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들을 남겨준 멋진 새의 이야기
2026-07-19 07:15:41
상당히 시간이 지난 책이지만 지금 봐도 재미가 쏠쏠했다. 놓치고 지나간 뉴스들이 많아 이리 멋진 앵무새에 대해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것이 아쉽지만, 아예 몰랐던 것보다는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알렉스라는 새의 특별함(대찬 성깔 정말 마음에 든다), 30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발견한 새의 지능에 관한 사실들이 참 유쾌하다. 제로의 개념을 이해하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 연구원들을 조련시키는 새와 같이 지내면서 사랑에 빠지지 않기는 쉽지 않을 듯. 물론 세상엔 좋은 일만 있는 법이 없으니, 종의 기원 시절도 아닌데 ‘감히 동물이 지능이 있을 리가!’라고 뻗대는 과학자들의 오만함, 동물에 대한 살벌한 취급, 비주류 학설을 덮어놓고 비웃는 태도와 여성 과학자 차별 등등을 보면 욕이 절로 나온다. 돈이 안 벌리는 것이지 결과가 없는 게 아닌 연구를 하는 사람이 자기 배우자에게 넌 실패자네, 진짜 직업 찾아야 하네 드립을 듣는 장면에선 폐활량을 시험할 정도로 한숨도 나온다. 어쨌든 이 모든 상황들과, ‘사랑하려고’ 만난 것이 아니었던 한 마리 새와의 긴 인연이 만드는 드라마에 책장 언제 다 넘어갔는지 모르겠다. 아아 알렉스...... 연구 대상이었지만 서로 애정과 짜증의 표현까지 학습해가며 거의 파트너에 가까웠던 존재가 갑작스레 사라지고, 하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착하게 있어, 사랑해.”라니. 저런 말을 들으면 드러누워 울기만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남겨진 이에게 꼭 필요한 말을 남기고 갔다는 것이 아프고 놀랍다.
이별의 여정까지, 동물은 지적 능력이 있는 존재지만 “인간보다 조금 지능이 낮은 미니(유사) 인간”이 아니며, “의식이 있는 생물들이 가득 찬 세계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 알렉스와 이렌느에게 작은 감사를 보낸다. 우리들은 여전히 자연을 뒤짚어엎고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하고 있지만, 저런 연구들이 있었기에 다른 자연 구성원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길들이 쭉 이어져서, 더 늦기 전에 서로를 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는 우리의 것도 아니고, 내 것도 아니었어요.
우리 모두 그를 알았다는 게 고마워요.
그는 우리에게 너무나 큰 기쁨을 주었죠.
우린 그를 사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