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진정 새로운 게 없다 + α
2026-06-24 07:33:20
특정 시기 특정 집단의 사치 이야기라지만, 읽다 보면 인간 생활의 큰 카테고리는 기가 막히게 안 변한다는 걸 깨닫는다. 유행하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한 번쯤은 손대 보고, 사치로 '내가 이 정도임!'을 어필하는 건 동서고금을 초월한 영원한 패턴인 듯. 똑같이 유행을 좇아가면서도 '나의 취향은 우매한 너희들과 달라!'라고 부르짖는 사람들이나, 선전 혹은 자랑을 위해 책을 쓰는 모습에선 웃음도 나온다. 사진 툭 찍어 SNS 업로드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정성... 조선 치마, 일본 병풍, 베트남 나무 등등 수입 사치품 품목도 흥미롭고, 여행에서 부리는 사치는 현대인들이 오히려 못 따라갈 수준이라 여러 의미로 감탄스럽다. 사람 붐비는 시간 피하려고 아침이나 한밤중에 명소 방문하는 열정과 체력 뭔가요.
재미도 있지만, 권두부터 꾸준히 언급되는 서양 관점이 조금 씁쓸하게 다가오며 이런저런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본문에서 이 관점들의 오류를 지적하니 시원한 면은 있지만, 산업혁명에 뒤처진 죄값을 동양은 대체 언제까지 치러야 하는가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소비 문화를 먼저 파워로 바꾸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서양식 자본주의가 반드시 정석인 것도 아니며 타국에 빨대 꽂는 과정 유무 또한 학자라면 자신의 출신 지역과 관계없이 감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 관념 차이가 서양과의 방향 차이를 크게 만든 것은 유감이지만, 지금의 시장 판도를 예감하게 하는 놀라운 시장과 소비자는 확실히 있었다는 것을 복기하며 오늘의 감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