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슬픔과 희망이 매력인 수사극
2026-07-04 07:27:30
순간 '어이쿠' 소리 날 정도로 찐한 표지색과 제목에 낚여서 읽었다. 마지막까지 재미있었고, 화려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인상에 더 남는다. 당장 이런 주인공이 꽤 드물지 않을까. 짜증은 잘 내지만, 이 정도는 평범한 사람들이 내는 축이니 신경질적이라고 말하기도 뭐하다. 개인플레이가 많지만, 그렇다고 완전 나의 길을 가는 한 마리 늑대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대립하는 동료는 있지만 서로 못 잡아먹어 으르렁대지도 않는다. 사건을 풀어나가야 하니 촉이 좋은 모습이 나오긴 하지만 감탄할 수준도 아니다. 이렇게 두루 매력 포인트가 높지 않은 것도, 요새처럼 특이한 주인공이 많은 세상에선 개성인지도 모르겠다.
몰래 누군가를 협박하면 살해당한다는 교훈도 재학습하는 한편, 스쳐 가는 가족들의 모습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글로만 읽는 남의 일일 때야 간단하게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내 일이 되면 과연 무엇이 상대를 지켜주는 일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는 문제들... 막판에 관련자의 고백을 들으며 상대가 어리석었다고 말하는 히노조차, 후회하는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고. 결국 머리로 아무리 알아도 일이 닥치면 소용없으니, 산다는 것은 역시 너무 어렵다.
그래도 결말 속 소소하게 훈훈한 아침 풍경을 보며, 어떻게든 마무리가 되면 한 걸음이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작은 흐뭇함을 느낀다. 2권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나오면 꼭 봐야지 훗훗.
"할 수 있는 건 사실을 밝혀내고, 진상을 들이대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진실과 마주하게 하는 것뿐이다. 그렇게 마주한 끝에 비로소 자그마한 빛이 들 거라고 믿는 일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