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과학과 가능성과
2026-07-10 07:24:34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읽고 나니 뭔가 후련한 감이 있다. 저자가 부모님의 이야기를 알아가고 회복하는 과정도 충분히 긍정적이고, 뇌과학과 의학이 보여주는 각종 가능성에서 빛을 느낀다. 반딧불도 백만 마리 모이면 대낮처럼 밝으리라... 물론 이것도 관점 나름이긴 하다. 반대로 해석하면,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이 정도로 많냐고 드러누울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있고 앞으로 더 효과적 접근법이 발견될 영역이 이렇게 다양한 것을 보면 살짝 설레기까지 한다. 기존의 시도들에 대한 새로운 언급도 놀랍다. 명상의 이면처럼 잠깐 섬찟해지는 부분도 있지만, "나를 용서한다"는 말이 실제로 뇌에 주는 영향에서는 잠깐 가슴이 찡해질 정도.
물론 저자는 미래가 그저 장밋빛이라는 식의 서술을 하는 것이 아니며, 당장 환자들이 처한 현실 하나하나가 고민스럽다. 정확한 진단이 나오기까지의 긴 시간, 환자 본인과 주변인들의 병에 대한 오해, 부족한 정신건강 시설과 지원 등등 평범한 개인들끼리 머리 맞대고 해결이 가능한지 모를 장애물들에 숨 막히는 순간도 많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 안에서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들과, 사랑과 용기로 가득한 환자와 가족들의 목소리가 또 그런 답답함을 뒤흔든다. 과학의 가능성보다 이런 마음들이 세상엔 더 많이 필요한 게 아닐까. 저런 태도는 원한다고 취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저렇게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려 노력은 해야 한다고 고개를 숙이게 된다.
사랑, 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 과학의 발전이라는 삼위일체가 이루어지는 날이 오기를, 언젠가는 현재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옛날 이야기'가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의 감상을 줄인다.
"우리는 이런 반응을 얻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반응을 바꿀 수도 없다.
하지만 어떤 반응이
반드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안다면
적어도 햇볕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파라솔 아래에 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안다고 해서
우리는 위축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더욱 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