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새로운 사고'를 간절히 바랄 뿐
2026-07-02 07:24:56
보려고 위시리스트에 넣은 지 꽤 되었는데, 읽게 된 타이밍이 대다수 국민들이 분노하는 시기와 겹치니 기분이 묘하다. 본문에서 논하는 분노와는 방향이 다르지만... 어쨌든 일반인이 쉽게 빠질 수 있는 감정적 함정들을 피할 수 있는 교훈을 찾고 싶어 읽었는데, 다 보고 나니 꽤 절망스럽다. 똑같은 패턴의 증오가 언제나 존재하고, 그걸 지적하는 이들도 언제나 존재한다는 사실 중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가 중요한지도 모른다. 이왕이면 '망했어요'보다 '언제나 희망의 빛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싶지만, 내용을 곰씹어보면 정말 어렵다.
유명 인사들이 남긴, 분노나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선동하기까지 하는 말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도 희망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역사 이전에 개인적인 기억들을 뒤집어 생각해도, '내가 성공할 수 없다면 너를 부숴놓아서라도 평등을 이룩하겠다'라는 마음이 한 오라기도 없느냐 자신 있게 말을 못하겠으니 머리가 깨지겠음. 한편으로는 불안을 배척으로 해결하려는 반복 패턴도 두렵다. 집에 화재가 날 것이 두려울 때 소화기를 사고 안전 점검을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방화할지도 모르니 이웃들을 죽이겠다는 태도를 취한다면 세상에 누가 행복해질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같은 파국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걸 생각하면, 절망이라는 감정이야말로 진정한 몬스터구나 한숨 쉬며 어깨를 떨굴 수밖에 없다. 아니, 절망만 무서운 게 아니라, 누군가 완전히 구석에 몰려 있는데 당장 내가 그 처지가 아니라고 무시하는 공감의 부재가 더 무서운 괴물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것이 화성의 테라포밍보다 어렵다고 여기는 건 지나친 것일까.
사람이 책 좀 읽었다고 자애와 관용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당장 이 책에 언급된 이들이 증명 중), 마냥 평화로운 세상이 올 날도 없겠지만, 최소한 내 마음 속에 잠자는 괴물이 미쳐 날뛰게는 두지 않으면서 살고 싶다 생각하며 오늘의 감상 종료.
"미래를 조금이라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도덕적 확신과 형이상학적 약속을 상실한 세계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온갖 형태로 벌어지는 일상의 폭력과 약탈에
우리 자신이 어떻게 연루되어 있고,
비참한 고통의 모습에 우리가
얼마나 냉담하고 무관심한지도
한층 정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