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2026-06-01 07:41:32
『열네 살의 인턴십』을 읽은 뒤 뮈라이유 선생님에 대해 검색하니, 작년에 번역된 작품이 있다는 걸 이제야 알고 읽어보게 되었다. (이번 국제도서전도 오신다지만, 티켓팅할 자신 없으니 청강은 무리) 가벼운 템포임에도 가볍게 읽기가 힘들다. 아아, 아무리 소설이지만 상처받은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은 너무나도 힘들다... 애들은 애들대로 이유가 있어 '어른들은 거짓말쟁이에 미친 짓만 하는 이들'이라 생각하고, 개인적으론 이거야말로 현실이리라 생각되어 꿉꿉하기 그지없다. 2016년도 출간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사회 속 인종차별 묘사는 또 왜 이리 소름 돋는지. 차별이란 무슨 말로 표현해도 다 ○●지만, 흑인 손은 축축할 거라느니 하는 황당한 편견은 대체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음. 처음 알게 된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의 이 말같지도 않은 구조엔 아예 할 말이 없다. 갑자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시절로 타임슬립한 줄. 세상은 넓고 이미 아는 미친 일이 차고 넘치는데, 몰랐던 미친 일들이 아직도 셀 수 없이 많다는 걸 새삼 느끼니 피로가 밀려온다. 청소년 문학이 아니라 고발 문학이었어...
그래도 라자르와 가뱅의 기특한지 황당한지 판단하기 힘든 모습들에 웃기도 하고, 경찰이 종결시키든 상담이 성공하든 모두의 고민에도 끝이 오는 것을 보니 훈훈해진다. 혼자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어깨에 힘 빼는 게 편하고, 자기가 완벽하다는 착각은 여러 사람 잡을 수 있으며 용기 있게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들을 복기하며 부족한 감상글을 마친다.
"사람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구해 줄 수는 없거든, 라자르, 사랑하고, 함께하고, 격려하고, 지지할 수는 있어. 하지만 스스로 원해야, 스스로 할 수 있어야 자기를 구할 수 있어. 라자르, 너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어. 그렇다고 해서 네가 전능한 존재가 될 수는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