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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 같은 세상에서 찾는 자신만의 길

by 꼬모2026-05-08 07:19:43
황야의 헌책방 - 모리오카 서점 분투기황야의 헌책방 - 모리오카 서점 분투기

지극히 개인적인 믿음 중 하나는, 서점에 관한 에세이는 어디로 굴러가도 기본적인 재미는 구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분위기 뿜는 이 제목 보소. 좀 늦게 만난 편이지만 재미있게 잘 읽었다. 이 분 스타일도 독특하지만, 사진집을 다루는 이야기도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 애서가에서 명성 있는(부와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서점 운영까지 가는 성공의 루트도 흥미롭지만, 지나가는 한마디 한마디가 훅 날아와 가슴에 꽂히는 부분들이 있어 생각보다 여운이 더 남는다. 어떤 순간, 어떤 책, 어떤 사람이 어디에서 우리의 세상을 더 넓혀줄지 정말 모르는 일이구나. 본문에 언급된 사진가들 이름도 뒤에 쫙 정리되어 있으니, 당분간은 짬짬이 검색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누가 정리해줄 때 모르는 분야 구경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기무라 이헤이 작가의 위키피디아 사진부터 꽤 놀랍다. 이 담배 연기 포스 무엇임...

독후감의 정석이라면, 후반에 저자가 경험하며 깨달은 것들을 복기하며 마무리해야겠지만... 가장 마음에 남는 풍경은 이상과 현실 속에서 애매한 방황을 하며 그저 책에 몰두하는 젊은이의 모습이다. 가야 할 길을 모르는 그 마음을, 나이 다 들어서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이해한다는 건 아마 좋은 일이 아니겠지. 그래도... 우연히 사진집과 만난 그 순간처럼, 그냥 책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무언가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 이 나이에 다른 미래를 열어줄 계기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디를 바라볼지 정리해주는 어떤 것과의 만남, 읽는 것이 도피가 되는 게 아니라 깨달음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허황된 일이 아니기를...


"한편 사람과의 만남과 유사한 것은 그 인연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만난 책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충 훑어보고 끝낼 때도 있다. 피가 되고 살이 된 경우는 그 책을 구한 서점도 만남의 장소로서 기억에 남는다. 어쨌든 진보초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모르는 방대한 책 가운데 한 권과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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