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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특이한 한 지붕 밑 신경전
2026-05-22 07:26:22마치 박사의 네 아들

쫓고 쫓기는 관계야 추리소설에선 익숙한 얘기지만, 이런 설정을 보니 또 새롭게 느껴진다. 트릭 풀이할 때 '실은 쌍둥이'라고 하는 경우는 봤지만, 오프닝에서 '사둥이 중 한 명'이라 선언하고 들어갈 줄이야. 범인과 지니의 일기가 교차될수록 '이건 대체 무슨 지옥의 교환일기냐...'라고 혀를 차면서도 어쨌든 몰입하게 된다. 스스로를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상대를 처리하려고 하는데 그 방법들이 고도의 술수랑은 거리가 멀고, 서로에게 전달하는 속내도 점점 감정적이 되어가니 좀 다른 방향으로 결말 예상이 불가능했다. 흥미진진함보다는 조바심에 가까운 마음으로 후다닥 읽었는데, 마지막의 이 설명 대체 무엇인가. 물론 놀랍고 아귀는 맞는데... 이걸 익숙한 트릭의 재활용이라고 해야 하는지, 신박한 발상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읽는 이를 놀라게 한 건 맞으니 좋은(?) 일이겠지.
전체 감상에선 벗어난 이야기지만, 대체 술이 무언가 탄식한다. 알콜중독 설정이 없으면 클라이맥스가 없는데, 이 전개가 개인적으로 너무 끔찍해서 뭐라도 하소연하고 싶은 기분이 들고, 결국 탓할 수 있는 건 술뿐이니. 기호식품의 중독성을 슬퍼하며 오늘 감상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