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모님의 블로그
글로 남기는 나만의 기록장보석이란 건 다른 세상 물건이다 생각한다만(그 이전에 지금 행색에 보석 달면 코메디 짤...), 반짝이는 것들 보면 기분도 괜히 들뜨고, 유명한 보석들은 괴담이나 전설이 항상 따라오니 방구석에서 오메 신기하구나 타령하 기에 좋기도 하다. 이걸 그림이랑 같이 보니 그냥 서프라이즈 스페셜.
반 에이크의 미친 디테일(이정도면 귀신이 씌인 것 아닌가?), 처음 들어보는 삼형제 루비 이야기(이걸 소재로 한 탐정 소설이 없다는 걸 이해할 수가 없다...우데로 갔나!), 서태후 뺨치는 유제니 황후의 플렉스(이러고도 목을 보전했다니 억수로 운 좋다...) 등등 신기하지 않은 내용이 없음. 노리개가 계급 따라 필수나 금지였다는 건 한국 역사인데도 금시초문이고 세상은 정말 진기한 일들로 가득한데 나만 몰랐네. 춥고 기분 처질 때 빤딱이들을 실컷 보니 좀 기분도 나아지고 여러모로 즐거웠다. 보나장신구박물관의 존재도 처음 알았으니 조만간 꼭 가자!


설정도 재미있고, 미제 수사라는 소재도 좋아하고 에피소드도 적당 분량 으로 나뉘어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데 설녀 스타일 미녀가 있다는 건 말이 되는가 싶다만 넘어가고...이런 유형은 힌트 따라가며 범인 누구일까 예측하는 것도 재미인데, 원래도 적중률이 많이 떨어진다만 너무 어려웠다...히이로의 질문을 다 생각하며 읽다간 한 달 내내 읽어야 할 것 같아서 후반은 그냥 포기. '죽음에 이르는 질문' 파트는 진상 보면서 그냥 벙쪄버렸으니 머리 굴렸어도 결과는 똑같았겠지. 해설 보면서 어렵지만 독자가 충분히 진상을 알아맞힐 수 있다는 말이 너무 슬프다. '오호호호호 당신에겐 추리력이 읎네요' 도장이 이마에 찍힌 이 기분. 그러나 추리를 못 한다와 추리소설을 즐긴다는 아무 상관 없으니, 얼른 두 번째 책인 기억 속의 유괴를 읽어야겠다. 이번에도 정답률은 바닥이겠지만;


제목에서 아마 꿈에 관련된 미신이나 예술 이야기려나 했는데, 언급은 되지만 큰 줄기는 그쪽이 아니었다. 저자가 신경과학 연구자니 신경물질이나 기억에 대한 과학 얘기 분량이 상당하고( 유용하지만 솔직히 재미는 쫌....), 꿈을 예언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의 예시에 일반적으로 유명한 사람들보다 미국 원주민들 사례가 많다는 게 좀 색다름. 어쨌든 낑낑대며 읽은 보람을 느끼는 건, 악몽이라는 게 그냥 나의 피마르던 기억의 반복이 아니라, 꿈의 여러 기능 가운데 하나인 위기 상황 시뮬레이션이고 이걸 극복하거나 활용할 방법이 있다는 것. 과학이 구원이다!
자각몽 수련법이 신박하게 느껴지면서도, 이게 일반적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까지 의학이 발전하면 이제 대도시의 인간들은 정말 잠은 다 잤구나 하는 생각에 한숨이...(특히 한국 수험생들은 24시간 공부 지옥이 열리겠지...) 꿈에 지금 망해가는 지구를 구해줄 잠재력이 있을 거라는 급 판타스틱한 마무리에는 음 글쎄요 싶은 마음이 있다만, 당장 과학자 아니어도 꿈 일기만 잘 정리해도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은 산뜻하다. 아침에 부스스 멍때리다 꿈의 내용을 싹 까먹는 비율이 훨씬 높겠다만, 이왕 새해니 꿈 일기도 시도는 해봐야지. 최소한 소소한 추억은 될 것이고, 누가 알랴 나도 자기 관리의 왕이 될 수 있을지!


평소에 뭘 먹어야 이런 골때리는 인물들의 골때리는 행보를 창작할 수 있는 걸까. 글자도 크고 이 백 쪽 간신히 넘는데 각종 정신 나간 비유와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르는 이야기에 넋이 나갈 지경. 그러나 더 큰 놀라움은 권말 해설에 있었으니,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작품이라는 말에 눈알 나올 뻔...이런 사람들이 살고 이런 게 가능하던 시절이었다니, 난 50년대 미국에 대해 개뿔 아는 것이 없었어! 그리고 빅서는 마음속에 마계도시로 ctrl+s...
혼을 빼지 않는 대목이 없다만, 후반에 보험회사 아저씨까지 합류하니까 읽는 나도 미쳐가는 듯한 착각이 든다. 옛 시절이라 끽해야 등장하는 게 마리화나라는 게 좀 귀엽다만, 이 내용에 요새 마약들까지 추가되었으면 장르가 호러가 되었을지도...네 번째 결말은 얼얼하던 정신에 갑자기 은은한 감동 선사해서 다른 의미로 충격이었고 여하튼 미쿡의 고전은 명불허전이었드라...


생각보다 문화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는데 그게 또 재미였다. 서양의 엄한 기숙학교 분위기를 쪼금 안다고 생각했는데 1940년대 헝가리 칼뱅파 기숙학교의 애들 쪼는 맛은 또 다른 경지였음. 이런 학교를 배경으로(그것도 전쟁통일 때) 사이코 스릴러가 아니라 십대들의 장난(이런 수준의 장난으로도 깔깔댈 수 있는 그 생명력에 웃어야 하는지, 그나마 칠 수 있는 장난이라는 게 이거라는 악몽 같은 환경에 슬퍼해야 하는지...)이나 희노애락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너무나 놀라움. 이 무거운 분위기에 고민 상담용 동상 나오니까 설마 이게 헝가리안 호그와트인가 별생각 다하고(다행인가 불행인가 그런 전개 아니었음)...
주인공 성깔 대단하고(한두 명 상대가 아니라, 반 전체에 대고 난리칠 수 있는 성질머리 매우 새롭다...) 그걸 화장실 데리고 가서 싸다구 날리는 게 아니라 무시 수준으로 끝내는 순진한(?) 애들도 신기하고 그냥 아가들의 일상이 참으로 신기했다. 그 와중에 갑자기 미친 웃음 선사하는 비밀 작문 예문 무엇임. 머그더 선생님이 쇼코러이 어털러 학교 스핀오프를 쓰지 않으신 것이 너무나 유감이다.
시대와 문화 차이 탓인가 내 보기엔 쾨니그 말고 호감인 선생이 없는데도 학생들에게 쾨니그는 씹다 뱉는 껌 정도의 대접밖에 못 받는 것도 충격. 피학이 일상화되면 가학적이지 않은 선생을 비정상으로 보게 되는가? 어찌 됐든 '애들을 위하는' 설정은 다른 선생들도 갖고 있어 막판에 황제 꼰대 교장조차도 감동을 주니 다행이긴 하다만...
그리고...시대가 시대니, 페리가 군인이라도 십대나 끽해야 스물이겠거니 하면서 읽었는데 뒤에 가니까 이거 스물넷이나 먹었잖아?; 이런 ○●◇같은 ○●□■...아버지가 미모 고모를 왜 못 믿었는지도 아주 뼈에 사무치게 알겠음. 어쨌거나 잘 봤고, 검색하니 유튜브에 뮤지컬 영상이 꽤 있었다. 영자막이 없고 자동 번역 자막도 거의 안 먹히니 노래 감상밖에 못하지만, 언젠가 한국에서 공연하...지 않겠지 어휴...


제목도 인트로도 심각해 서슬 퍼런 이야기인가 했는데 아니었음. 읽기 전에는 눈발 날리는 표지에 엄청 춥겠다 싶었는게, 읽고 다시 보면 따스해보이니 이야기가 주는 착시 효과에 감탄(?). 이리 추운 날에, 다른 나라 시대극에서 사람의 체온이 따스하기도 하지. 만들어낸 이야기라도, 각자 아픈 일들을 넘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파하는 소년에게 정을 알려주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 보들보들한 위안. 비정함도 엄청난 추리도 없었지만 충분히 좋았다.
"뜻을 관철하기 힘든 고난도,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을 막는 갈등도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어. 그리고 그런 일들을 마냥 비웃거나 창피해하지 않고, 유연하게 받아들여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지. 그런 사람들이 내 등을 떠밀어주고, 나 자신의 마음에 따를 힘을 주었어."


두께가 있는 책이지만 소재가 소재라 한 권에 모자라지 않나? 했는데, 머리말에서 2006년 나온 책의 개정 증보라는 것 확인. 마지막 작가의 말을 보니, 추가되는 챕터들 넣은 개정판이 정기적으로 계속 나오지 않겠나 싶다. 이것이 과연 좋은 일인가 한숨이...
도박이 유행 안 하는 시대가 존재하지 않겠다만, 정리된 걸 보니 갑갑하다. 방향상 동양권 도박 분량이 적어서 이정도니, 보통은 불만스럽지만 이번엔 아님. 다른 소재같으면 보다 폭소라도 할텐데,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옛날 일인데도 웃음이 쏙 들어감. 도박 규모에서 의외의 놀라움을 준 건 프랑스...'온 국민의 4분의 3은 카드와 주사위 생각밖에 없었다' 인용문부터 왕정이건 혁명이건 상관없이 이어지는 도박 열풍에 적과 흑에....유명인들 이름 많이도 나오고, 도스토예프스키 당연히 나와주시고, 도박꾼과 도박사업자와 권력자 이야기(...세 타이틀 다 획득한 이들도 참 많기도 허다...) 신물나게 나온다. 곡절 거쳐 카지노가 몬테카를로로 가고 미쿡으로 가고 전세계로 가고 대기업 출현하고 디지털 도박도 나오고...후반으로 갈수록 규모와 기술의 변화 정도가 어마어마한데도 감동을 느끼기 참으로 어렵다. 미드에서 드문드문 보던 미국 원주민 카지노 이야기는 힘겨운 경제 자립의 이야기인데도 뒷맛 씁쓸...
한 분야의 변화를 큰 시야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보통 사람은 관심 끄는 게 좋은 분야라 재확인. "그토록 많은 사람이 도박을 좋아했던 덕분에 유랑하는 사기꾼, 사기도박꾼, 삼류 협잡꾼들은 공짜로 뭔가를 원하는 호구들의 희망에 기생하며 살아갈 수 있었다." 눈먼 돈 꿈도 꾸지 말고 할 일 하고 책이나 봐야지...


이런 소재를 좋아하면서도, 은퇴한 고령자 클럽이 또 나오니까 그정도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는 건가 의문이 든다. 어쨌든 테스 게리첸이 썼으니깐 봐야한다. 번역 너무 오랜만에 봐서 마지막 국내 출간 언제였는가 찾으니까 2013년...눈물이 흐르네 아흐...
뭐 CIA 나오고 초반에 이런 전개면 이전 상사가 양심이나 능력 둘 중의 하나가 반드시 없는 탓에(가끔 둘 다 없거나) 주인공이 미친 삽질을 하기 마련이라 놀랄 일은 없었다만 재미있었다. 나의 망상 섞인 바람은 은퇴한 스파이의 활약 이후 닭 잡는 목장 소녀의 어쌔신 비기닝이 이어지는 거였는데 이뤄지지 않았음. 그러나 희망(?)은 있으니, 후속작 내년에 나온다니까 어쩌면! 뭐 기왕 한 건 해결하신 김에, 집 뒤에 바주카포도 슬쩍 설치하고, 람보네 집처럼 죽음의 홈파티 준비도 하...지는 않으려나. 매기가 계속 고잉 솔로할지 누굴 선택할지도 궁금하니 후속작도 꼬옥 봐야지.


뭘 골라도 재미있는 시리즈니 발견하면 그냥 봐야함. 익숙한 그림들도 있지만 낯선 그림들도 많고, 국내에서 일어났는데도 몰랐던 사건들과 더불어 마음만 먹으면 죙일 고민만 할(그리고 나는 아마 포기할;) 주제들 빼곡하다. 표지나 프롤로그에서 예술 관련 법을 다룬다고 하지만 읽다보면 온갖 인간사 다 들어 있음. 예술도 법도 다루는 범위가 무한정이니 당연한가?
일단 숙연한 마음으로 제1법정 파트를 읽고나면 세상에 이런 일이를 방불케하는 제2법정과 제3법정 파트가 기다리고 있다. 옥션 하우스의 수수료 분쟁(합의금 5억 3천만 달러에서 숫자 감각 상실...), 이미 작년부터 국내 시행된 보호출산제도(왜 뉴스에서 본 기억이 없지? 홍보 문제?), 졸지에 한국서 음화된 옷 벗은 마야(69년이니까...뭐...), 마무리 씁쓰무리한 추급권 등등. 통일부의 벽화 철거 에피소드는 85년도가 아니라 2005년도 일이라 어안이 벙벙하다. 그 와중 청계광장 왕소라...가 아니고 '스프링' 설명 무엇임. 풍수지리 논란이라니 음양오행 좋아하는 사람도 사레가...문화재 반환 문제나 당연하게만 받아들인 박물관과 미술관의 구분도 법을 끼지 않은 것이 없어 새삼 법의 범위에 놀란다. 이렇게 사방에 깔렸는데도 구멍이 있다는 게 한숨도 난다만;
마지막에 '비판이 불편하거나 두려운 학문은 더 이상 살아 있는 학문이라 할 수 없다'는 말이 가슴에 박힌다. 저게 학문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지...나의 마음 치킨 리틀이니 참으로 어렵다만 용이라도 써봐야지 뭐. 여러모로 좋은 책 봤는데 소송이랑 돈 얘기만 기억에 남으면 곤란하니 잊을만 하면 꼭 다시 보자. 사실 잊을만 할 때 2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음흐흐흐흐.


연말 연시 걸쳐 읽은, 본체도 내용도 참 묵직한 책이다. 공교롭게 읽는 동안 화재 뉴스가 많아 생각해볼 것들이 더 많기도 했고...일단 불을 끄는 데 필요한 과학적 요소들이 너무나도 많아 보는 내내 동공확장. 소화약제의 다양함도 그렇다만(이걸 다 알아야 소방공무원이 될 수 있다 생각하니 존경심이 배가 된다) 잔여물이나 비용 문제도 생각지 못한 것들이다. 소화기, 소방차 등 각종 장비의 역사들은 그냥 과학 전반의 역사. 어려운 공식 만든 분들이 우리들의 안전에도 기여지분이 있다 생각하니 살짝 친밀도가 올라가긴 한다. 요한 베르누이처럼 좀 무리인 사람도 있다만; 뭐지 이 인간성! 비상출구 챕터는 많은 규정들을 만들어낸 대형사고들 이야기가 나와 우울하면서도 섬뜩하다. 결국 사람이 무신경하면 설비고 과학이고 아무 소용이 없잖아...
화재의 두려움 말고도 어깨가 무거워지는 부분들이 있다. 2015년 설문조사에서, 90퍼센트의 응답자가 ABC급 소화기의 의미를 몰랐다고 하는데 이 책 읽기 전엔 나도 몰랐어...화재경보 오작동도 동네에 종종 있다보니 경각심도 좀 떨어지는 편이고, 청각 장애인은 경보를 어떻게 듣는가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2006년에 비하면 근무여건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저자분이 말씀하시니 다행이긴 하지만, 소방대원들이 가장 수분과 영양공급이 필요할 때 간편식으로 때울 수 밖에 없는 것도 씁쓸하다. 일단은 자나깨나 불조심하고, 안전체험관도 가보고, 푼돈일지라도 소방복지재단에 기부하면서 좀 더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야지...

