저런 사태들은 이제 악화될 일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생각만 든다. 전세계의 노동자가 대동단결을 열댓 번을 한들 해결할 수 있을까?
이상을 가지는 것도 좋고, 특히나 정치에서는 목표치를 좀 높게 잡아야 반박하는 쪽과 타협하고 절충할 때 그나마 중간치 결과는 낸다고 생각하지만, 권말에 그려지는 이상 세계 플랜을 보며 괴로움이 정점에 달한다. 자꾸 돌림노래를 부르게 되는 것이 스스로 괴롭지만, 내가 왜곡된 세계관과 경제관을 가져서 진보의 희망을 못 가지는 것인가 고민하게 되고 점점 뭐가 뭔지 모르겠음. 대기업 주식 배분 얘기엔 차라리 좀비 아포칼립스가 오는 게 더 빠르다는 생각이 들고, 가상의 부동산 제도는 인구를 거의 반토막을 낼 유혈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한 불가능할 듯. 국회 통과는 커녕, 저런 제도 발의하는 의원은 그 다음 날 암살되지 않을까.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우리가 지옥 같은 수용소를 살았던 아버지보다 주저해야 할 이유는 없을테니까요." 라고, 눈을 뜨라고 외치는 넘치는 활기를 어떻게 기억할지 고민하며, 오늘 감상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