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른 느낌의 '이별 속 성장'
2026-06-15 07:57:17
잘 읽었는데도, 감정들이 각자 머릿속에서 아우성을 쳐서 정리가 잘 안 된다. 제목부터 죽음이 언급되며, 오프닝도 죽음의 목격이니 '주변인들의 죽음을 거치며 성장하는 이야기구나'라고 예상했고 이게 틀린 건 아니었다. 일상 에피소드들의 펀치력이 상당한 탓에 도중에는 거의 의식을 못해서 그렇지. 가장 중요한 이별의 장면이 다가오면서, 비로소 주인공이 오랫동안 거쳐온 이별들, 추억하고 애도하기를 미뤄왔던 죽음들이 한꺼번에 깨달음처럼 다가왔다. 아아, 그랬구나...
일단 이 가족, 꽤나 사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표현 방식과 서로에 대한 판단이 일반적인 기준과 차이가 상당해서 작은 혼란을 계속 선사한다. 아들의 분노조절장애를 두고, 전전긍긍하며 치료받게 하기보다 '그냥 넌 그런 면도 있다'고 받아들이며 산다는 것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부터 시작해 물음표를 던지는 대목 왜 이리 많은지. 따져보면, 도덕적 문제가 뚜렷한 가정보다는 우리 집에 문제가 있는 건가 긴가민가한 가정이 세상에 더 많겠지. 그런 관점에서 보면 특이한 케이스는 아닐 텐데... 모르겠다. 어쨌든 이 가족들은 서로 사랑했고 실수도 했고 노력도 했으며, 웃어도 되는가 잠깐 고민하게 만들어서 그렇지 웃음도 종종 선사해 주었다. 덕분에 '좋은 가족 ≠ 불행이 없는 가족 ≠ 완벽한 가족'이라는 걸 오랜만에 곰씹어 볼 수 있었다.
자서전이 아니라 '자전적 소설'이기는 하지만, 슬프고 불안할 때 자신이 온 길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돌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충분히 알려주는 내용이기도 했다. (저게 만인에게 통한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상엔 돌아봐서 좋을 일 없는 일도 많지...) "죽어감의 중노동(기가 막히게 적절한 표현이다)"에 시달렸던 아버지를 보내며, 비로소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마주하게 된 요세가 정말 '재구성한 과거'에서 미래를 찾았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다음 권도 번역되어서, 읽어봤더니 전혀 아니라면 좀 깨겠지만... 그건 그때 다시 생각하기로.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