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해소에도 유용한 증거 소명
2026-05-15 07:28:10
불안에 관한 책이 또 나왔다니, 불안한 독자들이 대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것인가. 어쨌든 다 같이 마음 상쾌하게 살아보자고 가이드가 나와주는 건 감사한 일이다. 아무리 좋은 해설서도 시간과 함께 약발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시로 봐줘야 하니까. "내 뇌는 고장난 것이 아니라 '구식'일 뿐이다" 구식이란 말도 기쁘지는 않은데 어쨌든 이런 표현으로 보니 안심도 되고. 역시 같은 뜻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여.
재학습이나 호흡 관리는 낯선 방법이 아니지만, 이산화탄소와 편도체의 관계, 편도체에 '고요한 상태'를 기억시키는 과정 등의 설명을 들으니 또 배우는 것이 있다. 말하는 관점만 조금 바꿨는데 가슴에 확 와닿는 부분이 또 있으니, "다른 해석을 모두 배제할 만한 정확한 이유와 충분한 증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특정한 해석을 확정하지 말라". 그렇네, 증거가 보험 서류랑 법정 갈 때만 필요한 게 아니지. 누군가의 태도가 나 때문이라고 두려워할 때 생각하기 매우 적절한 말이다. 이게 금전 보상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면 악에 받쳐서 증거 있냐고 난리가 날 텐데, 왜 감정의 문제일 땐 그렇게 바라보지 못했을까. 멋대로 열리는 머릿속 재판은 막을 수 없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을 울부짖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니 약간 기분이 나아진다.
불안 회로를 바꿀 방향은 명확해졌으니, 이제 반복학습이 문제인가... 이 "유레카!" 하는 기분을 과연 타이밍 맞춰서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혹여 시도 후에 효과가 별로 없더라도, 그때쯤 또 새 책 나올 테니 읽고 다른 것을 시도하면 된다. 그러는 사이 몸 비틀며 괴로워하는 순간이 조금씩 줄어간다면 무엇을 더 바라리요.
"불확실성을 견디는 연습이 필요해.
이게 바로 삶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