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와 성장한 따뜻한 우정
2026-06-11 07:17:42
제목이 뭔가 근사해서 집었다. 오랜 우정이 훈훈하고, 수학자들에 관해 수포자가 가진 오해를 깨는 부분들을 알게 된 것도 좋았다. 문제는 편지 내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학 공식들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답을 찾는 과정 속의 희열은 물론이고 상대에게 던지는 연습 문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근본적인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것. 과장 빼고 지금은 정석 표지밖에 기억나는 게 없는 수포자는 웁니다. 네 마리 개들의 쫓고 쫓기는 거리 계산이나 승려의 교차 지점 존재 증명은 할 수만 있다면 즐겁겠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수식'에 대한 감동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푸는 데 기쁨이 있다는 것 외에, 조프 선생님의 인물상이 매우 흥미롭다. 아무리 직업이 수학 교사라도, 수학을 취미로 이어가며 열정적으로 문제를 풀고, 심지어 생활 속에서 문제를 계속 찾아내며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제자에게 가르침을 구하는 것도 전혀 꺼리지 않고, 다른 학생들과도 문제 푸는 즐거움을 나누는 선생님. 종종 제자가 난감한 태도를 보여도 섭섭해하거나 배려를 요구하지 않는 어른. 너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이 특별하다고 말해주는 친구.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런 멘토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도 작은 복이다. 바람대로 이 책이 나오고 읽히는 걸 보시고 2020년에 떠나신 조프 선생님께 작게 묵념하며 부족한 감상을 줄인다.
"한 학생은 이 과정의 아름다움에 감탄한 나머지,
거의 30초 동안 박수를 치기까지 했다네!
마치 바이올리니스트 펄먼이 지금껏
연주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바이올린 협주곡을 최초로 연주해낸 장면을 본 사람 같았지.
음, 그렇다고 나를 그 공연의 주인공으로
생각하지는 말아줘.
난 그저 이 아름다운 수학 문제들을 열의를 갖고
전달해주는 역할만 했을 뿐이니까.
학생이 그런 반응을 보인 건,
내 교직 생활을 통 틀어 처음 겪는 일이었네.
그 일은 젊은 학생들이 도전하는
다른 어떤 예술과 마찬가지로,
수학에도 탁월함을 알아보고 감동할 수 있는 힘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걸
내게 다시 한 번 확신시켜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