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2026-05-07 07:17:30
여러 가지 의미로 충격이 크다. 당장 제목에서 내용이 무거울 것이라 알 수 있지만, 이미지가 주는 효과는 정말 장대하다. 찍은 사람에게 별 의도가 없고, 찍힌 이들 대부분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더 무섭다고 해야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놀라운 건 이 책이 과거의 비극에 대해 소리 높여 규탄하려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극의 내막은 간단하지 않다고, 기억한다는 것이 뭔지 생각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 그런 한 권이라, 읽고 나니 더 막막하다. 질문은 많은데 답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파괴와 폭력의 순간들 사이사이에 공산당과 평등한 미래에 희망을 건 청년들의 모습이 섞여있고, 수도에서 명령과 외부 세력들이 오는 사이에 티베트 주민들이 파벌을 만들고 대립하다 죽어간 상황을 무 자르듯이 판단할 수는 없다. 판단을 한다고 해도, 그 판단은 과연 지금의 무엇을 위한 것인가 명확히 떠오르지 않는다. 사진 속 사람들의 근황에서는 개인의 선택이나 열의는 결국 시류 앞에서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하고... 일어난 일을 정확히 알아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는 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기억할지'는 결국 정치와 연결될 수밖에 없으니, 있었던 일을 그대로 인정하고 다 같이 나아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지금 이런 문제를 안고 있지 않은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고, 시원하게 해결한 곳은 그 중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그러나 어려우니 외면하자 생각하는 순간 미래의 가능성도 사라지겠지. 정돈되지 않은 생각들까지도, 사진 속 티베트의 상처들과 함께 잊지 않을 수 있기를.
"깊이 애도하다 보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을 잃었는지 돌아볼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