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98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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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로 가득한 반성 가이드

책은 얇으나 자아비판 타임은 끝이 없다. 생각만 잔뜩하다 답을 못 내는 스스로에게 피로해질 때가 많은데, 이번에는 책에서 이런 문제에 정답도 없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으니 괜찮...겠지.

시작하자마자 놀란다. 나의 정의로 남을 비난할 때도 도파민이 나온다는 건 금시초문. 정의 중독이란 게 임팩트 있으라고 붙인 제목이 아니라 진짜였네...스스로를 정의의 수호자라고 느끼면서 만족한다는 건 뭔가 두렵다. 안 좋은 뉴스를 볼 때 화가 났던 기억들을 더듬어본다. 그 상황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저 인간은 나와 달리 정의롭지 못하니 욕해도 된다는 생각이었다면? 이럴 때 나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러지를 못하네 ○●□...

일본의 사회적 상황 설명을 보면서, 까라면 까는 사람을 선호하는 집단이나 토론은 없고 설전만 있는 상황은 여기도 다른 것 같지 않아 한숨. 하지만 남의 일마냥 한숨 쉴 일이 전혀 아니니, 토론할 일이 생기면 저런 패턴에 빠지지 않을 거라는 자신도 없다. 생각 길게 안 하고 '원래 저런 사람'하고 넘긴 적이 대체 몇 번일까. 시사 문제로 남이랑 삿대질하는 일 없이 이날까지 온 건 그냥 운이 좋아서일 뿐.

MRI로 전두전야 두께를 찍어볼 돈도 배짱도 없지만(찍었는데 의사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라고 말하면 무슨 개망신일까...), 어쨌든 마음과 뇌가 동시에 퇴보하는 무서운 말년을 피하려면 제시된 가이드를 열심히 실행해야겠다. 모르던 길도 걸어보고, 관심 없던 분야 책도 좀 찾아 보고, 오메가 3도 많이 먹고, 무엇보다 뭔가를 부정하기 전에 왜 그런 일이 생겼는가 1분이라도 생각해보기. 할 수 있다! 있...겠지?

정의 중독 - 인간이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
정의 중독 - 인간이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
슬픔도 사랑도 묵직한 다시 서기의 노래

시작부터 주인공이 상당히 위태로워 보이고, 이야기의 발단이 된 사건의 전모도 조금씩 드러나기 때문에, 미스터리도 아닌데 시작부터 좀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상실뿐 아니라 그 이전의 과거와도 싸워야 하는 루카스도, 옆자리를 지키는 질도 안쓰러워 불안을 잊고 있었는데...사건의 개요가 전부 맞춰지고 정말 해결해야 할 폭탄은 따로 있었다는 데서 움찔. 편지 전달할 때마다 보이던 집착에 느꼈던 약간의 공포까지 순식간에 안타까움이 되니, 아아 루카스여...

그래도, 만들어진 이야기라 가능한 것인지 진짜 인간에게 희망이 있어 이런 이야기를 만드는 것인지 아직도 모르지만, 따스함이 책에서 넘친다. 루카스를 친구들이 돕고, 루카스가 앨리를 돕고 앨리의 작품이 동네 사람들의 힘이 되고...말 그대로 내 코가 석자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도 순간순간 누군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 내가 나눠준 정을 사람들이 기억하고 돌려준다는 것은 현실에서 일어나기를 바라면서도 감히 기대하지 못하는 꿈이 아닌가. 마지막에 루카스가 칼이 사랑한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는 장면을 읽고, 다시 첫 편지의 맺음말을 보니 가슴이 찌릿하다. 픽션은 픽션일 뿐이지만, 이런 애정의 순환을 꿈꾸는 게 죄는 아니겠지.

머제스틱 극장에 빛이 쏟아지면
머제스틱 극장에 빛이 쏟아지면
트리비아 꽉꽉 찬 189 * 258 * 23 mm 

현대 출판업계 사정도 모르는 독자지만, 지금까지도 유명한 소설들이 우글우글 나오던 시절 중국의 출판 문화라니 괜히 구미가 당긴다. 지도책도 아닌데 사이즈가 커서 불편하지만 궁금한 놈이 참아야지 어쩌리요. 애초에 논문집은 고정독자들이 중요하지 이걸 볼까 저걸 볼까 고민하는 신규독자들 모집하는 책이 아닌 것을...

그때나 지금이나 메인 독자도 노려야 하고 틈새시장도 생각해야 하고, 어려운 버전 쉬운 버전도 고려해야 하고 책 만드는 사람들 할 일 참 많기도 하다. 예상 외로 일찍 나오는 저작권 개념이나, 글 쓰는 사람 말고도 그림 작업이나 활자 작업하는 사람들까지 서문에 언급해주는 경우를 보니 이런 긍정적인 문화는 왜 수입이 안 되었을까 궁금하고. 송대까지 엄청 비쌌던 종이 값(학자조차 돈이 없어 책을 못 봤다는 언급이 너무 슬프다...)이 내려가고, 제본이 편히 넘겨보게 바뀌어 꽤 많은 이들(현대에 비하면 훨씬 낮은 비율일지라도 이 책에 접근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지금처럼 독서하기 편한 시절이 없구나 감사가 절로 나온다. 제일 웃겼던 건 어디 서생도 아닌 원굉도 선생의 솔직 고백. "나는 심삼경 또는 이십일사를 볼 때마다 책을 펼치면 어느덧 졸음이 왔다." 뭡니까 이 인간미.

여러모로 잘 봤고, 본문에 나온 표현마냥 '우부우부'인 내가 궁금한 건 들춰볼 수 있는 세상에 산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 밀려온다. 과거에 어떤 진기한 일들이 있었다 해도, 책덕에게 제일 좋은 시절은 바로 지금!

명청 시기 중국의 출판과 책 문화
명청 시기 중국의 출판과 책 문화
사람 속 들었다 놨다 하는 군상극

뭔 내용이라 이리 두꺼운가 했는데, 생각보다 이야기의 흐름이 빨라서 책장 넘어가는 거 금방이다. 진범인이 이미 스물스물 사람 기분 잡치게 하는 스타일이고, 모방살인의 윤곽이 잡히면서 배신당한 기분까지 더해지니 뒤로 갈수록 마음이 안 좋다. 사람에게 흑백을 가리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말을 할 때는 흑백이 마블링이 되어야 하는데, 이건 거의 시꺼매서 눈 나쁜 사람한테는 그냥 흑이나 다름없는 수준. 아 힘들어...

살인자들만 기분 나쁜 게 아니라, 그나마 양심형사인 두청의 예전 동료들도 스트레스 피칭 머신들이다. 수사 드라마나 소설에서 보통 경찰 주조연이 뭘 숨길 때는, 분명 범인이 한 거 백 프로인데 뭔가 검거하지 못할 사정이 있어서 일탈수사를 하거나(보통은 원만하게 덮고 감), 아예 시원하게 악역 부패경찰이니(결말에서 백퍼 처단) 웬만하면 끙끙댈 일이 없는데, 과거의 사건은 그렇다치고 나름 정의감이 있다는 사람들의 대처 방안이 참 끝내준다. 두청만 놀란 게 아니니, 이쪽도 읽다 순간적으로 쌍욕 흘림. 작가님 이런 상황은 대체 어떻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래도 이야기의 희망이자 독자의 정신줄 안전핀 역할인 두 젊은이들이 있고, 나름 결말은 밝았으니 멘탈 바스라지지 않고 책을 덮었다. 진짜 웨이중 없었으면 어쩔 뻔...다음 책은 어떨까 궁금한데 심리죄 시리즈조차 완역이 안 된 걸 보니 과연 확인할 날은 오...려나?

순죄자
순죄자
기분 나쁜 데 슬픈 시리즈 2탄

전혀 미쓰야에게 적응 못한 채로 2권 스타트. 뭐, 공동 주연인 가쿠토조차 미쓰야에게 아직 적응하지 못했으니 문제 없다. 인스타 부부의 무시무시함에 치가 떨려, 잠깐이지만 책을 태워서 정화의식이라도 할까 생각함. 1권의 기분 나쁨은 맛보기였으니, 어떻게 이런 인물들의 심리를 상상해서 쓸 수 있나 놀랄 뿐이다. 다른 부부도 불행의 근원에 인스타에 불붙은 비교심리가 있으니 정말 조용히 살려면 타인의 생활은 안 들여다보는 게 상책이여...어우 무서워.

한편으로 무너져가는 와중 서로를 보듬어 주었던 두 사람의 행로가 너무 가여워서, 기분 나쁨을 충분히 상쇄시키는 애처로움이 있다. 모든 게 타이밍이라고, 적절한 장면 뒤에 "나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 있다. 그것만으로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생각한다."라는 문장 나오니 이거는 반칙이잖아 꿍얼거리며 울컥. 결국 코 꿰여서 뒷권 다 보게 생겼군...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묘하게 소름 돋는 시리즈 1권

희생자를 위해 열심히 수사하는 진지한 형사에게는 언제나 기본 이상의 호감을 가지게 되는데, 이번 경우엔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비상한 기억력과 매우 진지하고 예의 바른 태도를 가지고, 사교 지령은 독자에게 슬쩍 매력 있는 정도로 떨어지는 멋진 설정의 미쓰야가 좋은지 싫은지...나만의 착각인지 모르지만 언행 속에 '댁들도 언제든 범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가 깔린 것 같아 기분 아리송하다.

이런 일 있을 수 있겠다 싶은 수사물이 많다지만, 사건 규모가 '웬지 우리 동네에도...' 하는 수준에, 상대에 대한 무지나 오해, 착각이 어느 가정에서든 다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 미적지근한 온도와 가까운 거리감이 죽을 맛이다. 내용이 일상과 백만 광년은 거리가 있는 공포소설보다 훨씬 무서워...두 어머니가 정신줄 놓는 과정도 묘하게 납득되어서 페이지 넘길 수록 기분 질척질척하고. 마지막에 애꿎은 아기 큰일날까봐 속을 태웠는데, 거기까지는 안 가서 십년감수. 이 정도에서 멈춰줘서 작가님 감사합니다 해야하는가...

'보통'에 대한 코멘트에 뭔가 찔려서(분명 저런 식으로 말한 적이 한 번은 있으리라) 메모.

"사람이 보통이라는 말을 쓸 때는 세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말 보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두 번째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쓰는 경우. 일단 보통이라고 말해두면 무난하다는 의식이 작용한 겁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뭔가를 숨기려는 경우. 보통이라는 말은 매우 편리합니다. 설명하지 않고 상대의 생각에 맡길 수 있으니까요."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큰 웃음 선사하는 천조국 무한도전

어떻게든 웃음 주는 작가라는 건 이제 확실히 알았지만, 이번엔 주제부터 웃겨서 마음도 편하고 참으로 즐거웠다. 처음엔 인터넷 데이트 상대 필터링처럼 살짝 윤리적 문제가 느껴지는 화제를 두고 웃는 것에 죄책감도 들지만, 웃다보니 언제 그런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가히 최고의 에피소드인 누드모델 편에서는 하란다고 굳이 해보는 저자, 남성 독자들 대상인 잡지에 굳이 일반 중년 남성의 누드 싣는 것에 오케이하는 상사, 굳이 욕설 편지를 잡지사로 보낸 독자들까지 어처구니 행진곡 끝내준다. 집중력 문제에 고군분투할 때는 괜히 찔끔. 귀찮은 일을 할 때는 기분을 전환하려 동영상이나 팟캐스트를 틀어놓는 게 일상인데, 생각해보니 집중해서 그냥 빨리 끝내버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남은 진지함도 마지막 챕터에서 웃느라 또 훅 날아감. 내내 진기한 체험생활을 참아주던 성자 줄리 여사는 이 정도 대접을 받을만 하다. 짧은 권력 이양 기간에 아쉬워하면서도, ‘내게 두통을 가져다주긴 하지만 나는 남편을 사랑한다’고 말할 때 괜히 찡해짐. 마지막 부록들도 - 예상보다 훨씬 긴 인지적 편향 목록(이 많은 오류를 하나도 범하지 않는 건 무리인 듯 하니, 남에게 불만이 생기면 먼저 내 부족한 점부터 챙길 지어다...), 추가 퇴짜 조건, 아웃소싱 회사 리스트에 옮긴이의 말까지 - 재미있고 유익했으니, 얼른 제이콥스 씨의 다른 책들을 입수해야...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 지구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의 9가지 기발한 인생 실험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 지구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의 9가지 기발한 인생 실험
끝나지 않은 문제들을 상기시키는 기록

보통 평전들을 지나칠 때는 낯익은 이름들이 보이는데,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인지라 궁금해서 보았다. 시작부터 무겁고, 뒤로 갈수록 울적함이 더하다. 어디든 굴곡진 역사가 없겠냐마는, 다른 나라의 경우처럼 흥미 위주로 보거나 감정적 거리가 좀 있는 상태에서 들여다볼 수도 없는 일들이니 늪에서 헤엄치는 기분. 말 한 마디 잘못해서 끌려가는 시대는 지났다지만, 수많은 일들은 해결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고, 이제 와서 근본적인 부분들은 고치려 한다고 고쳐질 수 있는 것인가 희망보다는 암담함이 앞선다. 이상을 논하자면 화해와 중재를 꿈꾸는 이들이 많아야 하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중간’에 사람 설 자리가 없는 건 매한가지. 너무 비관적인 생각인가...

그리고 모든 일들은 ‘당시’의 상황과 가치관을 감안해야 하며, 한 인물이 왜 그런 여정을 걷게 되었는가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개인적으로 단어를 입에 담는 것도 싫은 제도를 포함한 각종 구습들이 튀어나오는 것은 피할 수 없으니, 사실 이것 때문에 보다 덮을까, 어차피 볼 사람도 없는 어줍잖은 독후감도 쓰지 말까 고민 좀 했다. 하지만 책을 보았고, 현재진행형인 문제들을 생각할 기회를 얻었으니 기록해놓고 언젠가 돌아보는 것이 나 자신에겐 의미가 있겠지.

정해룡 평전 -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라
정해룡 평전 -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라
쉬운 것 없는 건강 증진의 길

대차게 아파보고 통증과 병원비에 눈물 좀 뽑고 나면 건강 관리는 더 이상 옵션이 아니니, 도입부에서 어느 정도 동질감이 느껴진다. 한편 이 고비를 마흔이 넘어서야 겪었다는 데서 저자가 얼마나 럭키가이인지 놀라기도. (제이콥스 씨는 본인 유전자 검사에 만족하지 않았으나, 이정도면 나름 로또 맞은 유전자가 아닌가...)

책이 나온지 십 년 이상 지났는데, 종교도 그렇지만 어째 최신과학이 도입되는 건강 관리 분야의 논쟁거리들도 딱히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한때 길에서 종종 보였던 발가락 신발이라던가, 세부사항은 좀 다르나 나를 포함해 주변에 안 해본 사람이 없던 주스 디톡스('배가 고프다'는 대목에 좋아요 백 개 누르고 싶음) 등 추억 돋는 내용들도 있긴 하지만. 이제는 애들도 아는 손씻기의 효능 부분에선 씁쓸하기도 하고. 아 판데믹이여...소음이나 수면, 손가락 파트(이 체조, 생각보다 쉽지 않다...)에선 내 생활에 개선 가능한 부분이 있나 점검해본다. 더불어 가족들의 이야기에서, 함께 하는 행복과 건강의 목적도 새삼 생각해보고...이번 책에서도 역시 아내는 성자가 맞았으며, 책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훌륭한 파트너와의 친밀한 생활은 분명 건강에 좋겠지. 역시 저자는 럭키 가이가 맞다.

한 권으로 읽는 건강 브리태니커 -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저자 제이콥스의 760일 죽기 살기 몸 개조 프로젝트!
한 권으로 읽는 건강 브리태니커 -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저자 제이콥스의 760일 죽기 살기 몸 개조 프로젝트!
지구에게 미안한 실내식물 이모저모

꽃을 집에서 키운다는 것이 평소 관심사랑 거리가 머니, 이럴 때나 한 번 맛이나 보자 싶어 들췄다. 그러나 노랑노랑 표지와 얇은 두께는 위장이었으니, 콜렉션 욕심에 야생종을 멸종시키고, 서로 콜렉션을 훔치고, 맘대로 유전자 조작했다가 위험성이 어쩌고 해서 대량 폐기를 하고 난리를 떠는 인간의 집념이 지긋지긋하다. 바이오필리아란 단어는 멋지지만, 이게 정말 식물'과의' 유대인게 맞는가. '인류와 식물의 공동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식물 쪽에도 좋은 진화라고 말할 수 있나. 다육식물 생산에 대한 언급에서는 어처구니 없어 웃음이 난다. "이처럼 끔찍한 식물이 대부분 한국의 양묘장에서 생산되고..." 서양의 유전자 조작은 겁내 인간적이신가봐. 한편으로 당연하게 식물이 인간에게 주는 긍정적 역할, 장기적으로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용 기술 등도 나오니 분명 긍정적인 내용들이 있다. 사진 속의 싱가포르 파크 로열은 참 근사하고, 주거환경에 식물과 분자과학이 결합하여 미래의 주거가 더 쾌적하고 친환경적이 될 수 있다는 말도 좋다. 하지만 그 설명들 바로 뒤에 "우리가 실내식물과 맺는 관계는 우리가 환경 및 야생 생물다양성과 맺는 관계의 축소판이다. 우리는 숭고하고 경탄할 만한 것을 창조할 도구들을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 는 말에 짜증이 올라오니, 내가 너무 부정적인가...스트레스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지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가?

역사나 사업에 관한 설명과는 별개로, 피로한 도시생활 속, 잠시 내 방 안의 화분들을 보며 작은 위안을 얻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가 간다. "...식물 판매점이나 식물 동호인 모임에 가보면 실내식물의 구매, 수집, 재배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커다란 기쁨을 불러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기는 다양하다. 집착에 가까운 사람도 있고, 특정 식물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도 있다. 사냥의 흥분, 친구 만들기, 지식 습득, 혹은 자존감과 정체성 확립이 동기인 사람도 있다." 식물이란 단어만 바꾸면 모든 덕질에 해당되는 말 아닌가. 그저 누군가 고개 돌려 꽃을 보는 기쁨이, 빠른 시일 내 지속가능한 형태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일단은 본문에서 언급된 공포의 이탄 문제부터 좀...

실내식물의 문화사
실내식물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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